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성연과 무진은 고택에서 안금여와 함께 식사를 했다.매일 성연이 자신의 앞에 안전하게 있는 모습을 본 후에야 안금여가 안심했다.밥을 다 먹은 후, 안금여와 무진은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그분들 얘기를 하고 있었다.안금여가 눈살을 찌푸렸다.“외국에 있던 그 분들, 강상철, 강상규와 가까이 지냈어. 게다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다 보니 최근엔 제대로 관리할 수도 없었고. 모두 한 성격 한다. 심지어 나도 안중에 두지 않아. 무진아, 너 조심해야 한다.”말할 것도 없이 강상철, 강상규 쪽이었으니.‘분명 무진을 힘들게 할 텐데.’안금여는 예전에 신경 쓸 마음이 있었다.그러나 방법이 없었다. 외국의 교육은 국내와 시종 달랐다.그 분들은 이율배반적이었다. 간도 크고 무슨 미친 짓을 한다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이들이었다.안금여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역시 그 분들이 결과를 생각지도 않고 무진을 난처하게 한다면 수습하기 어려울 것이다.듣고 있던 무진은 냉소만 지었다. 눈에는 두려움이 조금도 담겨 있지 않았다. 무진은 말로 안금여를 위로했다.“할머니, 저는 괜찮습니다. 병사가 오면 장수가 물을 막고 흙으로 덮으면 됩니다. 옆에서 몇 마디 듣기 싫은 말을 하면 마이동풍 식으로 들으면 됩니다.”요 몇 년 동안 무진이 들은 유언비어도 적지 않았다.그 보다 더 힘든 날이 온다 해도 그들을 두려워할 리가.그리고 이 북성 전체가 무진의 땅이었다.그들이 해외에서 아무리 날뛴다 해도 이곳에 와서는 이곳의 규칙을 지켜야 하는 법.만약 좋고 나쁨도 구분하지 못한다면, 무진도 사정을 봐주지 않을 것이다.성연은 옆에서 과일을 먹으며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구름 속에 안개가 낀 듯했다.그러나 더 이상 묻지 않았다.강씨 집안의 일이니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는 그들의 일이다.게다가 무진의 말투를 들으니 이 일에 대해서도 따로 생각이 있는 듯했다.그녀는 끼어들지 않을 것이다.조용히 그들이 말하는 것을 듣기만 하면 된다.안금여가 한숨을 내쉬었다.어찌 되었든
눈 깜짝할 사이에 운경의 생일이 되었다.예년에는 무진이 외국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운경도 그런 습관이 없었다. 생일은 평상시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고 기껏해야 식사만 했을 뿐이다.올해는 무진이 돌아온 데다 성연이도 있어 온 가족이 모두 모였다.운경에게 서프라이즈를 해주기로 마음먹었다.운경의 생일은 성연이 우연히 알게 되었다.그날 그녀는 고택에서 안금여와 함께 있었다.흥이 난 안금여가 예전의 가족앨범을 가지고 나와 성연에게 보여주었다.가족사진들이 들어있었다.그리고 각자의 개인 사진 같은 것도 있었다.그녀가 제일 먼저 본 사람은 무진이었다.무진은 어렸을 때도 옥처럼 매끈한 이목구비의 어린이였다. 줄무늬 멜빵바지를 입은 무진의 뒤에는 잘생긴 남자와 부드러운 얼굴의 여자가 있었다.그녀는 이 두 사람이 무진의 부모님일 것이라고 추측했다.그러나 그들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서있는 무진은 활력이 넘쳤다.이후 사진에 찍힌 사람들은 점차 사라졌다. 마지막에는 강운경, 안금여, 그리고 무진 세 사람만 남았다.무진의 얼굴에 있던 웃음도 사라졌다.그런 무진의 변화를 본 성연은 갑자기 마음이 아팠다.부모님의 죽음은 분명 무진에게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무진의 사진을 바라보는 성연을 보며 안금여도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예전에는 무진이도 많이 밝았었지. 나중에 사고가 있었던 거 너 들었지? 무진이에게 큰 충격이었다는 것도.” 지난 일을 생각하던 안금여가 비통한 표정을 지었다.성연이 안금여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할머니, 옛날이 어땠든 지나간 일은 지나갔어요. 지금은 괜찮잖아요?”성연이 자신을 위로하는 본 안금여가 미소를 지으며 감탄했다.“네 말이 맞다. 사람은 앞을 봐야지. 나를 봐라. 점점 옛날로 돌아가.”“할머니, 앞으로 우리 모두 할머니 곁에 있을 거예요. 잃어버린 사람은 돌아오지 않겠지만요. 그러나 우리는 새로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어요.”성연이 일부러 안금여를 일깨웠다.좋은 마음가짐을 가져야만 몸도 좋아질 수 있었다
