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일년에 한 번 있는 ‘강씨 집안 대모임’이 돌아온다.여느 가족모임과는 달리 집안 대모임 날에는 강씨 집안 자손이라면 아무리 먼 곳에 있다할 지라도 달려와야 했다.멀리 떨어져 있어도 모두 한 가족임을 잊지 말라는 뜻으로 옛 선조 때부터 정해진 집안 규칙이었다.하지만 어느새 모임의 목적이나 성격이 변해 버렸다.이제 대부분 의무적이거나 또는 다른 목적을 가지고 집안 대모임에 참석할 뿐이다.해외에 뿌리를 내린 집안 사람들도 대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잇따라 입국했다.무진 쪽에서는 이 사람들의 행방을 모두 알고 파악하고 있었다.관례에 따라 모두 제일 먼저 본가 고택을 방문해서 안금여의 안부를 물어야 한다. 안금여는 현재 최연장자인데다 본가라는 권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하루 일찍 들어와 강상철과 강상규를 먼저 만났다.무진은 이 사람들의 행적을 예의 주시하도록 지시한 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북성에서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지키지 못할 정도는 아니기에.집안 대모임 전날 밤.안금여는 무진과 성연을 고택으로 불렀다.운경도 함께 자리했다.颜如意想着他们有事情要谈,自己应该不方便听,于是就找了个地方,自己逛一逛。해야 할 이야기들이 있었던 안금여는 잘 듣지 못할 장소를 찾아 직접 여기저기 돌아다녔다.비록 강씨 집안 사람들은 자신을 경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당면한 사태를 조금이라도 알아 두어야 했다.안금여가 앞으로 움직이는 것을 본 무진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안금여의 앞에 서서 낮은 음성으로 ‘할머니’ 하고 불렀다.그는 안금여가 자신들을 부른 까닭을 잘 알고 있다.집안 대모임이 코앞으로 다가왔으니 할머니는 분명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계실 터이다. “너희도 알다시피 그 사람들이 곧 올 거야. 내 속이 참 시끄럽구나.” 안금여가 눈썹을 찌푸렸다.다른 것은 걱정되지 않았지만, 유독 무진과 성연에 대해서는 마음이 놓이질 않았다.저들은 감춰둔 속셈도 많은데다 외국에서 자라서인지 정당하지 않은 술수도 곧잘
손건호는 요 며칠 해외에서 들어온 일가의 명단을 정리했다.그리고 강상철과 강상규를 방문한 인사들을 무진에게 보고했다.이쪽에 좋은 감정을 품지 않은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일이 좋을 리가 없다.무진도 알았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어찌 되었든 안금여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니까.이는 모든 일가가 본가를 염두에 두는 건 아니라는 증거다.미리부터 타초경사, 즉 풀을 베어 뱀을 놀라게 할 필요는 없다. 저들이 진짜 움직일 생각을 할 때, 진정한 강자가 무엇인지 무진은 저들에게 가르쳐 줄 작정이다.손건호가 옆에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보스, 저들에게 경고를 좀 할까요?”손건호는 무진의 깊은 생각을 모른다.다만 강상철과 강상규를 먼저 방문한 이들이 보스 강무진과 본가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점은 분명했다.최근 몇 년간은 본가가 언제나 최고 권위의 상징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탓에,저들은 본가를 우습게 여기는 것이다.경고를 주지 않으면 이 분노를 삼킬 수 없을 것 같은 손건호다.“됐어. 필요하다 싶으면 말할 테니 경거망동하지 마.” 뒤에서 호시탐탐 노리는 저들의 목표는 강상철, 강상규 쪽과 일치한다.저들은 본가의 실수를 찾으려 들고 있었다. 무진 또한 마찬가지로 저들의 약점을 찾고 있다.지금은 누가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느냐에 달렸다.“알겠습니다.”손건호가 우물우물 내키지 않는 듯이 말했다.무진은 손건호를 한 번 돌아볼 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뒷짐을 진 채 창가에 서서 저 멀리 시선을 던지고 있는 무진의 얼굴이 싸늘했다.안금여의 염려스러운 마음, 손건호의 불편한 마음을 어찌 그가 모르겠는가?하지만 방법이 없다. 급한 마음에 뜨거운 두부를 먹을 수는 없으니.천천히,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때가 되면 본가에 맞서는 인간들 모두를 깨끗이 쓸어버릴 것이다.이 일에 대한 보고를 마친 후, 손건호가 나갔다.무진이 서재 문을 열자 성연이 입구에 서 있었다.시계를 보니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평소 이 시간이면 잠이 드는 성연이기에
