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성은 술에 취해 클럽에서 나왔다. 술에 취해 몸이 휘청거렸다.악당 녀석들은 모두 술에 취해서 서로를 돌볼 겨를이 없었다.강진성은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다. 스스로 걸을 수 있을 정도이니. 녀석들은 바로 취해서 인사불성이 되었다.강진성은 대리운전을 불러 돌아가려고 했다.그런 일을 하고도 집에 가지 않은 채 외박을 한다면, 그걸 할아버지가 아시게 된다면 그의 다리를 부러뜨리고도 남을 것이다.골목을 지날 때 눈앞이 캄캄해졌다. 마대자루로 머리가 덮인 채 끌려가 한바탕 두들겨 맞았다.때리는 사람이 손이 아주 매웠다.강진성은 온몸이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강씨 집안의 셋째 도련님으로 군림하던 그를 감히 누가 때린다는 말인가?강진성은 즉시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당신들 누구야? 날 왜 때리는 거야? 너희들 내가 누군 줄 알아? 나 강씨 집안의 셋째 손자야. 만약 니들이 누구인지 알게 되는 즉시 반드시 끝장 낼 줄 알아!”그를 때리던 사람은 그런 강진성을 보며 입가를 당겼다.‘이 지경에도 저런 말을 하다니.’‘강진성은 정말 구제불능일 정도로 어리석군.’그렇게 쉽게 자신들이 누구인지 그에게 알려주겠는가? 그럼 머리에 마대를 씌울 필요가 뭐 있다고.더군다나 때릴 만큼 다 때렸으니 자신의 신분을 밝힐 기회는 결코 없을 터.돼지 같은 강진성은 자신이 엄청 똑똑한 것처럼 자랑한다.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그러는 건지.검은 옷을 입은 두 사람은 아무 말없이 묵묵히 강진성을 때렸다. 때리는 동작이 점점 세졌다.신분을 밝혀도 소용없었다.강진성은 더 이상 이렇게 맞으면 곧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무서워서 어쩔 줄 모르다가 방법을 바꾸기 시작했다.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때리지 마, 때리지 마, 원하는 거 다 줄게. 때리지 마.” 강진성은 자신이 여기서 죽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저도 모르게 오한이 났다.‘대체 누구야?’‘어쨌든 강씨 집안 사람인데 도대체 누가 감히 그를 때린다는 말이야?’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
강진성은 강씨 집안의 사람이다.강씨 집안은 북성에서 진짜 명문 집안이었다.강씨 집안과 관련한 무슨 조그마한 얘기거리도 각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강씨 집안 셋째 손자인 강진성은 거의 반 공인이라 할 수 있었다.그날 저녁, 즉시 어떤 사람이 강진성이 입원했다는 소식을 찍어 가십 기사 상단에 올려놓았다.그가 얻어터진 일이 떠들썩하게 전해졌다.주인이 있는 여자를 데리고 놀다가 이런 일이 생겼다는 소문이 돌았다.기사 아래에는 조롱하는 댓글들도 있었다.“정말, 어떤 사람들은 돈만 있으면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야. 여자들이 원하지 않는데도 기어코 주인이 있는 여자를 건드리다니, 정말 천박해.”“아마 부자들은 이런 자극적인 걸 좋아하는 모양이야. 퉤, 정말 맞아도 싸.”“한 마디만 하자면, ‘쓰레기 같은 상류사회’.”아래에서는 열띤 토론을 벌였다.WS그룹의 주식은 이것 때문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지금 회사를 관리하는 사람이 강진성이 아니라 강무진이니까.그래서 모두들 강진성의 일을 우스갯거리 안주로 삼았다.본가와 둘째, 셋째 일가가 서로 사이가 안 좋다는 소문이 돌았다. 회사를 깨끗하게 떼어낸 채로.강진성 자신의 품행에 문제가 있을 뿐이라는 듯.물론 이 소식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내용이었다.그러나 이 소문을 들은 강상규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집사가 신문을 강상규 앞에 가져다 놓았다.앞에 있는 신문을 보던 강상규는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이 개자식!” 그렇게 많은 돈을 배상해야 할 줄은 몰랐다. 강진성의 기억력이 전혀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클럽까지 가더니 거기서도 조심할 줄 모르고 그런 일을 당했다.정말 그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집사가 옆에서 보더니 말했다.“사장님, 도련님이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이렇게 영문도 모른 채 얻어맞았으니 억울한 마음이 많이 들 겁니다.”집사가 말을 안 했으면 그래도 나았을 텐데, 집사의 말을 듣던 강상규는 속으로 더 화가 치미는 것 같았다.“억울? 그 놈이 억
