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은 원래 무진에게 말할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혼자서 하는 말을 무진이 직접 들을 줄은 몰랐다.숨기기도 힘들었다.성연이 입술을 단단히 오므린 채 진미선이 자신을 찾아온 일을 대략 설명했다.무진이 눈썹을 찌푸렸다. 진미선이 뒤에서는 아직 단념하지 않았다니 생각지 못했다.강씨 집안 사람들이 만만하지 않자 성연이 혼자 있을 때를 골라 건드리다니.성연을 정말로 애면글면 아끼는 무진이었다.‘어찌 이런 부모가 다 있나?’무진이 물었다.“내가 나서서 도와줄까?”무진 쪽에서 나서면 진미선은 틀림없이 다시 찾아오지 못할 것이다. 순순히 꼬리를 사릴 그런 위인이었다.성연이 고개를 저었다.“그럴 필요 없어요. 내가 해결할 수 있어요.”이 일에 무진까지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성연도 나름의 고민이 있었다.진미선은 자신을 제대로 키우지 않았지만, 대신 외할머니가 자신을 데리고 키우셨다.진미선은 그런 외할머니의 하나밖에 없는 딸이었고.그래서 성연은 진미선에게 몰인정하게 대할 수가 없었다.조금만 더 기다려 볼 것이다. 자신의 인내심과 외할머니가 자신에게 베푼 은혜가 바닥이 나면 그때는 절대 진미선의 일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성연이 자신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하니 무진도 그 결정을 존중했다.그러다 무진은 다른 한 사람이 생각났다.“네 아버지는? 아직 너를 찾아오지는 않았어?”성연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생각해 보니 확실히 한동안 자신의 앞에 나타나지 않고 있는 송종철이다.성연은 속으로 의심스러웠다.원래대로라면 송종철이 그렇게 포기할 리가 없을 터였다.‘이번에 찾아오지 않은 건 어째서일까?’송종철을 걱정해서가 아니라 몰래 더 큰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게 아닐까 걱정되는 것일 뿐이다.송종철과 진미선, 두 사람 모두 좋은 사람들이 아니었다.성연은 그들이 분수를 알고 적당히 할 거라고는 절대 생각지 않았다.송종철의 집.송종철의 회사는 요즘 형편이 좋지 않았다.원래 강씨 집안에서 성연의 결혼 지참금을 받아서 회사의 위기를 넘길 생각
임수정은 좀 억척 같은 성격에 각박한 성정을 가졌다. 자연히 자신의 주식을 매각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었다.그리고 송종철은 자신에게 알리지도 않았다.임수정이 송종철을 향해 째지는 목소리로 크게 말했다.“당신 지금 갈수록 나를 신경도 안 쓰는구나. 그렇게 중요한 일을 나에게 알리지 않았어? 왜 내 주식을 판 거예요?”회사의 위기를 간신히 해결하고 요 며칠 겨우 편안하게 보낸 송종철이다.그런데 누가 알았겠는가. 임수정이 소란을 피울 줄.정말 하루도 평온한 날이 없었다.송종철은 본래 임수정에게 좀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그러나 이처럼 무지막지하게 사나운 여자처럼 구는 임수정의 모습을 보고 그도 화를 냈다.“애초에 이 주식을 준 사람이 나야. 당연히 주식을 처분할 권리가 있어. 게다가 회사 위기를 막기 위해서였다고. 설마 내가 주식을 내 명의로 하려 했겠어? 만약 진짜 그렇게 했다면 이 사장 자리도 더 이상 보장 못해.”송종철의 말은 상당히 일리가 있었다. 임수정은 목이 졸리는 듯했다. 어디 화를 낼 데도 없자 성연에게 몽땅 뒤집어 씌웠다.“이게 모두 송성연 탓이야. 감히 우리 돈을 집어삼키다니. 나이도 어린 계집애가 욕심이 많아서는.”지금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던 임수정은 성연에 대한 미움이 더 커졌다.이미 송씨 집안을 나간 성연을 여전히 상대하게 될 줄은 생각 못했다.‘나쁜 년, 제 엄마처럼 내내 잘 지내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아.’분명히 계획을 이미 다 세워뒀었다. 성연의 결혼 지참금이면 회사를 살리고도 남을 돈이었다.그러면 그때 가서 더 큰 집으로 이사할 생각까지 하면서.그런데 지금 아무것도 손에 못 넣고 자신의 주식까지 팔아야 하다니.자신이 어떻게 화를 안 낼 수 있겠는가?애초에 성연을 집에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다. 시골에서 마음 편하게 살게 했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말이다.이제 와서 이렇게 많은 문제들을 일으키고 자신들의 집도 매사가 순탄하지 못하게 하다니.“지금 와서 그런 말 하면 무슨 소용이