덕망이 높은 안금여는 남편 강상중이 세상을 뜬 후 강씨 집안에서 가장 존경받는 노인이다.귀국해서 안금여를 방문하러 오는 사람들 모두 선물을 가지고 왔다.평소 고택은 쓸쓸한 편이다.성연과 무진이 건너와야 좀 시끌벅적한 기운을 띌 뿐.그런데 지금 고택은 찾아온 많은 이들로 북적거렸다. 어떤 이들은 가족을 대동하기도 했으니.거실에는 아이들 장난치는 소리와 여자들의 대화 소리로 가득했다.그들과 떨어진 가장들은 모두 안금여 주위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었다.“회장님, 이건 제가 특별히 해외에서 골라 온 건강식품입니다. 지난번에 머리를 다치셨다고 들었는데, 이게 아주 효과가 좋습니다.”남자가 웃으며 선물을 내밀었다.이들은 강씨 집안 직계가 아니기 때문에 안금여를 ‘회장님’이라고 부른다.비교적 가까운 관계에서는 이렇게 부르지 않을 터.안금여가 고개를 숙여 선물을 슬쩍 쳐다보고는 차분한 표정으로 답례의 말을 했다.“생각이 깊군요.”앞으로 나와 선물을 받은 집사가 고용인을 시켜 창고에 가져다 놓게 했다.이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선물을 했고, 모두 집사가 옆에서 대신 받았다.만약 틀리지 않다면 이 선물들은 십중팔구 창고 안에서 먼지로 가득하게 될 터이다.안금여는 이들이 선물한 건강식품을 먹지 않을 것이다.이들의 태도가 비할 데 없이 좋아 보이지만, 사실 진심을 가진 이는 찾아볼 수가 없다. 시정잡배 같은 족속들로 하나같이 상대하기 힘들었다.모두 해외에서 자리를 잡은 이들로, WS그룹이 해외에도 지사를 두고 있기 때문에 강씨 집안에 기대려는 것이다.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자기네 가장들로부터 안금여와 친해지라는 명령을 받았다.오랫동안 그룹을 운영했던 안금여이기에 그 카리스마는 말할 것도 없었다.웃을 때는 그저 자상한 할머니 같아 보였다.하지만 조금이라도 굳은 표정을 지을 때면 차가운 눈빛에서 나오는 위압감이 대단했다.여자들은 서로 밀치락달치락하며 앞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결국 노란 원피스를 입은 한 여자가 일어서더니 안금여 앞으로 걸어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그제서야 자신들이 온 지 한참 지났지만 무진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 약혼녀는 말할 것도 없고.두 사람을 언급하자 안금여의 표정이 확연히 부드러워졌다.“성연이는 아직 학교가 파하지 않아서 나중에 무진이가 가서 데려올 겁니다.”“아직 학생이었군요.” 사람들이 놀라 서로 쳐다보았다.“학생이면 어때서?” 저들의 어감이 다소 좋지 않게 들리자 안금여의 표정이 냉랭해졌다.옆에 있던 사람들이 얼른 변명했다.“사실 좀 놀라서 그랬습니다. 지금은 다들 자유로운 연애를 추구하는 시대 아닌가요? 당연히 상관없지요.”“맞아요, 맞아. 외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인 걸요.”“강 대표가 어린 아가씨와 짝을 맺을 줄은 몰랐어요. 평소 좀 쌀쌀해 보이는 느낌이라 정말 믿기지 않는군요.”다들 한 마디씩 거들었다.회장 안금여의 눈 밖에 나서는 안되는 것이다.지금이야 안금여가 늙었다 해도 여전히 자신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인물이다.특히 강무진이 지금 회사를 접수한 이후, 본가의 위상은 더 높아진 게 사실이니까.저들이 하는 말을 들으며 안금여도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않았다.그러나 이후 누가 말을 걸어도 안금여는 그저 냉담한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다들 안금여가 화났음을 알고는 더 이상 말을 붙이지 못한 채 조용히 음식만 먹었다.수업이 끝난 성연은 즉시 교문으로 달려갔다.방금 수업 중에 교문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무진의 메시지를 받았다.무진을 오래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은 성연의 동작이 참으로 날랬다.차에 도착했을 때, 성연이 숨을 헐떡였다.차문을 열어 주던 무진의 눈에 땀을 뻘뻘 흘리는 성연이 보였다. 그 모습이 싫기는커녕 직접 휴지를 꺼내 이마의 땀을 닦아주었다.말끔히 땀을 닦아준 후, 무진이 성연의 뺨을 쓸며 말했다.“뭐가 그리 급해서?”“늦으면 무진 씨가 난처할까 봐요.” 성연이 가장 걱정한 게 바로 이것이다.무진의 말을 들으니 지금 고택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모두 해
