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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피가 나야 헤

몇 사람이 동시에 문밖으로 나갔다.

짙은 빨간색에 장미 무늬가 있는 셔츠를 입은 남자가 차에 기대어 있는 것이 보였다.

살짝 웨이브가 진 머리에 호리호리한 체형이 아주 어려 보이면서도 핸섬했다.

지금 한 손에는 휴대전화를 든 채로 두 다리를 꼬아 차에 비스듬히 기댄 폼이 다소 시니컬한 분위기를 풍겼다.

성연은 은근히 그를 살펴보았다.

‘무진 씨 삼촌이 그렇게 젊으실 줄은 몰랐어.’

‘무진 씨와는 숙질 같지 않고 형제 같아.’

발자국 소리를 들은 강상문이 고개를 들어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는 휴대전화를 넣으며 농담처럼 말했다.

“아이고, 그래도 누가 나를 데리러 나왔네. 나는 또 너무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아서, 나를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말하면서 강상문은 가슴을 가리면서 가슴 아픈 표정을 지었다.

그의 농담에 무겁기만 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풀어졌다.

먼저 운경이 참지 못하고 피식 웃기 시작했다.

“네가 너무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다는 건 그래도 알고 있는 거야?”

강상문이 다가와 운경의 손목을 다정하게 붙잡았다.

“누나, 이렇게 오랜만에 보는데도 예전이랑 똑같이 예쁘네.”

운경이 퉁명스럽게 손끝으로 그의 이마를 짚었다.

“당치 않은 말만 자꾸 할 거야?”

강상문의 눈빛이 안금여에게 옮겨갔다. 그리고 점잖게 똑바로 서자 아주 영리해 보였다.

“엄마.”

이 한 마디를 언제 들었는지 안금여는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녀는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

“그래, 돌아왔으니 됐다.”

그녀는 이제 그런 일들을 따지고 싶지 않았다.

아들 상문이 돌아오기만 한다면 다른 건 생각할 것도 없었다.

상문이 돌아오기를 원한다는 건 이제 더 이상 자신들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뜻일 터.

그녀도 옛일을 다시 꺼내고 싶지 않았다.

가족이 함께 있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으니.

강상문의 눈이 한 바퀴 돌고 난 다음, 다시 성연에게 가서 멈추었다.

그리고 비로소 웃으며 말했다.

“이 아가씨가 바로, 무진이 약혼녀인 송성연?”

성연은 강상문을 보며 꽤 잘 맞추었다.

사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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