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맛이 간 두 사람을 본 성연이 그들에게 해장약 한 알씩을 먹였다.‘그렇지 않으면, 내일 깨어나면 머리가 아플 거야.’성연은 집사를 찾아서 강상문을 방으로 데려가라고 했고, 자신은 무진을 끌고 방으로 돌아왔다.방에 도착한 성연은 화장실에 가서 수건에 따뜻한 물을 묻혀 무진의 얼굴을 닦아주려 했다.그렇지 않으면, 얼굴이 끈적끈적하고 불편할 테니까.성연이 무진을 부드럽게 닦아주었다.생각지도 못하게 반쯤 닦아주었을 때 무진이 눈을 떴다.그리고 성연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녀는 무진이 이미 취해 뻗은 줄 알았는데, 아직도 깨어 있을 줄은 몰랐다.그녀는 무진의 이마를 만졌다.“어디가 불편해요?”무진은 고개를 저으면서 말없이 성연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그가 몹시 취했다고 생각한 성연은, 상대도 하지 않고 계속 얼굴을 닦아주었다.다음 순간, 무진이 성연의 손목을 잡았다.성연이 미처 반응하지 못한 사이에 입술에서 서늘한 감촉이 느껴졌다.진한 술 냄새가 입안으로 스며들었다.성연은 술도 마시지 않았지만 어질어질함을 느꼈다.몸부림치지도 않고 나른한 느낌에 성연은 무진의 품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을까, 성연은 입술이 부은 것 같았다.동작을 멈춘 무진이 성연의 어깨를 턱을 갖다 대었다.한참이 지나자 무진은 비로소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삼촌이 널 아주 좋아해.”온 가족이 성연을 좋아하니 무진은 누구보다 기분이 좋았다.마치 자신의 소유물이 가족들의 인정을 받은 것 같았다.생각을 하다 보니 차분했던 감정이 이 시간 꽤나 흘러 넘치는 걸 피할 수 없었다.‘모든 중요한 사람들이 곁에 있으니 무진씨도 좀처럼 움직이지 않겠지?’성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무진의 등에 손을 얹고 가볍게 두드렸다.달래는 것 같기도 하고 위로하는 것 같기도 했다.그녀는 마음으로 무진을 아꼈다.집안 사람들이 모인 후로 응대하느라 바빴다.사람들이 모두 한마음이면 다행이지만, 모두 각자의 마음 속에 서로 다른 마음이 꼭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안금여를 보러
학교에 도착하자 성연은 바로 잠에 빠졌다.주연정은 그녀와 몇 마디 하려 해도 늦었다.저도 모르게 성연을 위해 바람막이가 되어 주려 했지만, 다시 생각해 보았다.‘이 분이야 말로 수업을 듣지 않아도 학년 일등을 하는 이가 아닌가? 선생님은 전혀 상관하지 않을 거야.’저도 모르게 고개를 저으며 실소를 금치 못했다. 그리고 성연을 도와 외투를 당겨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했다.성연은 아주 편안하게 잤다.아무도 그녀를 방해하지 않았다.책상이 좀 딱딱하지만 그래도 괜찮았다.그러나 무진은 그리 녹녹치 않았다.집안 대모임, 좋게 말하면 가족 모임이야.좀 듣기 거북하게 말하자면 총결산을 할 때라는 말이고.강씨 집안의 본가는 북성에 있지만, 국외에도 적지 않은 지부가 있다.그 지부들도 모두 강씨 집안의 사람들이 관리한다.그러나 국외는 비교적 자유로웠다. 비록 강씨 집안에 소속되어 있지만, 평소에는 통제가 되지 않았다.1년에 한 번 열리는 연례 회의는 저들의 실적을 펼쳐 보이는 때이다.손건호는 보고서 한 묶음을 무진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보스, 모두 여기 있습니다.”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무진은 이 집안 사람이라는 작자들이 성실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또 저들이 진짜 수치를 제공하는 것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무진은 앞의 몇 장에 있는 숫자를 펼쳐보고는 바로 머리가 아팠다.‘이 사람들, 나를 존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제공한 재무제표도 엉망진창이군.’‘안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가짜 장부가 섞여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천천히 조금씩 봐야만 그 속의 문제를 제대로 발견할 수 있다.‘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괜찮아.’‘그러나 이 사람들은 모두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니야.’무진은 반드시 엄격히 점검해야지, 조금이라도 해이해져서는 안 된다.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꾹 참고서 난잡한 보고서를 계속 보았다.제출된 보고서가 그렇게 혼란스러운 것은, 아마도 사람들의 이목을 현혹시키고 그들이 계속 보는 것에 짜증을 내게 해서,