주말에 옷을 갈아입고 내려오던 성연은 무진이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아침 먹어, 내가 너를 데리고 갈 데가 있어.”무진이 성연에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성연의 눈이 반짝였다.“나 데리고 놀러 가려고요?”한동안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무진이 서프라이즈를 선물하면 좋겠다.“다 먹으면 알려줄게.”무진이 일부러 뜸을 들였다.성연은 식탁으로 가서 아침을 먹었다.그리고 무진을 따라 차에 올랐다.길에서 성연은 줄곧 참으면서 무진에게 묻지 않았다.‘약간의 신비감을 남겨두는 것이 좋아.’그러나 성연은 기다리다가 무진이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왔다는 것을 발견했다.성연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무진 씨, 나를 데리고 병원에 왜 왔어요?”“강진성이 입원을 했어.” 무진이 담담하게 말했다.성연은 곧 깨달았다.‘그러고 보니 무진 씨는 나를 구경꾼으로 데리고 온 거야.’무진이 병실로 가는 동안에 성연은 강진성에 관한 뉴스를 싹 훑었다.‘와, 정말.’‘꼴 좋군.’‘이 정도는 응징해야 강진성한테 딱 맞다고 할 수 있지.’병실에 거의 도착했을 때, 성연은 비로소 느릿느릿 휴대전화를 넣었다.그들이 병실로 갔을 때, 병실에는 강진성 혼자만 있었다.그는 팔에 깁스까지 하고 있어서, 보기에 약간 처량한 느낌이 들었다.성연은 전혀 불쌍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속이 시원했다.그녀 같은 소인배는 마음속으로 박수를 쳤다.‘정말 잘 때렸어.’무진은 일부러 성연을 데리고 온 것이다.그는 옆에 서서 강진성을 바라보았다.“괜찮아? 할머니가 특별히 나보고 너한테 병문안 다녀오라고 당부하셨어. 어쨌든 모두 강씨 집안 사람이니, 사촌 형인 내가 한 번은 보러 와야지.”깁스를 한 강진성의 낭패스러운 모습이 무진에게도 보였다.기분이 극도로 나빠진 강진성이 거짓 웃음을 지으면서 대답했다.“형님, 고맙습니다. 괜히 형님을 번거롭게 왔다 갔다 하게 하는군요.”무진이 절대 일부러 그런다는 것을 알았다.‘일부러 자신을 보고 비난하러 온 거야.’‘
병상에 누운 강진성은 반항할 능력도 없이 나른했다.평소처럼 목을 뻣뻣이 세우는 모습이 전혀 없었다.패배한 수탉 같은 모습이 아주 재미있었다.성연도 당연히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눈빛에는 조롱이, 말투에는 경멸도 섞여 있었다.“이번에 팔이 부러졌으니 다음에는 불구가 될 수도 있겠어요. 여자를 놀릴 때는 조심해야 해요.”강진성은 성연 때문에 피를 토할 정도로 화가 났다.그는 이 일이 무진이 한 짓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털어놓을 수가 없었다.심지어 감히 무진과 큰 소리로 말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팔이 아직도 은근히 아팠다. 그는 지금 감히 무진을 쉽게 건드리지 못했다.그는 때린 놈들은 무진이 찾은 놈들임을 잘 알고 있었다.그 날조된 소문 또한 강무진이 퍼뜨렸을 것이다.강진성은 정말 입이 있어도 열기 어려웠다.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도 몰랐고,답답해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성연은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했다.‘강진성 본인은 집안의 잔치에서 자신이 어떻게 무진을 괴롭혔는지 모를 거야.’‘이제 거꾸로 됐어.’‘정말 음지가 양지가 되고, 양지가 음지 되는 거야.’무진과 성연도 빈손으로 온 것은 아니었다.제대로 본때를 보여 주기 위해서, 그들은 또한 마음대로 과일 바구니도 하나 샀다.성연은 자신이 사온 것이니 안전하다고 생각했다.바로 옆에 있는 과일을 집어 든 그녀는 씻은 뒤에 의자에 앉았다.강진성 맞은편에 앉아서 한 입 베어 물었다.“이야, 이 사과 정말 꿑처럼 다네.”강진성도 방금 밥을 먹어서, 원래는 배가 고프지 않았다.그러나 성연이 과일을 먹는 모습을 보고는 사과를 쳐다보며 침을 삼켰다.성연은 일부러 놀라며 말했다.“왜요? 도련님도 먹고 싶어요?”강진성은 성연에게 딱 걸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의 얼굴이 즉시 붉어졌다. 그러나 그것은 화가 난 것이었다.그는 가볍게 두 번 기침을 했다. “먹고 싶은 게 아니에요.”성연은 아주 대범한 모습으로 말했다.“아이 참, 먹고 싶으면 말해도 말하세요. 사촌형과 사촌 형
