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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그녀를 아낀다

거실 장식을 끝낸 후 이상은 없는지 구석구석 확인까지 마무리한 성연은 직접 사온 재료로 운경의 생일 음식을 만들 참이다.

무진도 그 옆에서 거들기 시작했다.

다시 봐도 무진이 음식을 하는 모습은 성연에게 적잖은 충격을 던져 주었다.

‘아, 지난번에 먹었던 야식이 무진 씨가 준비했던 거지’라는 생각을 하니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안금여의 말에 따르면 무진은 혼자 생활한 시간이 많았다고 하니까.

‘음식을 할 줄 아는 것도 정상적인 일이겠지.’

무진 같은 류의 사람은 음식을 하는 것보다 배달을 시키는 게 더 이상해 보이긴 했다.

능숙한 동작으로 칼질을 하는 무진을 보면서 성연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마음 놓고 재료를 손질하던 일에 집중했다.

성연이 고생하는 게 안타까운 무진.

하지만 오늘의 세프는 성연이인 이상 말릴 수도 없는 노릇.

그래서 손질하기 힘든 재료들은 모두 무진이 미리 다듬어 놓았다.

성연이 간단한 것들만 다듬으면 되게.

재료 손질이 끝난 후에는 무치고 볶고 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옆에서는 미역국을 끓고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는 성연을 본 무진이 휴지로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며 말했다.

“내가 할게.”

성연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이 정도는 내가 할 수 있어요.”

성연이 끝까지 버티자 무진도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저 옆에서 양념병을 건네고 땀을 닦아주며 최대한 일을 덜어주기 위해 애썼다.

성연이 한 가지 한 가지씩 음식을 만들어 푸짐한 생일 상을 차렸다.

상 차림이 끝나자 성연은 무진과 함께 할머니 안금여를 모시러 고택으로 향했다.

안금여는 두 사람과 함께 운경의 저택에 도착했다.

그 때까지 운경은 백화점에 있었다.

오늘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남편 승호가 함께 쇼핑을 하자며 자신을 데리고 나왔다.

그리고는 영화를 보며 데이트 중이었다.

운경이 보기에 오늘 승호는 평상시와 많이 달랐다.

평소 자신을 무척 아끼고 잘했다. 남편 조승호는.

하지만 뒤에서 든든히 받쳐줄 줄이나 아는 목석 같은 남편은 데이트에는 잼병이다.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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