아이가 없는 운경은 거의 모든 시간을 회사와 가족에게 바쳤다.어쨌든 표시를 해야 했다.성연은 어차피 똑똑히 봤으니 못 본 척할 수는 없었다.자신이 하기로 결심한 이상 후회하지 않게 해야지.성연은 집으로 돌아간 후 무진과 운경의 생일에 대해 의논했다.무진의 눈에 한 가닥 놀라움이 스쳐 지나가더니 곧 평온함을 되찾았다.“성연아, 그럼 너는 어떻게 하고 싶은데?”무진이 물었다.“아직 특별한 생각은 없어요.” 성연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말했다.그녀의 기억에 예전 자신의 생일을 운경이 많이 도왔다고 들었다.성연은 아주 마음에 들었었다.이번에는 자신이 운경을 위해 힘을 쓸 차례였다.“괜찮아, 아직 좀 남았어. 천천히 생각해.” 무진은 어떻게 하든 성연의 뜻에 따를 생각이었다.성연은 늘 사리판단이 분명하니 절대 터무니없는 일을 하지 않을 테니.그가 끼어들 필요는 없었다.그의 가족을 위해 애쓴다는 건 성연이도 자신을 이 집안의 일원으로 여긴다는 뜻이리라.무진의 기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났다.점차 성연이 이 집안에 녹아들기 시작했다.이렇게 지내다 보면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성연이 쉽게 떠나지 않겠지?무진은 자신에게 사심이 있음을 인정했다.그러나 그의 눈에 성연의 즐거움보다 중요한 건 없었다.“고모님께 좀 색다른 생일파티를 해드리고 싶은데 좋은 제안이 없나요?” 성연이 턱을 괴고 말했다.“난 그런 거 잘 몰라.” 무진이 태연하게 말했다.성연을 제외하고 그는 어느 누구도 기쁘게 해주려 시도한 적이 없었다.고개를 끄덕인 성연은 무진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그래서 무진에게 기댈 수가 없었다. 자신을 의지할 수밖에.성연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탁자 위를 긁고 있다.무진이 그녀의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말했다. “정말 생각이 안나면 안 하면 돼. 회사의 다른 사람에게 시킬 수도 있어.”그의 밑에는 이 방면의 전문가들이 많이 있으니.사실은 성연이 고생하는 걸 보는 게 너무 힘들었다.성연이 의기소침하게 말했다.“무진 씨 무
운경의 생일을 준비하기로 한 후 성연은 난관에 봉착했다.운경에게 잊을 수 없을 만치 의미 있는 생일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예태까지 성연은 늘 홀로 자유롭게 지냈던 사람이었다.외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아예 가족애 같은 것은 바라지도 않았다.그러다 강씨 집안에서 유일하게 가족의 정이란 걸 느낄 수 있었다.그래서 성연은 모든 것들을 더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하지만 생일 파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도무지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성연은 학교에 가서도 이 일만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생각할수록 걱정이 되는 성연.옆에 앉아 있던 짝 연정은 딴 곳에 정신을 팔고 있는 듯한 성연에게 관심을 가지고 물었다.“성연아, 무슨 일인데 그래?”연정의 관심 어린 눈빛이 눈에 들어왔다.자신에게도 이렇게 진심으로 다가오는 학교 친구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순수한 마음을 가진 연정에게는 말해 줘도 무방하지 싶었다.그래서 고모 운경의 생일 파티에 대해 연정에게 말해 주었다.성연의 말을 들은 연정이 바로 말했다.“성연아, 너네 고모처럼 신분과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부족한 게 뭐가 있겠니? 사실 화려하게 꾸미고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애. 고모님이 원하는 건 그냥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지 않을까? 정성껏 준비해서 고모님이 네 마음을 아시면 되지 않을까?”연정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적절하다 싶은 조언을 했다.연정의 말이 상당히 타당하다고 여겨진 성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연정의 말을 메모했다.“고마워, 나중에 내가 밥 살게.” 성연이 맥이 풀린 듯 말했다.“그럼 나 기다릴 테니 잊으면 안돼.” 연정이 귀엽게 혀를 내밀었다.물론 성연이 사 주는 밥을 먹고 싶은 게 아니라, 성연과 좀 더 친해지고 싶은 마음으로.연정은 진심으로 성연과 친구가 되고 싶었다.성연은 성격이 아주 좋았다. 게다가 성적도 무려 전교 1등으로 아주 뛰어났다. 비록 자신은 1등과 무관하지만,전교 일등과 짝이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어깨가 올라가는지.전교 1등의