성연은 학교를 마치고 돌아와 집에 돌아왔는데, 무진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평소 무진은 바빠도 늘 성연과 함께 밥을 먹었다.그런데 무진이 집에 돌아오지도 않은 채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다.좀 걱정스러운 마음에 성연이 집사에게 물었다.“무진 씨는요?”그러자 집사가 바로 대답했다.“대표님은 아직 회사에 계십니다. 요즘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대표님은 작은 사모님께서 기다리지 말고 먼저 식사하고 쉬시라고 하셨습니다.” 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는데, 무진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그녀는 먼저 밥을 먹고 주방에 가서 재료를 씻었다.그 모습을 본 집사는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다.어디 성연이 움직이게 할 수 있단 말인가.그는 종종걸음으로 부엌으로 달려와서 얼른 말했다.“작은 사모님, 필요한 것이 있으면, 고용인들에게 준비하라고 하세요.”성연은 손을 내저었다.“아니예요, 제가 먹을 걸 좀 만들어서 무진 씨에게 보내려고요.”집에서 요리사가 만든 음식은 무진이 많이 먹지 않는 듯했다.오히려 자신이 만든 음식은 무진이 깨끗이 먹어 치웠다.‘무진 씨, 회사에서 피곤할 텐데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어.’그 말을 들은 집사는 문득 크게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정말 현명하십니다. 그럼 제가 밖에 있을 테니, 작은 사모님이 하시면서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하세요.”성연은 고개를 끄덕인 뒤 고개를 숙이고 재료를 다시 다듬기 시작했다.성연은 탕수갈비와 감자채, 강낭콩볶음, 그리고 국을 하나 만들었다.다 만든 후에, 잽싼 동작으로 도시락에 담은 후에 집사에게 차를 준비하게 해서 무진의 회사로 갔다.회사에서 손건호는 스스로 좀 힘듦을 느꼈다.그는 사무실 입구에 서서 망설이며 들어가지 못했다. 잠시 망설이다가 손건호는 문을 밀고 들어갔고, 고개를 숙인 채 재무제표를 보고 있는 무진을 보고 권유했다.“대표님, 그래도 뭐 좀 드세요. 오늘 아무것도 드시지 않았습니다.”“배 안 고파.” 앞에 있는 장부를 보
이와 동시에 성연도 회사 아래층에 왔다.‘이렇게 늦었는데 회사 프런트 데스크에 사람이 있네.’성연이 다가가자 프런트에서 미소가 달콤하게 물었다.“아가씨, 무엇을 도와드릴까요?”“강무진 대표님을 찾아왔는데요.” 성연이 무진의 약혼녀라는 사정은 업계 내에서는 잘 알려진 일이다.하지만 그녀의 사진은 붙어 있지 않았다.상류층을 제외한 보통 사람들은 그녀와 무진의 관계를 잘 모른다.성연이 바로 무진의 이름을 말하자 프런트 직원의 눈이 약간 휘둥그레졌다.‘도대체 무슨 사이길래 이렇게 거침없이 대표님의 이름을 부를 수 있지?’마음속으로 궁금했지만, 결국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프런트 직원은 여전히 웃음이 가득한 모습이었다.“손님, 예약은 하셨습니까?”그 말을 들은 성연이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평소 그녀가 회사에 올 때는 항상 무진이 자신을 직접 데리고 왔었다.무진과 같은 높은 사람을 보려면 예약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그러나 그녀는 앞서 무진이 그녀에게 엘리베이터 카드를 주었던 것을 기억했다.그녀가 올 때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라고 했다.때마침 그녀는 이 카드도 가지고 왔다.그녀는 카드를 프론트 데스크에 보여 주었다.“이 카드는 효과가 있지요? 올라갈 수 있지요?”프런트에서는 성연의 앞에 놓인 카드를 보고 결국 눈이 휘둥그레졌다.‘이것은 총괄대표 전용 엘리베이터의 마그네틱 카드야, 강무진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을 거야.’‘이 카드를 받을 수 있다면 대표님과 아주 가까운 사람일 텐데.’프론트 데스크에서 바로 말했다. “네, 손님, 저를 따라오세요.”그녀는 성연을 엘리베이터 입구로 안내했고, 성연은 감사를 표했다.엘리베이터가 천천히 올라갔다.엘리베이터가 대표가 있는 층에 도착하자, 성연은 바로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들어와.” 안에서 곧 나지막한 소리가 들려왔다.성연이 문을 밀고 들어가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무진의 바쁜 모습이었다.그 다음은 소파에 앉아 있는 안금여다.성연의 눈에 놀라움이
