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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하나같이 상대하기 어렵다

덕망이 높은 안금여는 남편 강상중이 세상을 뜬 후 강씨 집안에서 가장 존경받는 노인이다.

귀국해서 안금여를 방문하러 오는 사람들 모두 선물을 가지고 왔다.

평소 고택은 쓸쓸한 편이다.

성연과 무진이 건너와야 좀 시끌벅적한 기운을 띌 뿐.

그런데 지금 고택은 찾아온 많은 이들로 북적거렸다. 어떤 이들은 가족을 대동하기도 했으니.

거실에는 아이들 장난치는 소리와 여자들의 대화 소리로 가득했다.

그들과 떨어진 가장들은 모두 안금여 주위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었다.

“회장님, 이건 제가 특별히 해외에서 골라 온 건강식품입니다. 지난번에 머리를 다치셨다고 들었는데, 이게 아주 효과가 좋습니다.”

남자가 웃으며 선물을 내밀었다.

이들은 강씨 집안 직계가 아니기 때문에 안금여를 ‘회장님’이라고 부른다.

비교적 가까운 관계에서는 이렇게 부르지 않을 터.

안금여가 고개를 숙여 선물을 슬쩍 쳐다보고는 차분한 표정으로 답례의 말을 했다.

“생각이 깊군요.”

앞으로 나와 선물을 받은 집사가 고용인을 시켜 창고에 가져다 놓게 했다.

이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선물을 했고, 모두 집사가 옆에서 대신 받았다.

만약 틀리지 않다면 이 선물들은 십중팔구 창고 안에서 먼지로 가득하게 될 터이다.

안금여는 이들이 선물한 건강식품을 먹지 않을 것이다.

이들의 태도가 비할 데 없이 좋아 보이지만, 사실 진심을 가진 이는 찾아볼 수가 없다.

시정잡배 같은 족속들로 하나같이 상대하기 힘들었다.

모두 해외에서 자리를 잡은 이들로, WS그룹이 해외에도 지사를 두고 있기 때문에 강씨 집안에 기대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자기네 가장들로부터 안금여와 친해지라는 명령을 받았다.

오랫동안 그룹을 운영했던 안금여이기에 그 카리스마는 말할 것도 없었다.

웃을 때는 그저 자상한 할머니 같아 보였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굳은 표정을 지을 때면 차가운 눈빛에서 나오는 위압감이 대단했다.

여자들은 서로 밀치락달치락하며 앞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노란 원피스를 입은 한 여자가 일어서더니 안금여 앞으로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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