집으로 돌아갈 때, 성연은 기분이 아주 좋았다.강진성의 그런 모습을 생각하면, 한 마디로 일 년 간의 웃음 포인트를 도맡은 기분이었다. 기분이 안 좋을 때 떠올리며 음미하면 되겠다 생각했다.그녀는 정말 마음이 상쾌했다.나온 후에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여기 풍경이 괜찮은 것 같아요.”‘여긴 개인 병원인 것 같은데 환경이 좋아 보이네.’“그럼 구경하자.” 무진이 그녀를 데리고 걸어갔다.병원 중앙에는 사람 꽃도 많이 심어서 예뻐 보였다.성연이 먼저 무진의 팔을 붙잡았다.무진의 몸이 움찔했지만, 곧 평소의 모습을 되찾았다.성연이 남들 앞에서 이처럼 먼저 다가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무진의 마음도 따라서 반쯤 누그러졌다.성연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래도 괜찮아, 그녀가 온전히 내 곁으로 돌아왔으니.’만약 정말 무슨 일이라도 일어났다면, 무진은 절대 저들을 용서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 또한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이런 생각을 하자 무진의 표정이 갑자기 싸늘해졌다.성연은 가까이 있어서 무진의 감정을 느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무진을 바라보았다.“왜 그래요? 갑자기 기분이 안 좋아요?”“아니야.” 무진이 고개를 저었다.성연이 더 이상 묻지 않자, 잠시 멈추었던 무진이 계속 말했다.“그냥 너한테 무슨 일이 생겼다면, 내가 어떻게 할까, 그런 생각을 했어.”그 말을 들은 성연은 갑자기 목이 메이는 것 같았다.마음이 복잡했다.‘무진이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은, 그가 무척이나 두려웠다는 걸 말하는 거겠지.’‘그를 그렇게 걱정시킨 사람은 바로 나야.’그녀의 마음이 어떻는지 잘 모르겠다.그녀는 일부러 가볍게 웃었다. “지금 내가 옆에 있잖아요? 괜찮을 거예요. 겁내지 말아요.”무진은 성연의 어깨에 머리를 묻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그는 마치 다음 순간에 성연이 그의 품에서 빠져나가기라도 하는 것처럼 꽉 안았다.성연이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나는 괜찮으니까 정말 이럴 필요 없어요. 무진씨.”그녀는
성연은 자신의 뺨을 두드렸다.‘요즘 너무 억지를 부리는 것 같은데, 왜 걸핏하면 감동하는 거야?’그녀는 마음속의 감정을 억누른 채 집으로 돌아오자 안금여가 와 있었다.소파에 앉아 있는 안금여에게 집사가 차를 타 주었다.찻잔을 들고 가볍게 한 모금 마신 안금여가 무진과 성연 두 사람이 함께 들어오는 모습을 바라보았다.안금여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자 성연이 먼저 안금여에게 안부를 물었다.미소를 지은 안금여가 무진을 바라보며 표정이 다소 어두워졌다.“강진성은 어떻게 된 거냐?”무진이 대답했다.“두 손이 부러졌답니다. 어차피 죽지도 않을 텐데, 잠시라도 나쁜 짓은 못하겠지요.”무진이 이렇게 한 까닭은 강진성에게 작은 교훈을 주고 싶었을 뿐이다.이 일은 강상규가 시작한 것이다.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건드린 만큼 강상규 역시 잘 지낼 생각은 말아야지.강상규 쪽으로는 강진성 외에 없었다.하루 종일 강상규는 종일 ‘진성이 이 못난 놈’을 읊지만, 그러나 무진은 알고 있다. 강상규가 자신의 혈육을 가장 아낀다는 것을.그렇지 않았다면 강진성을 저렇게 키우지도 않았을 터.그는 지금 강진성의 한쪽 손만 베었다. 그것도 가볍게.강상규에게 주는 경고였다. 건드리지 말하야 하는 것은 건드려서는 안된다는.강상철, 강상규 그리고 자신 강무진, 이 세 사람은 모두 견제와 균형의 관계이다.그들은 자신을 건드릴 수 없었다. 무진 역시 마찬가지로 꺼리는 부분이 있다.그러나 무진은 다른 사람을 건드릴 수는 있었다.이 역시 강상철과 강상규가 그에게 가르쳐 준 바였다.무진의 말을 들은 안금여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다음에 저들이 다시 감히 우리 성연이를 건드린다면, 보름 동안 누워 있는 것 정도로 끝나지 않을 거다.”안금여가 볼 때 죽지 않으면 된 것이다.강진성의 상처는 성연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다행히 성연은 마음이 강했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당시 엄청 놀랐을 테지.두 사람 모두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던 성연은 조금 전 눌러 둔 감정