그날 식사를 가져다준 후 성연은 늘 무진이 식사를 제때 하지 않을까 걱정이었다.그래서 수업을 마치고 집에 온 후 직접 음식을 해서 무진에게 가져다주면서 사무실에서 그와 함께 식사를 했다.또 회사에 있으면서 안금여에게 끌려와 조수 노릇을 했다.성연은 또 거절하려 했다.“할머니, 저는 정말 잘 몰라요.”장부라는 것은 회사의 중대한 기밀이라고 할 수 있다.그녀는 비록 아무것도 할 줄 모르지만, 이런 일에 관련되자 성연은 조금도 관계하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그녀는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은 무진이 고개를 들었다. 성연은 자신이 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무진은 전혀 믿지 않았다.앞서 성연의 장부에 대한 이미 천부적인 재능은, 이미 간단하게 형용할 수 없었다.‘그녀는 분명히 할 수 있어.’‘그냥 알리고 싶지 않을 뿐이야.’그러자 무진이 말했다.“어디가 이해가 안 되는지 말해봐, 내가 가르쳐 줄게.”성연은 얼굴을 찡그렸다. 무진이 한 말은 마지막 선고에 해당한다. 그녀는 보고 싶지 않아도 봐야 했다.“그럼 됐어요, 내가 해 볼게요.”성연은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무진은 성연의 미련이 없다는 표정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그는 걸상을 옮겨 성연을 자기 옆에 앉혀 놓았다.안금여는 다른 쪽 소파에 앉았다.어른을 마주하고 이렇게 가까이 앉는 것은 공개 처형과 다름없지 않나.성연은 이런 일에 있어서 줄곧 익숙해지지가 않았다.그녀는 무진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난 할머니 옆에 앉을게요.”무진이 그래도 입을 열지 않자, 안금여가 즉시 말했다.“아니야, 너는 그래도 그쪽에서 무진이 옆에 있거라. 내가 질투하지 않도록 저쪽에서 무진이와 함께 있어라.”성연은 퉁명스럽게 무진의 팔을 꼬집었다.그녀는 힘이 가벼워서 고양이가 가려운 데를 긁는 것 같았다.무진은 그녀의 손을 잡고 그의 큰 손에 싸여 매우 당당하게 인정했다.“할머니의 말이 맞아. 내가 질투가 날 거야.”“당신이 어린아이예요?” 성연은 하마터면 그에
성연은 연달아 회사에 와서 사나흘 동안 도왔다.그렇게 오랫동안 바빴는데, 어쨌든 약간의 성과가 있어서 마침내 문제를 골라냈다.안금여는 이번 기회를 빌려 일부 사람들의 권리를 회수할 생각이다.그들로 하여금 회사에서 풍파를 일으키지 못하게 할 것이다.이틀 후.집안 대모임.안금여는 지금도 회사의 회장으로 절대적인 발언권을 가지고 있다.무진과 강운경 두 사람은 각각 반대편에 앉았다.사람들이 다 모인 것을 본 안금여는 비로소 차갑게 한 바퀴 쓸어보았다.그녀는 일어섰다.“계열사 이 사장, 왕 사장, 황 사장, 그리고 양 사장, 당신들은 아래 지사를 관리하면서 일 년 내내 바쁘게 일했다고 하면서 어째서 실적이 전혀 없다고 보고합니까?”안금여가 지명한 몇몇 계열사 사장들의 안색이 좀 좋지 않았다.그들은 WS 그룹의 계열사로,밑에 또 여러 개의 작은 지사들을 두고 관리했다.그들 수중에 있는 지사만 해도 여러 개다.그러나 이 중 전해진 재무제표를 보면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했다.결국 돈을 벌지 못한 것이다.비록 한 계열사가 손해를 보았다 해도 큰 액수는 아니었다.WS 그룹으로서는 구우일모에 불과했다.하지만 몇몇 계열사가 모이면, 그 숫자는 결코 적지 않게 되는 것이다.WS 그룹이 큰 그룹은 맞지만, 이렇게 손해를 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그 말을 들은, 왕 사장이 일어서서 ‘하하’ 웃으며 말했다.“회장님, 아시다시피 올해는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그러게요, 회장님. 우리가 그렇게 오래 버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쉽지 않은지 모르시겠어요?”옆에 있던 이 사장도 이에 따라서 맞장구를 쳤다.그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안금여가 어찌 모를 수 있겠는가?‘그녀를 속이기 쉬운 바보로 여기는 거야?’안금여의 표정이 굳었다.“당신들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면 나도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회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능력 있는 사람이 관리하도록 교체할 수밖에요.”안금여의 말을 들은 몇몇
그들은 장부를 제출할 때 벌써 두 가지 준비를 했다.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말을 했다.조금 발언권이 있는 사람은 모두 일어섰다.“회장님, 당신의 이 표현은 너무 지나치신 것 아닙니까? 요 몇 년 동안 모두가 회사를 위해 그렇게 많은 공헌을 했는데, 당신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모두를 실망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진의 몸도 별로 좋지 않은데, 어떻게 견딜 수 있습니까?”“맞아요, 회장님,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것도 무진을 위해 분담하기 위해서일 뿐입니다. 이 작은 지사는 우리가 여전히 잘 관리할 수 있습니다.”“맞아, 무진은 얼마전에도 병원에 들어갔잖아? 아직도 몸조심하는 게 중요해.”이러쿵저러쿵 그들의 말투는 모두 무진을 고려하고 있었다.그러나 그들 자신은 그들 마음속에 도대체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알 수 있다.무진의 입술 꼬리가 올라갔고 눈빛은 차갑고 싸늘했다.‘가장 탄복하는 것은 바로 이 사람들의 뻔뻔함이야.’‘회사를 잘 관리해 준다고 하면서’‘결과는? 거액의 부채는 종적을 알 수가 없어.’