어느덧 운경의 생일날이 되었다.조승호는 아내 운경과 함께 생일을 보내기 위해 특별히 휴가까지 내었다.전날 밤, 성연은 고모부 승호에게 먼저 계획을 알렸다. 그리고 준비를 마칠 때까지 운경을 데리고 나가 있어달라고 요청했다.성연의 요청을 받아들인 승호가 운경을 데리고 외출한 후, 성연과 무진은 생일 파티를 준비하기 위해 운경의 저택으로 왔다.운경과 승호, 두 사람이 거주하는 저택은 아주 포근한 느낌을 자아냈다.평소 아주 사이 좋은 두 사람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성연은 직접 사 온 물건들로 거실을 장식하기 시작했다.성연이 선택한 재료들은 모두 저택 내부 벽에 아무런 흠집이 나지 않는 것들이다. 성연이 벽에 장식물을 달기 시작하자 무진이 옆에서 도왔다.성연이 지시하는 대로 무진이 따라 하는 모습은 마치 여러 번 해본 듯 호흡이 척척 맞았다.성연은 운경이 장미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무진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장미를 통해 낭만과 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어 좋아한다고.사실 장미, 하면 흔히 가녀린 꽃 송이를 떠올리지만, 스스로 꿋꿋이 비바람을 견디며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들장미도 있으니까. 그래서 장미를 사용해서 거실을 장식할 생각이다.하지만 성연은 한참을 고민하고서 겨우 시작했다. 장미를 적절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마치 프로포즈 장소로 보이기 쉬우니까 말이다.그래서 성연은 장미를 과하게 사용하지는 않았다.하지만 화원 주인에게 가장 신선한 꽃을 달라고 신신당부했었다.구석구석에 적당하게 꽂힌 장미꽃들이 화려한 아름다움으로 빛을 내고 있었다.자신이 장식한 거실을 보며 성취감으로 뿌듯함을 느끼는 성연이다.한편 생일 파티 준비에 열중한 성연을 바라보던 무진은 심장이 벌렁거리자 뒤에서 성연을 끌어안았다. 이런 친밀한 접촉에 익숙하지 않았던 성연은 온몸을 통해 미세한 전율을 느꼈다.잠시 멍했다 정신이 돌아온 성연이 팔꿈치로 무진의 가슴을 밀어내며 말헸다.“무진 씨, 너 뭐하는 거예요? 환한 대낮에 이 무슨 불한당 같은 짓이에요?”“내 약혼
거실 장식을 끝낸 후 이상은 없는지 구석구석 확인까지 마무리한 성연은 직접 사온 재료로 운경의 생일 음식을 만들 참이다.무진도 그 옆에서 거들기 시작했다.다시 봐도 무진이 음식을 하는 모습은 성연에게 적잖은 충격을 던져 주었다.‘아, 지난번에 먹었던 야식이 무진 씨가 준비했던 거지’라는 생각을 하니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안금여의 말에 따르면 무진은 혼자 생활한 시간이 많았다고 하니까.‘음식을 할 줄 아는 것도 정상적인 일이겠지.’무진 같은 류의 사람은 음식을 하는 것보다 배달을 시키는 게 더 이상해 보이긴 했다.능숙한 동작으로 칼질을 하는 무진을 보면서 성연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마음 놓고 재료를 손질하던 일에 집중했다.성연이 고생하는 게 안타까운 무진.하지만 오늘의 세프는 성연이인 이상 말릴 수도 없는 노릇.그래서 손질하기 힘든 재료들은 모두 무진이 미리 다듬어 놓았다.성연이 간단한 것들만 다듬으면 되게.재료 손질이 끝난 후에는 무치고 볶고 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옆에서는 미역국을 끓고 있었다.땀을 뻘뻘 흘리는 성연을 본 무진이 휴지로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며 말했다.“내가 할게.”성연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이 정도는 내가 할 수 있어요.”성연이 끝까지 버티자 무진도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않았다.그저 옆에서 양념병을 건네고 땀을 닦아주며 최대한 일을 덜어주기 위해 애썼다.성연이 한 가지 한 가지씩 음식을 만들어 푸짐한 생일 상을 차렸다.상 차림이 끝나자 성연은 무진과 함께 할머니 안금여를 모시러 고택으로 향했다.안금여는 두 사람과 함께 운경의 저택에 도착했다.그 때까지 운경은 백화점에 있었다.오늘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남편 승호가 함께 쇼핑을 하자며 자신을 데리고 나왔다.그리고는 영화를 보며 데이트 중이었다.운경이 보기에 오늘 승호는 평상시와 많이 달랐다.평소 자신을 무척 아끼고 잘했다. 남편 조승호는. 하지만 뒤에서 든든히 받쳐줄 줄이나 아는 목석 같은 남편은 데이트에는 잼병이다.생일