성연은 안금여와 함께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강진성을 보면서 교훈을 얻었지만 성연이 걱정하기 시작한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강상규가 이 일을 빌어 무진을 증오하지 않겠는가?외국에 있을 때 그들은 하마터면 무진을 죽일 뻔했다.이번에 강진성이 부상을 당했으니 강상규는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겉으로 대놓고는 건드리지 못할 터.뒤에서 또 어떤 일을 벌일까 걱정이다.강상철과 강상규는 잔인하고 수법도 악랄했다. 성연이 직접 본 적도 있었다.성연은 무진이 자신 때문에 강상철과 강상규의 증오를 산 게 아닌지 걱정이었다.그러나 고택에 있으며 성연은 줄곧 참고 말하지 않았다.엠파이어 하우스로 돌아왔을 때 비로소 입을 열어 물었다.“무진 씨가 그런 거 강상철, 강상규가 틀림없이 알게 될 텐데. 그들이 당신을 귀찮게 하지 않을까?”무진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큰 소리쳤다.“그들이 만약 문제를 일으킨다면, 그것도 괜찮아. 직접 치워버리지 뭐.”성연은 무진이 강상철과 강상규를 정리하려는 생각을 한 지 오래되었음을 알아차렸다. 많이 움직일수록 허점도 더 많이 드러날 테니, 무진에게는 드문 기회이기도 할 터.“조심해요.” 잠시 생각하던 성연이 여전히 당부하는 말을 잊지 않았다.성연이 이마를 잔뜩 찡그린 것을 본 무진이 갑자기 웃었다. 입으로 호선을 그리며 말했다.“나 걱정하는 거야?”성연은 그의 웃음이 좀 이해가 안되었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너 이거 좀 쓸데없는 말 아니에요?”무진이 갑자기 다가와 몸을 기울여 성연을 품에 안았다.성연은 무진을 밀어내려고 애썼다.손이 무진에 닿으려 할 즈음 멈췄다.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무진은 이렇게 성연을 안고 턱을 그녀의 어깨에 얹었다.“나는 무척 기분이 좋아.”“뭐가 좋아요?” 성연이 입을 삐죽거리며 내는 목소리가 좀 막힌 듯했다.“네가 날 걱정하는 게 기분이 좋아.”무진이 솔직하게 말했다.예전에는 자신에 대한 성연의 감정이 줄곧 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았다.최근에 일어난
강진성은 손이 부러졌고 성연의 납치도 철저히 실패로 돌아갔다.강상철과 강상규가 회합을 가졌다.강상철은 강상규의 맞은편에 앉아 침울하게 말했다.“동생, 이번에도 너무 무모했다.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 그렇다 치고 손자도 지키지 못했으니.”이번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해 강상규도 속으로 화가 난 상태였다.그래서 강상규가 비아냥거렸다.“지난번 일헌이 출국한 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이득도 얻지 못하지 않았습니까?”강상규는 모두 도토리 키 재기일 뿐이니 누가 누구를 말할 게 못된다는 뜻.그리고 자신들과 강상철은 서로 협력 관계의 파트너이니 자신도 계속 소소한 일들을 하며 강상철의 문책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뜻.“동생, 내가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지 않느냐? 지난번에 너에게 조심하라고 당부했잖니? 그런데도 말을 안 듣고는.” 강상철의 어투가 많이 차분해졌다.“형님, 그 말씀은 타당치가 않습니다. 이게 조심한다고 피할 수 있는 일입니까?” 강상규가 시큰둥하게 말했다.두 사람은 한동안 서로 원망하다가 금방 차분해졌다.지금 무슨 말을 해도 일의 근본을 해결할 수 없음을 그들은 알았다.어디까지나 같은 편인 그들 사이가 어색하게 되는 것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다시 이성을 찾은 강상규가 먼저 강상철에게 사과했다.“형님, 미안합니다. 진성이 손을 다쳐서 마음이 무척 괴롭습니다. 귀에 좀 거슬렸던 말들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강상규도 강상철에게 물러날 길을 열어주었다.그는 강상철이 줄곧 체면을 중시한다는 것을 알았다. 만약 그가 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강상철은 고개를 숙이지 않을 것이다.강상규의 말을 듣던 강상철의 표정이 많이 누그러졌다.“동생, 네 심정은 내가 이해한다. 나도 잘못 말한 부분이 있어.”두 사람은 서로 사과한 후에 또 다시 좋은 협력 관계가 되었다.그렇게 오랫동안 함께 일한 그들이니만큼 서로의 습관에 대해서도 훤하다.혼자라면 불가능하다.서로 힘을 합쳐야만 본가를 무너뜨릴 수 있었다.강상규가 턱을 매만지며 말했다