‘회사를 위해서 좋다는 이런 말을 어떻게 해?’그는 큰 소리로 말했다.“내 몸은 아주 좋으니 사촌 숙부 여러분의 걱정을 끼치지 않겠습니다.”“나는 다음에 약간의 일을 말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은 매우 흥미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말하면서 무진은 구석에 있는 두 사람을 가리켰다.“내가 알기로는 두 사촌아저씨는 국외 부두에서 불법으로 장사를 하면서 금지품을 끼워서 밀수를 했지요. 또 강씨 집안의 본가 부두를 이용하려고 하면서, 세관을 어물쩍 넘길 계획인데, 내 말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사촌 아저씨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변명을 하려고 했다.그는 이 일들을 그들이 모두 잘 숨겼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특히 이용하기 시작한 그 두 지사는 모두 외진 위치에 있다.‘무진이 어떻게 알았을까?’“헛소리인지 아닌지는 우리가 보면 알 수 있어.” 이때 일어선 안금여는 증거를 꺼냈다.위
안금여는 독설을 퍼부었다. 만약 이 증거들이 정말로 대중에게 공개된다면, 이 몇 개의 작은 회사뿐만 아니라, 그들의 원래 몫도 보장할 수 없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두 사촌 숙부들은 지사의 경영권을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이 수법은 바로 고의로 경고해서 놀라게 하는 수법이다.그들 모두 영리하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회의가 거의 끝난 후에야 무진이 말했다.“나는 할머니와 다릅니다. 내 눈에는 모래가 용납되지 않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조기 퇴직의 생활을 체험하고 싶다면, 마음대로 해도 됩니다.”말을 다 한 후에 안금여와, 무진 등 몇 사람은 자리를 떴다.그들이 떠나자, 회의실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들렸다.“무진은 바로 절름발이에 지나지 않는데, 뭐가 그리 잘났어?”“바로 그래, 무진이 갈수록 점점 더 건방지게 변했어. 정말 모르겠다. 애초에 괴롭힘을 당해서 비참했던 그 사람이 누구인지 말이야.”그때, 옆에서 느릿느릿한 소리가 들려왔다.“여러분 정말 대담하십니다. 여기가 WS 그룹 본사인데 감히 이렇게 말하는 겁니까?”이 말이 나오자 원망하던 몇 사람은 분분히 쳐다보고는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말하면 어때? 무진이 우리를 어떻게 할 수도 없잖아?”그 사람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할 수 없으니 어떻냐고? 설마 거둬들인 경영권이 모두 무진이 너희들에게 농담하는 것일까? 너희들은 그가 병신 절름발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너희들의 머리를 짓누르고 있는 것은 바로 그야. 지금은 단지 지사의 경영권일 뿐이지만, 앞으로는 아마도 당신이 강씨 집안에서 일할 권리일 거야. 평소에 보면 아주 총명하게 보였지만 결국 하나같이 모두 노망이 난 거야. WS 그룹의 하늘이 곧 변한다는 걸 아직 이해하지 못했어.”느릿느릿 이렇게 말한 그 사람은 뒤통수를 짚고 나태하게 모습으로 나갔다.남겨진 사람들은 서로 쳐다보았다.그 사람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앞으로 그들은 무진과 맞닥뜨릴 것이니, 정말 자신의
두 사람이 얘기를 마쳤을 때 마침 무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곽연철이 거실에 있는 것을 본 무진은 좀 놀란 표정이었다.“곽 대표님, 오늘 어떻게 시간이 나서 오셨어요?”“너무 오랫동안 성연이를 못 봐서 성연이하고 얘기를 나누러 왔어요. 내가 오지 않았다면 강 대표님과 성연이에게 좋은 일이 있다는 거도 몰랐을 겁니다.”곽연철은 탓하듯이 말했다.무진이 웃으며 말했다.“아직 준비 중입니다. 날짜가 확정되면 알려드리려고 했습니다.”곽연철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강무진과 보스의 결혼식인 이상 강무진이 반드시 잘 준비할 거야.’‘그건 내가 걱정할 필요도 없어.’“얘기 나누세요. 나는 밖에 좀 나갔다 올게요.” 성연은 집에 너무 오래 앉아 있어서 허리가 좀 아팠다.“내가 같이 갈까?” 무진이 바로 말했다.언제나 성연을 우선시하는 태도였다.“아니요, 곽 대표님이 모처럼 오셨는데 무진 씨가 얘기 나누세요.” 성연은 말을 마치고 밖으로 나갔다.두 남자는 사업 얘기 말고는 다른 게 없었다.그러나 마침 돌아온 무진에게 곽연철이 정말 알려줄 얘기가 있었다.“지금 연기의 신 소지한 씨의 회사가 설립되어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마침 우리 제왕그룹과 합작으로 연예인을 발굴할 오디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곽연철이 근황을 말했다.무진은 자타가 공인한는 재계 정상에 서 있는 CEO다.그래서 곽연철은 무진에게 어떤 좋은 의견이 있는지 듣고 싶었다.무진은 약간 어리둥절했다.‘소지한이 엔터테인먼트 업종을 선택한 건 예상했지만, 또 의외이기도 했어.’‘그러나 엔터테인먼트 업계 쪽에서 말한다면, 소지한은 그 세계의 법칙을 잘 알고 있지.’‘그는 이렇게 오랫동안 연기의 신이라고 일컬어졌기에, 연예계의 가치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더욱 잘 알고 있을 거야.’‘다른 업계에 비해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소지한에게 가장 타당한 업종이야.’무진이 대답했다.“가능하다면 저도 같이 출자해서 프로젝트 규모를 더 크게 할 수 있습니다.”곽