백화점에서 흰색 원피스를 골라 입은 성연이 머리를 말아 올렸다. 그러자 그윽한 향기를 뿜는 한 떨기 작약 같은 모습이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웠다.성연이 전신으로 내뿜는 귀족적인 분위기와 카리스마는 옆에 선 무진에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흰색과 검은색의 조합이 이상할 정도로 잘 어울렸다.무진의 눈동자가 한순간 더 짙어졌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차를 몰고 고택으로 향했다.성연은 무진의 팔을 잡은 채 함께 차에서 내렸다.아니나 다를까, 고택의 거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서 있었다.두 사람이 등장하자, 성연을 본 사람들의 눈에 놀라움의 빛이 어렸다.무진이 눈썹을 찌푸린 무진이 성연을 뒤로 감싸듯이 앞으로 나서며 사람들의 시선에서 차단시켰다.이 자세는 분명 성연을 두둔하는 게 명백했다.무진은 성연을 자신의 여자로 대하며 성연에 대한 소유욕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고택 거실에 앉아 있던 사람들의 눈에 호기심이 가득 들어찼다.이전에 성연이 강씨 집안에 막 들어왔을 때, 강상철과 강상규는 무진이 시골 여자애와 결혼한 것에 대해 나팔 불지 못해 안달이었었다.약혼녀도 겨우 시골 촌뜨기밖에 안되는 폐물이라고 조롱했었다.그러나 지금 보니 성연의 온몸에서 귀티가 흘렀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겁먹지 않으며 적절하게 나가도 들어올 줄도 알았다.‘이게 어디 시골 계집애의 모습이야?’안금여는 이 작자들을 마주하고 있는 게 고역이었다.성연과 무진이 오는 것을 본 안금여의 미간이 확 펴졌다.안금여가 성연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성연아, 할머니한테 오렴.”성연이 얌전하게 걸어가며 안금여를 불렀다.“할머니.”다들 안금여와 성연이 서로 어떻게 대하는지 궁금해했다.그들은 안금여가 성연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심지어 무시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성연은 모임에 참석했을 뿐 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까지 얻은 듯 보였다.성연은 전혀 시골뜨기 같지 않았다. ‘설마 강상철과 강상규가 잘못 안 것은 아니겠지?’“여기 모두 우리 강씨 집안의 일가 친척들
선례를 남긴 사람으로 인해 무진이 성연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다들 알게 되었다. 그리고 누구도 더 이상 감히 도발할 생각을 못했다.고택에 모인 사람들 모두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안금여 주위를 둘러싸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얼마나 진심이 담겨 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성연은 안금여의 한쪽 옆에 앉아 자리를 지켰다.무진은 또 다른 반대쪽에 앉았다.무진의 맞은 편에는 슈트 차림의 중년 남성 두 명이 앉아 있었다.이 두 사람은 각각 할아버지의 사촌 동생들인 강상호, 강상현이다.무진과 이들의 관계는 보통이다.그러나 이전에 본가에 사고가 일어났을 때, 강상철, 강상규를 따라 본가에 무시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무진은 이런 모든 것들을 다 기억하고 있다.이들이 이번에 온 목적은 단순하지 않았다. 어차피 화해하려고 온 게 아니었다.이런 사람들을 마주하며 무진이 좋은 낯빛을 할 리가 만무하다.하지만 이들이 웃어른들임을 생각한 무진은 제대로 교육받은 대로 그저 웃어른으로만 대하고 있다.“눈 깜짝할 사이에 무진이 네가 이렇게 컸구나.”강상현이 감탄성의 발언을 했다.무진을 바라보는 눈빛에 약간의 연민까지 담겨 있는 것이 몹시도 위선적으로 보였다.“넷째 할아버님의 심려 덕분에 저는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강씨 집안에는 방계가 많은 편이다.강상철과 강상규는 친동생이다. 두 명의 사촌동생은 비록 직계는 아니지만, 호칭 서열에 따라 넷째, 다섯째 할아버지라고 불렀다.“무진이 네가 지금 회사를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다. 다리도 많이 좋아졌다니 정말 운이 좋았구나.”강상호가 불쑥 의미불명의 말을 꺼냈다.이들의 눈에는 무진이 이 모든 것을 가진 게 순전히 운으로 보이는가 보다.이들이 무진의 강함을 인정하려면 직접 눈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믿지 않을 터.그들을 말을 듣고 있던 무진의 눈이 깊이 가라앉았다. 그리고 잠시 가벼운 웃음을 터트린 후 고개를 들었다.“다섯째 할아버님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꿍꿍이를 품고 있다.하지만 안금여의 건강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는 사람도 있었다.할아버지의 사촌 여동생인 강영애는 안금여보다 약간 젊었다.하지만 건강이 예전만 못했다.