무진이 이 연회에 참가한 목적은 달성했다. 원래 WS그룹과 협력하다가 지금 잇달아 등을 돌린 중소 가문 사람들은 모두 무진이 오자 어색하고 괴로웠다.연계진에게 간 무진은 작별 인사를 잘하고 싶었다.“연 회장님, 당신이 주최하는 파티에 참석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러나 인원 수가 여전히 좀 적은 것 같군요. 다음에 시간이 있으면 우리 그룹에 오셔서 좀 떠들썩하게 보내세요!”무진의 편안하고 무관심한 듯한 표정은 이 배신자들을 전혀 안중에도 두지 않는 듯했다.연계진의 표정이 순간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그 말 속의 비꼬는 뜻은 누구나 다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기에. 작은 눈을 가늘게 뜬 연계진은 억지로 웃는 척하면서 대답했다.“기회가 되면 반드시 참석하겠습니다. 필경 WS그룹과 강씨 가문이야말로 운성에서 가장 큰 기업인 데다가 남쪽에서 가장 강한 가문이니까요.”“과찬이십니다!” 무진은 부인하지 않았다. 결국 상대방의 말이 사실이기에.무진이 성연에게 다가갔을 때, 성연은 여전히 진혜선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늘 밤 파티에 참석한 가문들의 수준은 대충 파악했다.‘아무리 들어봐도 그리 강하지 않은 것 같고, WS그룹에도 별 손해가 없는 것 같아.’‘심지어 이들 가문이 연운그룹에 몸을 의탁하는 건 WS그룹에 오히려 도움이 돼. 이들 가문에서 운영하는 기업의 수준도 높지 않고 기술력도 좋지 않기 때문에, 조만간 도태될 범주에 처해 있었어.’조수경은 줄곧 성연과 진혜선을 주시하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많은 남자들의 눈빛이 모두 두 여자에게 쏠려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질투가 난 조수경은 미칠 것 같아서 마음속에서 욕설을 퍼부었다. ‘두 천한 X들이 분명히 남자들을 유혹하려고 이렇게 요염하게 옷을 입은 거야.’무수한 생각들이 조수경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렇게 두 X들이 위세를 떨치고 그냥 가게 내버려 둘 수는 없어.’‘반드시 망신을 당하게 해야 돼!’눈을 가늘게 뜬 조수경은 옆에 있는 종업원의 귓가에 작은 소리로 당부했다.표정이
“아저씨, 아저씨는 이제 시간을 끌기만 하면 돼요. 나머지 일은 제가 해결할게요. 아저씨도 기꺼이 상철이 형이 WS그룹에서 이렇게 여러 해 동안 일하도록 하셨죠. 저는 당연히 아저씨를 믿어요. 게다가 혜선이는 연계진을 좋아하지 않아요. 이 혼인도 이렇게 마음대로 결정해선 안 돼요!”진양산과 한참 이야기를 나눈 무진은 마지막에 달래는 말을 했다.무진은 진교철이 결국 이렇게 지나친 행동을 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진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을 변칙적으로 가택연금 시켰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외출할 때는 모두 암암리에 미행하면서 진양산과 외부의 교류를 단절시켰다.협박하는 방식은 더욱 치욕스러웠다.진양산이 일찍이 해외에서 사업을 할 때 그다지 영광스럽지 못한 일들이 있었다. 국내였다면 그 일들은 결국 운성시에 도움이 되기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국외의 일부 부문에 있어서는 아마도 타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진교철은 큰아버지가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으면 해외로 잡아가서 감옥에 보내겠다고 협박했다.물론 진양산 본인은 두렵지 않았다. 진양산이 걱정하는 것은 진교철이 이것을 가지고 진상철과 진혜선 남매를 위협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두 남매는 사촌 동생의 뜻대로 파견을 나가야 할 것이다.그래서 그는 아예 자신이 이 협박을 끌어안기로 작정했다. 진씨 가문이 WS그룹을 벗어나 연운그룹과 함께 하기로 구두로 동의한 것이다.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자, 무진은 마음속에 진교철을 철저하게 유념하게 되었다.그리고 진양산의 입을 통해서 진교철이 지금 마침 유럽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돌아가면 곧바로 샤넬 가문에 연락해서, 그들 쪽에서 진교철을 체포할 방법을 강구하게 해야겠어.’무진이 진양산의 곁을 떠나자마자 연계진이 다가와서 음산한 표정으로 말했다.“지금 강씨 가문과 접촉하는 건 적절하지 않습니다! 알아들으셨어요? 그렇지 않으면 진교철 씨 쪽에서 아주 불쾌하게 생각할 겁니다.”연계진이 온화하게 말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경고의 냄새가 짙었다.