곽연철은 오자마자 또 하나의 좋은 소식을 들었다.성연과 무진이 함께 걸어오는 모습을 직접 봤기에, 이제 마침내 두 사람이 함께 하게 되자 곽연철도 정말 기쁘고 안심이 되었다.“잘됐네요, 보스. 강 대표님이 정말 보스에게 잘해 주시니 평생 맡길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강 대표님의 능력은 강해서 보스를 잘 보호할 수 있을 겁니다.”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연철이 이렇게 칭찬하는 말을 듣자, 자신의 마음도 더없이 달콤했다.‘그래. 무진 씨와 그렇게 오랫동안 함께 있었는데, 무진 씨는 줄곧 나를 잘 보호했고, 부딪칠 만한 것도 없었어.’‘가끔 어쩔 수 없을 때도 있지만, 무진 씨도 나를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어.’성연은 이런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자신이 복을 받았다고 느꼈다.“보스, 언제 결혼식을 올릴 계획입니까?” 곽연철은 그때 축의금을 크게 내야겠다고 생각했다.“아직 확실하지 않아. 결혼하게 되면 틀림없이 알릴 테니까 걱정 마.” 성연이 진심으로 대할 수 있는 사람들은 바로 이 몇 명에 불과했다.‘내 결혼식에는 모든 사람이 참석해야 해.’“이건 걱정하지 마세요. 다만 스승님의 행방을 이렇게 오랫동안 찾지 못했는데, 혹시 무슨 곤란한 일이 생긴 건 아닐까요?” 최악의 경우 변을 당했을 수도 있지만, 곽연철은 감히 입에 올리지 못했다.성연도 이전에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었지만, 애써 그 생각을 부정했다.‘그렇게 실력이 강한 스승님이 또 적지 않은 거물들도 치료하셨어.’‘스승님이 위험에 처할 리가 없어.’‘내가 찾고 있다는 걸 스승님도 분명히 알고 계실 거야.’‘다만, 만나러 오려고 하지 않으실 뿐이야.’‘때가 되면 오실 거고 이제 거의 다 됐어.’“아니야, 스승님은 항상 조심하고 신중하신 분이야. 신비한 분이지만, 제자의 결혼식에는 꼭 오실 거야.” ‘스승님이 이렇게 나를 총애하시는데.’그래서 성연은 스승님이 반드시 올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하기야 스승님은 뭐든지 주머니를 털어 보스에게 주셨지요. 결혼
곽연철은 엠파이어 하우스에 와서 성연을 찾았다.오랫동안 보지 못했기에, 성연과 예전 이야기를 하러 온 것이다.곽연철을 본 성연도 많이 놀랐다.“왜 나한테 온다는 말도 하지 않았어?”“여기 있을 것 같아서 바로 왔어요.” 곽연철과 성연의 관계도 마치 친구 같았다.성연이 말을 하기도 전에 집사가 차와 과일을 가져왔다.곽연철은 성연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갑자기 곽연철이 말했다.“목현수와 미스 샤넬의 결혼식이 며칠 뒤 유럽에서 거행될 거예요. 보스하고 강 대표가 갈 때 저하고 같이 가야 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곽연철과 목현수도 좋은 친구다.예전에는 같이 지냈는데 나중에 연락이 끊어졌다.하지만 목현수가 청첩장을 보냈다.어쨌든 결혼은 경사스러운 일이니 곽연철은 반드시 가야 했다.성연이 가슴을 두드리며 대답했다.“알았어, 같이 갈 거야.”곽연철은 고개를 저으며 감탄했다.“목현수가 그런 성격이라서 평생 독신으로 외롭게 살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이렇게 빨리 결혼하네요.”성연도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정말이야. 하지만 미스 샤넬은 정말 좋은 사람이야. 현수 사형과 함께 있으면 아주 잘 어울려.”‘아마도 나중에 결국 내 마음을 알게 된 사형이 미스 샤넬과 결혼을 선택했을 거야.’‘이전에 사형이 내게 결혼은 그저 자신의 자유를 제한할 뿐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당연히 좋겠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목현수도 승낙하지 않았을 거예요.”곽연철도 웃으며 대답했다.성연은 문득 고개를 들고 곽연철을 보았다.성현이 빤히 쳐다보자 곽연철은 좀 불편했다.“보스, 왜 그래요?”성연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지금 현수 사형도 이미 배우자를 찾았는데, 이쪽도 좀 더 힘을 내야 하지 않겠어?”이 말을 들은 곽연철이 쓴웃음을 지었다.“결혼은 인연이 있어야 하죠. 결혼하고 싶다고 바로 결혼할 수 있어요?”“내가 보기에는 무슨 인연에 달려 있는 게 아니라 그럴 마음이 없을 뿐이야. 그리고 다음에 서한기를 만나면 잊지 말고 반드시 재촉해.”