그녀의 머리에는 새치가 적지 않아서 좀 초췌해 보였다. 또 정신 상태도 안금여 보다 좋지 않았다.이것은 오랫동안 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까닭일 것이다.또 몸을 돌볼 시간이 없었기도 했고.강영애는 젊었을 때 꽤나 유능한 사람이었다.당시 강영애의 집안에는 큰일을 감당할 만한 사람이 없어서 그녀를 내세웠다.그녀는 혼자만의 힘으로 집안을 지탱했으며, 회사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할아버지에게 중용되었다.하지만 스트레스도 엄청났지만 긴장을 풀 시간이 전혀 없었다.나이가 들자 그런 상태의 후유증들이 모두 몸에서 나타났다.그래서 입원을 밥 먹듯이 했다.안금여와 운경은 강영애의 상태를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강영애의 집안은 모두 자신들의 이익만 중시할 뿐 그녀에 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다행히 자기 가족들을 잘 알고 있던 강영애는 젊었을 적에 이미 자신의 미래를 위해 준비해 두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의 말로는 지금보다 더 비참했을 것이다.안금여도 강영애를 보자 감개무량했다.“아가씨, 우리 둘 다 못 만난지 몇 년 되었지요?”“맞아요, 올케. 어느덧 우리 둘 다 이렇게 늙었네요.” 강영애의 눈시울도 약간 촉촉해졌다.“아가씨, 요 몇 년 간 어떻게 지냈어요?” 망설이던 안금여가 강영애의 몸 상태를 물었다.지금 보기에 강영애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그렇죠 뭐. 올케도 그 사람들 알잖아요. 나는 지금도 그들과 같이 살지 않아요. 그 사람들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해.” 집안 사람들을 언급하는 강영애의 눈에 혐오감이 스쳐 지나갔다.그 말을 들은 안금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사람들이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예전에 아가씨가 희생한 건 다 잊은 거야?”강영애가 쓴웃음을 지었다.“그들 본성이 원래 그런 걸요. 나는 이미 익숙해요.”
조금 뒤에 고택에는 본가 사람들만 남았다.집안의 분위기가 점점 여유를 되찾았다.안금여가 시큰시큰한 등을 두드렸다.“이 사람들이 만약 몇 번만 더 오면, 내 수명이 아마 몇 년은 줄어들 거야.”‘이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은 정말 너무 귀찮아. 환심을 사려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그녀는 정말 그런 인내심이 없다.이를 본 성연은 안금여를 도와서 손으로 허리를 눌렀다.“할머니, 그들한테 화 낼 필요 없으세요.”‘단지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들일 뿐인데, 그들 때문에 자신의 심신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은 가치가 없어.’“나는 저들 때문에 내 속을 끓이지는 일은 확실하게 없을 거야. 단지 귀찮을 뿐이지.”안금여가 손을 흔들었다.자기 가족 앞에서는 안금여도 그렇게 망설이지 않았다.성연은 말없이 살짝 웃었다.그녀는 프로 같은 기술로 사람을 편안하게 주물렀다. 안금여는 가늘게 실눈을 떴다.운경과 무진은 한쪽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갑자기 운경의 핸드폰이 울렸다.핸드폰을 든 그녀는 위의 메시지를 한 번 보았는데, 다 본 후에 그녀는 완전히 멍해졌다.그녀의 멍한 표정을 본 무진이 의아해하면서 물었다.“고모, 왜 그래요?”“네 삼촌이 돌아왔어.” 운경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무진의 삼촌 강상문은 일찍 할아버지와 갈등을 일으켜서 해외로 보내져서 연수를 받았다.강상문도 기개가 있어서 요 몇 년 동안 아예 작정을 하고 돌아오지 않았다.운경의 유일한 친동생이라서 가족들이 모두 그리워했다.평소에 이런 자리라면, 그는 절대 참가하지 않을 것이다.이번에 그가 돌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만약 안금여가 알게 된다면 틀림없이 매우 기뻐할 것이다.“삼촌이 돌아오면 좋은 일 아닌가요?” 무진이 운경의 표정을 살폈다. 곧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그러나 그도 운경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틀림없이 감격했을 것이다.요 몇 년 동안, 모두들 강상문은 여전히 할아버지를 원망하기 때문에 돌아오지 않는 거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안금여는 그에게 더욱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