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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이서가 다가와 한 손으로 박예솔의 팔을 잡고 그녀를 끌어당기려는 자세를 취하면서 그녀의 귓가에 낮은 소리로 말했다.

“당연히…… 만족하지…….”

고개를 든 박예솔은 마침 보기 좋게 올라간 이서의 입꼬리가 눈에 들어왔다.

눈빛에 레이저가 나올 것 같았다. 마음 같아서는 이서의 목이라도 꺾어서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일부러 그랬던 거였다!

지환 앞에서 사리에 밝은 여자로 보이려면, 엄마 대신 사과해야 했다!

이서는 박예솔의 눈동자 속에 비친 살의를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입을 열어 나긋나긋하게 말했다.

“예솔 씨, 뭐 이렇게까지 그래요? 그냥 해본 말인데…….”

정신이 번쩍 든 이미연은 이서를 밀치고는 딸을 부축하여 일으켰다.

“아이구, 고지식한 녀석아, 쟤한테 무슨 무릎을 꿇어……. 경수 씨…….”

박예솔은 이서가 또 다른 꿍꿍이가 있을까 봐 이미연을 끌고 황급히 떠났다.

하경수는 두 사람이 허둥지둥 떠나는 뒷모습만 보고, 왜 예솔이가 무릎까지 꿇었는지에 대해 묻기도 귀찮았다.

“이서야, 방금 억울했지?”

이서는 고개를 돌려 시원시원하게 말했다.

“아버님, 그런 말씀 마세요. 오해 풀렸으면 됐죠.”

하경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이서를 높이 평가했다.

“지환이가 이서 같은 아내를 만난 것도 저 녀석 복이다. 난 올라가서 좀 쉬겠다. 너희들도 숨 좀 돌리거라.”

예솔 모녀가 아침부터 쳐들어와서 난리 친 통에, 지금까지도 머리가 윙윙거리는 것이 좀 쉬어야 했다.

하경수가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이서는 고개를 숙이고 뭔가를 말하려다 그냥 지환의 품에 안겼다.

“왜 이럴까! 뭐하는 거야?”

지환은 이서의 귓불을 깨물며 따뜻한 호흡을 뽀얀 볼에 내뿜었다. 그러고는 얇은 입술로 이서의 귀에 대고 얘기했다.

이서의 볼은 빠르게 물들며,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튼튼한 가슴을 받쳤다.

“아버님 위에서 쉬고 계세요!”

“이 큰 집에서 뭔 걱정이야? 아무 소리도 안 들려!”

지환은 이서를 껴안았다.

지환은 손가락으로 이서의 아름다운 붉은 입술을 어루만졌다.

“나 피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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