조수경도 소지연을 쳐다보았다.소지연의 낭패한 모습을 본 조수경은 비웃으며 미소를 지었다.‘나보다 소지연의 처지가 더 비참한 건 분명해.’‘싫어하는 남자와 결혼했으니 더 초라해졌지.’‘나는 적어도 자유의 몸이기에 괜찮아. 앞으로 계획이 성공한다면, 나는 더 좋은 남자를 선택할 수 있어.’‘이번 생에는 소지연의 처지는 바뀌지 않아.’소파에 앉은 이상효가 연계진을 향해 말했다.“성함은 말해 주셔야지요!”‘우리 이씨 가문은 이름 없는 사람을 대접하지 않아.’‘듣보잡 졸개라면 만날 필요 없어.’그 말을 듣자, 연계진의 눈빛이 차가워지면서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연씨 가문은 들어보셨지요? 강씨 가문 때문에 20년 전 망했던 연씨 가문요!”이를 악물고 이 말을 내뱉자, 하늘을 찌를 듯한 연계진의 한을 느낄 수 있었다.이상효의 표정이 어두워졌다.표정이 종잡을 수 없게 변해서, 연계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연씨 가문의 연 선생님께서 저한테 무슨 일이 있으세요?” 이상효는 그래도 신중하고 조심스러웠다.‘예나 지금이나 연씨 집안은 강씨 가문의 원수지.’‘지금 연씨 가문은 이미 몰락했고 강씨 가문은 떠오르는 해와 같아. 바보라도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지 알 수 있어.“당연히 당신과 거래를 하고 싶으니까 당신을 찾아온 거지요.” 연계진은 바로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잠시 멈칫하던 이상효가 웃으면서 말했다.“저와 연 선생님 사이에는 얘기할 게 별로 없을 텐데요.”이런 대답을 들었지만, 연계진은 화도 내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우선 조급하게 저를 거절하지 마세요. 당신이 마음속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당신 형님이 최근에 큰 프로젝트를 빼앗겼지만, 분노를 발산할 곳이 없겠지요. 강씨 가문이 지금 대단하다는 건 맞지만. 강무진이 당신을 도울까요?”이상효는 좀 쑥스러워하면서 소지연과 조수경을 바라보았다.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들었다면, 이씨 가문에 그야말로 치명적인 재난이 될 거라고 여겼을 것이다.연계진이
무진과 성연이 멀어지자, 연계진의 앞으로 지프가 천천히 다가왔다.연계진이 지프에 타자, 조수경도 얼른 따라서 차에 탔다.그러나 연계진과 얘기를 나눌 때도 줄곧 연계진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이 남자가 아주 무섭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가슴이 떨릴 정도로 섬뜩하게 차가운 기운이야.’‘하지만 그러면 또 어때?’‘연계진만이 내 계략을 실현할 수 있어.’‘손민철 같은 쓸모없는 놈보다 훨씬 낫지.’조수경은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다.성공할 수만 있다면 무리하게 고집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차 안은 조용했다.조수경은 감히 입을 열지 못했고, 연계진은 더 입을 열 생각이 없었다.좌석에 기댄 채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차는 천천히 이씨 가문의 저택 입구에 도착했다.거실 안. 소지연은 지금 임신 중이다.엊그제 검사에서 이미 임신했다는 것이다.이제 이상효의 모친도 소지연에게 힘든 일을 시킬 엄두를 내지 못했다.혹시라도 자신의 귀염둥이 손자가 다치는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르니까.소지연은 이씨 가문에서 그래도 모처럼 좋은 대우를 받는 셈이다.그러나 소지연에게 온갖 영양제와 보약들을 먹게 했다.하루 세 끼 모두 이런 느끼한 음식을 먹어야 했기에, 소지연은 곧 먹는 게 트라우마가 될 거라고 느낄 정도였다.아무리 심하게 토해도 이상효의 모친은 여전히 보약을 소지연에게 건네주었다.“얼른 좀 더 마셔. 너는 오늘 아무것도 먹지 않았어. 그러면 우리 보물 같은 손자가 어떻게 잘 자랄 수 있겠어? 빨리 마셔.”“정말 못 마시겠어요.” 소지연은 손사래를 쳤다. 이씨 가문에서 소지연은 단지 출산의 도구일 뿐이다.‘나를 전혀 사람으로 여기지 않아.’‘만약 이 아이가 없다면, 나는 지금도 매일 하인처럼 일을 하고 있겠지.’이상효의 모친이 소지연을 노려보았지만, 소지연의 안색이 창백해서 확실히 별로 좋지 않아 보이자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차에서 내린 연계진은 초인종을 누른 뒤, 집사에게 상효를 찾으려 왔다고 알렸다