당연히 성연을 본 조수경도 두 눈을 크게 뜨고 포악한 기색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저 천한 X이 파티에는 왜 왔어?’‘게다가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저렇게 요염하게 입은 거야? 결혼한 다음에 오히려 이 길로 나서겠다는 거야?’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조수경에게 뜻밖에도 성연이 먼저 다가갔다.‘이 여자는 할머니와 고모를 속였을 뿐만 아니라 무진 씨도 배신했지! 애초에 모질게 마음먹고 관대하게 놓아주지 말았어야 했어.’ 성연은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조수경 씨, 오랜만이에요! 듣자니 지금 연운그룹의 임원이라고 하던데? 당신이 어떻게 임원이 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군요? WS그룹의 내부 자료하고 자리를 바꾼 거 아닌가요?”조수경은 성연이 이렇게 달변으로 변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성연이 사실을 콕 집어내자, 어색한 표정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억지로 침착한 척했다.“송성연 씨, 결혼 전과 결혼 후가 그야말로 완전히 딴판이네요! 이제 결혼도 했는데 굳이 왜 이렇게 예쁘게 차려 입었는지 나도 궁금하군요.”“칭찬해줘서 고마워요. 그런데 잘못 생각한 모양이네요. 난 뭘 입어서 예쁜 게 아니라 줄곧 예뻤어요!”성연의 말에 조수경은 말문이 막혔다. 원래 조롱하려던 말이 목에 걸리면서 표정은 더욱 좋지 않았다.“송성연 씨, 오늘 저녁 연회의 호스트인 제가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야겠지요. 당신이 나를 찾았는데 무슨 필요한 게 있나요?”기세를 지키기로 작정한 조수경이 턱을 치켜들고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오늘 밤, 우리 연운그룹의 연회를 봤어요? 운성의 이렇게 많은 여러 가문들을 초청했어요. 다음에는 당신네 WS그룹과 정식으로 경쟁 관계가 되겠지요. 송성연 씨, 당신이 당신 남편을 잘 내조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성연은 말로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건 아직도 자신이 잘 적응하지 못했다고 느꼈다. 그래도 여전히 앞서의 태도대로 행동하면서 눈동자에는 혐오감을 드러냈다.“조수경 씨, 당신이 WS그룹을 배신하고 할머니와 고모를 속인 일은 조
연계진의 환하게 웃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무진이 정말 참석할 거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일부러 도발하기 위해서 초청장을 보냈는데, 무진이 와도 망신만 당할 뿐이라는 걸 깨닫게 하기 위해서였다.그러나 무진의 표정에 드러난 자신감과 얼굴에서 발산되는 담담함, 그리고 시선이 지나가는 곳마다 크고 작은 가문의 자제들이 잇달아 머리를 숙이는 장면들.의심의 여지없이 연계진에게 진정한 제왕 앞에서 매수와 포섭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말하고 있었다.시선도 마주치지 못 하는 것이 바로 무진의 강력한 억지력이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가슴 속에 응어리가 지자, 연계진의 눈빛이 굳어졌다.바로 무진의 앞으로 걸어가자 두 사람의 눈빛이 부딪쳤다. 그러나 무진의 깊은 눈빛 속에는 짙은 경멸이 스쳐 지나갔다.연계진은 화가 났지만, 겉으로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강 대표께서 와 주셔서 정말 오늘 밤 이 파티를 영광스럽게 해 주셨군요!”“연계진 씨, 당신이 초청장을 보냈으니 제가 반드시 와야지요. 만약 오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은 내가 당신을 무서워하는 줄 알겠지요!”무진은 연계진에게 어떤 체면치레도 시켜주지 않고 바로 연계진의 이름을 언급했다.“하하, 강 대표께서 중시해 주셔서 저 연계진도 좀 긍지를 느낄 수 있겠습니다.”연계진의 무진의 시선이 계속 충돌하자, 주위의 모든 손님들은 호기심 가득히 주목했다.두 사람의 강한 카리스마 때문에 실내 공기마저 올라가는 듯했다.그러나 은인자중하는 연계전은 무진의 날카로운 눈빛에 계속 맞설 수 없었다.무진의 눈빛이 압박하자, 불편해진 연계진이 시선을 옮기려고 했다.“연계진 씨, 지금은 당신도 꽤 성과를 거둔 편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사업을 잘 관리해야지요. 운성에서는 위세를 부리지 마시기 바랍니다.”이 말은 경고의 의미가 짙었다.기세에서 패배한 연계진의 안색이 변했지만, 눈빛을 깜빡이더니 곧 웃는 표정을 지었다.웃는 얼굴로 무진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했다.이 순간, 연계진도 자신이 모욕을 당했다고 느꼈다.