사실 운경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다.오빠와 올케가 같은 날 사고로 사망한 후, 그저 남은 가족들이라도 오순도순 함께할 수 있기만 늘 바랬다.지나간 과거를 붙잡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현재는 잡을 수 있는 것이니까.지금 이 순간 눈앞의 이 장면이 운경의 마음 밑바닥에 잠자고 있던 감정을 건드렸다. 결국 참지 못한 그녀의 뺨 위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앞으로 걸어간 그녀는 안금여와 무진을 끌어안았다. 성연을 가운데 둔 채로.온 가족이 함께 부둥켜안았다.옆으로 다가간 승호가 운경의 어깨를 톡톡 가볍게 두드렸다.운경은 때로 감정에 잘 치우는 사람이었다. 결점도 감싸 안을 만큼 오직 신경 쓰는 이는 가족들뿐이었다.성연이 준비한 생일이 운경의 마음을 건드렸다.눈물을 그치지 않는 운경을 보며 안금여 또한 마음이 아렸지만 부러 여상한 말투로 핀잔을 주었다.“어른이 되어서도 울고 있으면 어떡하니? 어린 조카들 앞에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말이야.”안금여에게 핀잔에도 아무런 대꾸 없이 운경은 안금여의 품에 안겼다.기대어 오는 운경의 표정을 보며 안금여도 울컥하는 표정으로 운경의 어깨를 살살 어루만졌다.어렸을 때는 집 안에서 오냐오냐 떠받들어지며 응석받이로 자란 운경이다.세상 물정 모르고 좋아하는 것들만 해도 집에서 절대 강요하지 않았다.위로 오빠가 버티고 있었기에 운경이 걱정할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그러나 이후 오빠네 부부, 즉 무진의 부모가 사망하고 이어서 아버지 강상중이 세상을 떠났다.무진만 의지할 기둥을 잃은 것이 아니라, 운경도 마음의 기둥을 잃었다.그 동안 강씨 집안과 그룹을 지키느라 안금여는 발이 땅에 닿지 않을 정도로 바빴다.나약하다고 생각해서 늘 마음이 놓이지 않던 운경이었다.하지만 그런 일이 있은 후, 운경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한순간에 훌쩍 자란 듯했다.알아서 먼저 무진을 보살폈고, 무진이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은 후에는 알아서 회사 경영을 돕기 시작했다.한창 사랑을 받아야 할 아이들이 불의의 사고로 인해
곧 일년에 한 번 있는 ‘강씨 집안 대모임’이 돌아온다.여느 가족모임과는 달리 집안 대모임 날에는 강씨 집안 자손이라면 아무리 먼 곳에 있다할 지라도 달려와야 했다.멀리 떨어져 있어도 모두 한 가족임을 잊지 말라는 뜻으로 옛 선조 때부터 정해진 집안 규칙이었다.하지만 어느새 모임의 목적이나 성격이 변해 버렸다.이제 대부분 의무적이거나 또는 다른 목적을 가지고 집안 대모임에 참석할 뿐이다.해외에 뿌리를 내린 집안 사람들도 대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잇따라 입국했다.무진 쪽에서는 이 사람들의 행방을 모두 알고 파악하고 있었다.관례에 따라 모두 제일 먼저 본가 고택을 방문해서 안금여의 안부를 물어야 한다. 안금여는 현재 최연장자인데다 본가라는 권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하루 일찍 들어와 강상철과 강상규를 먼저 만났다.무진은 이 사람들의 행적을 예의 주시하도록 지시한 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북성에서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지키지 못할 정도는 아니기에.집안 대모임 전날 밤.안금여는 무진과 성연을 고택으로 불렀다.운경도 함께 자리했다.颜如意想着他们有事情要谈,自己应该不方便听,于是就找了个地方,自己逛一逛。해야 할 이야기들이 있었던 안금여는 잘 듣지 못할 장소를 찾아 직접 여기저기 돌아다녔다.비록 강씨 집안 사람들은 자신을 경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당면한 사태를 조금이라도 알아 두어야 했다.안금여가 앞으로 움직이는 것을 본 무진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안금여의 앞에 서서 낮은 음성으로 ‘할머니’ 하고 불렀다.그는 안금여가 자신들을 부른 까닭을 잘 알고 있다.집안 대모임이 코앞으로 다가왔으니 할머니는 분명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계실 터이다. “너희도 알다시피 그 사람들이 곧 올 거야. 내 속이 참 시끄럽구나.” 안금여가 눈썹을 찌푸렸다.다른 것은 걱정되지 않았지만, 유독 무진과 성연에 대해서는 마음이 놓이질 않았다.저들은 감춰둔 속셈도 많은데다 외국에서 자라서인지 정당하지 않은 술수도 곧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