석양이 지는 저녁 무렵.석양이 하늘의 절반을 붉게 물들이고 있어서 정말 보기 좋은 풍경이었다.무진과 성연은 손을 잡고 오솔길을 산책했다.두 사람은 서로 바싹 붙어 있은 채 사이좋은 모습이었다.멀지 않은 곳의 큰 나무 뒤에서는 조수경이 이를 갈며 이 모습을 보고 있었다.‘나는 그렇게 궁지에 빠졌는데, 송성연과 강무진은 왜 저렇게 잘 지내는 거야?’‘정말 달갑지 않아!’애초에 무진은 조수경을 철저하게 없애 버리려 했다.강씨 가문의 미움을 사게 될까 봐 조씨 가문에서는 조수경 일가를 가문에서 축출했다.원래 조수경은 손민철을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려 했다.‘하지만 손민철 이 병신이 뜻밖에도 사람이 변할 줄 몰랐어.’‘예전에는 내 지시만 따랐는데, 지금은 날 피하면서 보려고 하지 않아.’‘게다가 손씨 가문은, 영원히 조씨 가문을 돕지 않을 거라고 했지!’조수경은 일이 왜 이 지경까지 됐는지 알 수 없었다.자신을 모욕했던 사람들을 절대로 편안하게 지내도록 내버려 두지 말아야 한다는 것만 생각할 뿐이!‘내가 이렇게 된 건 모두 송성연 때문이야. 송성연을 어떻게 행복하게 내버려 둘 수 있어?’그런데 지금 조수경의 뒤에는 청초한 모습의 한 남자가 서 있었다.그의 작은 새우눈은 붉은 기운마저 띄고 있어서 사악하기 그지없어 보였다.조수경이 분노해 마지않는 모습을 보자 남자는 조수경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봤지? 지금 강무진과 송성연은 행복할 수밖에 없어.”이 말을 들은 조수경은 뒤돌아서 공손하게 대답했다.“연계진 씨, 내가 복수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 나는 뭐든지 하겠어요.”냉소하는 연계진의 모습에는 사악한 기운이 가득했다.“당신이 그렇게 말하니 내가 당신을 도와주겠어. 강무진은 우리 연씨 가문과도 피맺힌 원한이 너무나 많으니까!”예전의 일을 생각하자, 연계진의 눈은 가늘어지면서 온몸에는 싸늘한 기운이 가득 차 있었다.조수경은 연계진의 눈빛을 감히 마주 보지 못했다.조수경은 여러 곳을 수소문한 끝에 가까스로 한 사람을 찾았는데, 무진과
모혜정은 바로 안진검의 회사에 와서 안진검을 찾았다.직원들은 모두 모혜정이 안진검의 약혼녀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감히 막지 못했다.“오늘 저녁 같이 식사해. 좋은 식당을 찾았어.” 모혜정은 당당하게 말했다.‘어차피 안진검은 내 약혼자인데, 내가 부리지 않으면 누구를 부리겠어?’“바빠, 시간 없어!”안진검은 머리도 들지 않고 바로 모혜정의 제안을 거절했다.모혜정은 그의 이런 태도에 화가 나서 웃었다.“진검씨, 당신은 내가 당신의 명실상부한 약혼녀라는 걸 알아야 해! 매번 같은 핑계를 쓰는데, 나한테 변명하며 얼버무리는 것조차 귀찮다는 거야?”“당신도 알겠지만 우리 혼약은 부모님이 정하신 거야. 나는 당신에게 감정이 없어.” 안진검은 여태까지 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그러나 오늘 기분이 좋지 않아서 모혜정과 더 이상 대화하고 싶지 않았다.모혜정은 그를 한참 동안 바라보던 모혜정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진검 씨, 송성연이 마음에 든 거지. 말해!”비록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성연의 미모는 그래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안진검이 또 성연에게 밥을 사 준다면 이건 정말 문제야!’서류를 처리하고 있던 안진검은 모혜정이 그야말로 억지를 부린다고 느꼈다.고개를 숙인 채 입을 열지 않았다.“빨리 대답해. 당신, 송성연이 마음에 들었지? 걔가 마음에 들어서 나한테 이렇게 말하다니, 나를 뭘로 보는 거야?” 모혜정의 목소리는 톤이 아주 높아서 귀가 아플 정도였다.안진검은 여전히 편안한 모습으로 서류를 처리했다.“진검 씨, 솔직히 말해. 그 여자한테 빠져서 내가 약혼자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거 아니야!”안진검이 대답하지 않자, 모혜정이 달려가서 안진검의 팔을 잡아당겼다.안진검은 정말 귀찮았다.‘오늘은 좋은 소식이 하나도 없어.’‘모혜정도 옆에서 쉬지 않고 따지고 있지.’안진검은 정말 모혜정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진검 씨, 벙어리야? 왜 말을 안 해? 빨리 말을 해!” 모혜정은 손을 뻗어 안진검의 팔을