진양산과 진혜선의 출현은 일시에 다른 참석자들의 시선을 끌었다.연운그룹에 의탁하기로 결정했지만 강씨 가문에의 미움을 살까 봐 걱정하던 사람들은, 진씨 가문 사람들이 등장하자 일시에 의구심을 떨쳐버렸다.‘진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 진혜선 양이 연계진 씨와 결혼한다는 게 사실인 모양이야.’‘이렇게 되면 연씨 가문의 세력은 틀림없이 더욱 공고해질 거야. 어쩌면 정말 WS그룹에 도전할 수 있을 지도 몰라.’여러 손님들이 술잔을 권하며 안부를 묻자, 진양산은 속으로는 거북했지만 그래도 표정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진혜선은 재벌 2세들과 교류하고 싶지 않아서 조용히 한쪽에 앉아 있었다.“진혜선 씨, 안녕하세요. 저는 연 회장님의 비서 조수경입니다!”진혜선의 앞에 간 조수경은 술잔을 들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진혜선 씨와 한 잔 할 수 있을까요?”미소를 지으면서 진혜선이 재빨리 거절했다.“미안합니다. 제 주량이 좋지 않아서 마시지 않겠어요. 조 비서님은 아주 우수한 분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저를 놀리시는 거죠. 제가 회사 운영에 대한 지식은 조금 알고 있습니다만, 진혜선 씨야말로 정말 해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셨잖아요. 하지만 과연 진씨 가문이에요. 사람들이 그렇게 뛰어나도 모두 당신처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건 아니랍니다.”조수경이 웃으면서 하는 말 속에 조롱이 담겨 있다는 걸 진혜선도 알아차리지 못했다.술을 마실 기회조차 주지 않자 조수경은 차갑게 경멸할 뿐이다. ‘세상에는 진혜선이 속세의 음식을 먹지 않는 것처럼 소문이 자자하던데 정말 그렇네.’‘이런 여자는 연계진이 좋아하지 않을 거야.’“진혜선 씨, 오늘은 우리 연운그룹에서 한턱내는 날입니다. 만약 필요하신 게 있으면 사양하지 마시고 언제든지 저를 찾으세요.”조수경은 인사치레로 말한 뒤 혼자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조수경 씨는 정말 유능하세요! 사실 저도 조수경 씨야말로 연 회장님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혼약은 정말 제 본의가 아니니까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니버설 호텔 8층의 연회장.오늘 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운성 전체의 상류층으로 모두 상장회사의 CEO급이다.파티의 주최자인 연계진은 이런 화려한 느낌에 대단히 만족했다. 끊임없이 각 가문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고, 샴페인잔을 부딪치면서 미래의 협력에 대해 이야기했다.이런 모습은 연계진 자신의 손에 의해서 연씨 가문의 과거 영광이 다시 돌아왔다고 느낄 정도였다.검은색 원피스 차림의 조수경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붉은 입술과 요염한 눈빛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마치 이미 연계진의 부인인 것처럼 입가에 미소를 지었고, 가능한 한 모든 손님들과 접촉하면서 손님들의 마음속에 자신의 인상을 새기기를 원했다.‘그런 인상이 확고해져야 연계진이 진혜선과 결혼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나를 연계진의 진정한 여자라고 인정하게 될 거야.’강한 여자가 된다고 생각하니 조수경의 마음은 즐거웠다.이때 진씨 가문의 현재 가주인 진양산이 성큼성큼 연회장으로 들어섰다.그 뒤로 투 톤의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탁월한 몸매의 진혜선이 발걸음을 내디뎠다.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청년들의 마음속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다.진혜선은 더없이 아름다운 모습이었다.순간 조수경은 사람들이 자신을 진혜선과 비교했다는 걸 알아차렸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면서 진혜선을 흘겨보았다.‘괜찮아, 연계진은 단지 이익 때문에 저 여자와 혼인할 뿐이지, 정말 저 여자를 좋아하는 건 아니야. 게다가 진혜선이 좋아하는 남자는 강무진이 맞아. 진혜선이야말로 송성연의 경쟁 상대야.’조수경은 마음속으로 진혜선도 마찬가지로 성연을 적으로 간주한다면, 자신과 진혜선이 함께 협력해서 성연을 대처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수경아, 내가 가서 좀 접대할게.” 연계진의 눈빛에는 부드러움이 어려 있었다.“네,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조수경은 마음 놓고 연계진의 손목을 놓았다. 결국 진씨 가문 사람이 왔으니 조수경은 잠시 억울함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진양산과
병원의 초음파검사실.한 여의사가 화면을 보고 있었고, 성연도 좀 긴장된 표정이었다.“축하해요, 송성연 씨. 아주 건강한 쌍둥이예요! 벌써 한 달 반이나 됐네요.”“우리 병원에 임산부의 지식 수첩이 있으니까 가져가서 많이 보면서 알아두세요. 나중에 우리 병원 산부인과에서 출산하실 생각이라면, 연락처를 드릴 테니까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문의하시면 됩니다.”만면에 미소가 가득한 의사가 부드럽고 열정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성연은 정말 놀랍고 기뻤다. ‘처음부터 바로 쌍둥이를 임신하다니. 하늘이 너무 큰 선물을 주셨어.’‘시간을 따져 보니 무진 씨하고 처음 관계를 가졌을 때 임신한 게 분명해.’‘한 번에 임신이 되다니! 무진 씨의 능력도 정말 대단한데!’성연은 또 의사와 의견을 나누었다. 의사인 자신이 난치병에도 대처할 수 있지만, 오히려 정상적인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는 아직도 배워야 할 지식이 적지 않았다.병원에서 나왔을 때, 성연의 마음은 날아가는 듯했고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했다.‘할머니와 고모에게 소식을 알려 드리면 기뻐하시면서 어떤 모습을 보이실까?’‘그리고 무진 씨는 또 어떤 반응일까?’서한기는 성연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궁금했지만, 임신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보스, 의사가 중병으로 오진해서 공연히 놀라셨습니까? 왜 이렇게 기뻐하세요?”성연은 어이가 없어 바로 서한기를 째려보면서 입술을 삐죽거렸다.“좀 좋은 생각 좀 할 수 없어?”서한기는 멋쩍게 웃으면서 한참을 생각했지만 그래도 감을 잡지 못했다.“이제 돌아갈까요?”“응, 돌아가. 넌 이제 진성 조직의 대장이니까 앞장서서 무진 씨 근심을 덜어줘야 해. 알겠지?” 성연이 당부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두말없이 승낙한 서한기는 성연을 집으로 돌려보낸 뒤 바로 손건호와 합류하였다. 두 사람은 요즘 그야말로 운성시를 샅샅이 뒤졌다. 어떤 고수가 비밀리에 연계진을 보호하고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서.그러나 연운그룹의 고위 임원들을 포함한 계속된 추적 조사에도 불구
꼭두새벽에 손건호가 별장에 도착했다.성연이 코디한 무진의 정장이 후리후리한 체형에 잘 매치되자, 성연의 두 눈에는 그야말로 하트가 가득했다.‘정말 멋있어, 너무 멋있어!’손건호가 다급한 표정으로 초대장을 건네주었다.“보스, 운성시의 상공회의소에서 보낸 초대장인데, 오늘 저녁 8시에 유니버설 호텔에서의 파티입니다.”무진은 눈길을 주지도 않았다. 이런 초대는 매일 몇 개나 있는지 모를 정도였다.“오늘 스케줄에 이건 없지?” 말을 하면서 회사로 출발할 발걸음을 재촉했다.“없습니다.” 손건호는 입을 딱 벌린 채 말을 더듬었다.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린 무진이 눈살을 찌푸리고 손건호를 바라보았다.“무슨 일이 있으면 빨리 말해. 빙빙 돌리지 말고!”“예!” 손건호가 고개를 끄덕였다.“바로 이겁니다. 오늘 밤 이 파티의 주최자가 연계진의 연운그룹입니다. 그리고 진씨 가문도 참석한다고 합니다!”무진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진씨 가문은 정말 연계진과 같은 길을 가려고 하는 모양이네. 진 백부님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진교철 한 명 때문에?’“손 비서, 곧바로 진교철의 국외에서의 모든 이력을 샅샅이 조사해줘! 그리고 파티에 참석하는 걸로 저녁 일정을 바꿔!”무진의 눈빛이 변했고, 그윽하게 빛나는 눈빛에는 형언할 수 없는 예리함이 가득했다.“보스, 왜 참석하시려는 겁니까? 그러면 연계진이 원하는 대로 되는 게 아닙니까? 보스, 가지 마세요. 연계진에게 보스는 쉽게 초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손건호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무진이 가볍게 웃으면서 손건호의 어깨를 토닥였다.“너는 아직 좀 어려. 연계진 그 인간이 이렇게 초대장을 보내지 않아도 되는데 왜 굳이 보냈겠어?”“그럼 이건 연계진이 고의로 도발한 겁니까?”고개를 끄덕이며 거실에서 나온 무진은 벤틀리를 향해 걸어갔다.손건호가 얼른 차문을 열어준 뒤 바로 운전석에 올랐다.2층 안방에서 남편이 떠나는 모습
연운그룹 빌딩 회장실.연계진은 명문가의 두 자제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두 사람의 가문은 모두 WS그룹 자회사에 납품하는 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전 선생님과 임 선생님께서 가문의 사람들을 설득해서 상품을 우리 연운그룹에 조달할 수 있다면, WS그룹의 가격보다 30%를 더 쳐서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전혀 이익을 보지 않고 모두 당신들에게 양보하는 거나 한가지입니다.”연계진의 가늘고 긴 두 눈이 웃는 듯 마는 듯 두 남자를 바라보았다.두 부잣집 도련님들은 크게 동요한 게 분명했다. 30%의 이윤이라면 대충 계산해도 1년에 20억 원이 넘는 이익이 더 생길 것이다.이런 이익이라면 그들은 당연히 집안 어른들 앞에서 내세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빈둥빈둥 놀기만 한다고 자신들을 욕하지 못할 것이다.“연 회장님, 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분명히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가족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며칠의 시간을 더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일단 좋은 소식이 있으면 즉시 회장님께 연락 드리겠습니다.”두 사람은 바보가 아니다. 연계진이 이렇게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것은 WS그룹과 한 판 겨뤄보겠다는 게 분명했다. 만약 WS그룹과 등을 돌리게 된다면 결과는 아주 심각할 것이다.“그렇게 하세요. 가문의 발전에 관한 큰일이니까 두 분은 돌아가서 잘 협상해 보세요. 절대 가족들의 화목을 해쳐서는 안 됩니다.”연계진은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게 여유로운 모습으로 말했다. 그의 온몸에는 제왕의 기세가 가득해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연계진을 믿게 되었다.두 부잣집 도련님이 나가자, 조수경의 마음은 크게 동요하면서 연계진을 대하는 눈빛은 반작거렸다.‘과거에 강무진에게 꽂혔을 때는 강무진이야말로 비즈니스의 제왕이라고 생각했어.’그러나 이제는 연계진도 이렇게 사람을 매혹시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강무진을 물리치고 정상에 올라서 원한을 풀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서 돕고 싶었다.‘물론 송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