그리고 반대쪽. 부하들의 보고를 듣던 안진검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성연이 고향으로 내려가 있던 동안.안진검은 수하들에게 성연의 단서를 찾아내라고 했지만 줄곧 찾지 못했다.그래서 안진검은 화가 나 있었다. ‘원래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빨리 송성연과 친구가 되려고 했는데.’‘결국 계획이 중단되었어.’‘송성연에게 접근하지 못한다는 건 강무진 쪽의 소식도 늦어진다는 걸 의미해.’‘송성연의 주선이 없다면, 강무진은 나에 대한 경각심을 늦추지 않을 거야. 또 단서를 잡고 내 신분을 똑똑히 조사할 수 있을 거야.’‘이 모든 것은 송성연을 통해서만 할 수 있어.’그러나 지금 결과가 없으니, 안진검이 어떻게 이 화를 참을 수 있겠는가!안진검의 안색은 새까맣게 타들어갔다.안진검의 앞에 선 수하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이때 핸드폰이 울리자, 안진검은 핸드폰 화면을 들여다보았다.마음속으로는 불만스러웠지만 그래도 말투를 가다듬었다.“의부님.”안진검이 부하에게 손짓하자, 부하는 마치 사면이라도 받은 것처럼 기뻐하며 나갔다.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바로 MS 가문의 대장로였다.안진검의 목소리를 들은 대장로가 말했다.“어떻게 된 거야? 애초에 떠날 때 이미 계획을 다 세워놓지 않았어? 지금 왜 이렇게 오랫동안 소식이 없는 거야?”“의부님, 죄송합니다. 잠시 사고가 생겨서 진행이 중단되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안진검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대장로에게 사과했다.“내게 사과해도 소용없어. 지금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이 일을 주시하고 있어.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시간을 끌었지만, 더 이상 성과가 없다면 가문의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거야! 만약 다른 사람을 보내기로 결정이 나면, 네가 위로 올라갈 기회는 없어!”대장로의 목소리에는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가까스로 이 기회를 잡은 안진검이 어떻게 기회를 놓칠 수 있겠는가?서둘러 대장로에게 애원했다.“의부님, 다시 한번만 말씀해 주십시오. 제 계획이 곧 성과가
식사를 마치자 종업원이 디저트를 가지고 왔다.네 사람은 함께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다.그래함은 줄곧 유채연의 손을 꽉 잡은 채 놓으려 하지 않았다.유채연은 처음에는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사랑을 과시하는 것이 정말 쑥스러워서 손을 빼려고 했다.그러나 나중에는 정말 그래함을 말릴 수가 없어서 그대로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사형,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세요? 외국으로 나갈 거예요?” 성연은 그래함의 기초가 해외에 있으니까 결국 출국할 거라고 생각했다.‘다만 채연 언니가 좀 걱정이야.’‘지금 국내에서의 차이에도 아직 적응하지 못했는데, 만약 외국에 간다면 틀림없이 더 힘들 거야.’해외라는 말을 듣자 유채연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래함, 우리 해외로 가야 해?”유채연은 시종 열등감에 빠져 있었다.그래함이 하는 일에 대해서 자신은 조금도 알지 못했다.그래함이 외국에서 유학했다는 것만 알고 있어서, 이제는 돌아왔으니 다시 해외로 나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유채연이 눈썹을 찌푸리는 것을 보고, 그래함은 유채연이 내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그래함도 유채연이 즉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채연아, 해외로 한 번은 나가야 해.” 해외야말로 그래함이 있어야 할 곳으로 더욱 편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하지만 나는 영어도 할 줄 모르는데, 해외로 나가면 나는 어떻게 해?” 유채연의 눈에는 곧 출국하게 될 긴장과 당황스러움이 담겨 있었다.‘국내에서는 그래도 다른 사람과 교류라도 할 수 있지만, 출국한다면 비행기 티켓도 못 살 거야.’“채연아, 아직 얘기 안 끝났어. 내가 너하고 여행을 갈 거야. 우리 먼저 국내부터 시작하는 게 어때?” 그래함이 유채연을 보고 말했다.유채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행하는 거라면 가도 괜찮겠지.’‘그런데...’“일은 안 해도 돼? 일이 바쁘지는 않아?”유채연은 자신 때문에 그래함이 지체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괜찮아. 내가 귀국했을 때 챙겨놓고 왔어. 다른 사람이 처리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