지금은 강무진이 강씨 집안의 WS그룹을 물려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임수정도 바드득 이를 갈았다.그러나 지금 괴로워해봐야 소용이 없다.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지.지금 성연은 강씨 집안에서 인심을 깊이 얻고 있었다. 자신들이 그 속에 끼어드는 건 확실히 불가능하다고 봐야 했다.문득 임수정은 아연이 예전에 함께 어울리던 무리들이 생각났다.‘강씨 집안 셋째 일가의 손자도 알고 있지 않나?’소문에 의하면 강씨 집안 셋째 일가와 강무진의 본가는 서로 잘 못 지낸다고 한다.‘만약 아연이 강진성을 잡는다면, 장차 부귀영화를 누릴 테지?’그래서 임수정은 아연에게 훈수를 두기 시작했다.“너, 기회 봐서 강씨 집안 셋째 일가의 손자를 잡아. 그 손자만 잡을 수 있다면 너 앞으로 아무 걱정 없어. 엄마도 네 덕을 볼 수 있을 테고 말이야.”말하면서 점점 더 괜찮은 생각이라 여겨졌다.송아연은 마음이 살짝 움직였다. ‘송성연이 강씨 집안에 들어갔으니 나도 당연히 강씨 집안에 들어가는 게 맞지.’자신이 송성연보다 처지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도리 없이 송성연에게 머리를 눌릴 참이었다.송아연은 엄마의 말이 타당하다고 여겨졌다.그러나 송종철은 임수정의 생각에 찬성하지 않았다.“임수정, 너 지금 무슨 생각이야? 아연이 지금 몇 살인데 남자를 유혹하라고 시켜. 우리 집이 지금 어렵지만, 못 키울 정도는 아니야.”송아연은 어릴 때부터 자신이 돈을 들여가며 키운 딸이었다. 자연히 마음이 아팠다.송종철로서는 보기 드물게 송아연에게 정을 쏟은 터였다.이런 방법은 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성공해도 괜찮고, 또 실패해도 이번 생이 망한 건 아니지 않는가?강씨 집안이 어디 그리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이겠는가?송종철은 성연이 강씨 집안에서 귀여움 은 것을 행운으로 돌렸다.마침 강씨 집안의 또 다른 인물을 얻는 방법이 공교로울 뿐이다.그는 아연이 이런 일을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러나 임수정은 시큰둥했다.“여보, 그게 무슨 뜻이에요? 무슨 근거로
어둠이 내린 사교클럽 헤븐. 송아연은 예전에 자주 어울려 놀던 클럽에 나타났다.안에 있는 이들은 모두 명문가의 금수저 딸들이었다. 섹시한 차림에 몸에 두른 것들은 모두 명품들이다.송아연이 들어왔지만, 그녀에 대한 대우는 예전만 못했다. 이전에는 다들 그녀에게 아부하러 왔건만.송씨 집안의 가세가 기울자 거꾸로 그녀가 다른 사람들에게 아부해야 할 판이다.아니면 이 클럽에 발도 들여놓지 못할 것이다.핸드백의 체인을 쥐어 보았지만 체면이 서지 않는 것 같았다.그러나 현재 집안의 처지와 송성연의 의기양양한 낯짝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버텼다.이후 자신이 강진성과 잘 되면 그 떼 받은 모든 모욕감을 되돌려줄 것이다.모임의 중심부로 가서 예전에 함께 어울리던 여자애에게 말을 걸 생각이었다.그러나 이전에 사이 좋게 지내던 사람들이 지금은 아무도 그녀를 상대하지 않았다.그 때 사람들 사이에서 여왕벌처럼 한 가운데 서 있던 금수저 임유선의 눈에 송아연이 들어왔다.아연을 한 차례 곁눈질한 임유선이 곧 냉소를 지으며 조롱했다.“어머, 여기 우리의 송아연 양이 아냐? 너네 송씨 집안은 당연히 강씨 집안에 붙어야 하지 않아? 어떻게 우리 클럽엘 다 오고 그래?”아연의 안색이 순간 확 변했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웃으며 말했다.“유선아, 너희가 내 친구야. 강씨 집안이 어디 너희들과 비교할 수 있겠니? 유선이 넌 언제나 쿨하니까 나한테 시비 걸고 그러지 않을 거지?”지금 이 금수저 아가씨들의 리더 격인 임유선에게 아연은 좋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임유선이 자신을 왕따 시키지 않도록.임유선이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본 아연이 계속 말했다.“유선아, 오늘 네 모습 정말 예쁘다.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했어!”그 말을 들은 임유선은 저도 모르게 자신의 볼을 만졌다.“참 영악하기도 하지.”픽 웃은 임유선이 꼬집듯이 한 마디 던졌다. 이건 아연의 알랑거림이 받아졌다는 뜻.아연에 대한 말투도 조금 전의 것처럼 그리 냉담하지는 않았다.아연은 임유선이 자신을 받아들
평소 놀기 좋아하는 임유선은 이 클럽에 자주 드나들었다. 그래서 명문재벌 2세들 대부분 그녀를 알고 있었다.그래서 임유선의 인사에 화답해 주었다.말을 하던 남자가 사람들 사이에서 낯선 얼굴 하나를 발견하고는 물었다.“저기는 누구야? 어느 집 여식이야?”그의 손가락은 송아연이 있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임유선이 송아연을 쓰윽 쳐다본 뒤 웃으며 대답했다.“송씨 집안 여식 송아연이에요. 아직 모르죠? 강무진의 약혼녀가 바로 아연의 의붓언니에요.”강씨 집안 큰집과 둘째, 셋째 일가의 사이가 안 좋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일부러 이 말을 꺼낸 까닭은 송아연이 눈치를 좀 차리고 자신과 강진성 사이에 끼어들지 않기를 바린 것.사람들 가운데 둘러싸여 있던 강진성이 그 말을 듣고는 송아연 쪽을 한 번 더 돌아보았다.‘송성연 그 여자의 의붓동생이라고?’송성연에게 당했던 모욕감 그리고 강무진에 대한 원한 등 그들과 관련된 일들이 떠오르자 저도 모르게 반감이 든 강진성의 눈에 혐오감이 떠올랐다.강진성의 표정을 본 아연이 즉시 성연과의 관계를 해명했다.“흰 여시 같은 그 애는 내 의붓언니가 아니라 시골뜨기일 뿐이에요.”송아연의 말투에는 송성연에 대한 경멸이 가득했다.아연의 말투가 강진성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데에 성공했다.송성연을 똑같이 미워하는 것만으로 공모자가 되었다.송아연 이 여자애는 좀 어리석어 보이긴 했지만.강진성의 눈빛이 가라앉더니 먼저 입을 열어 물었다.“어떻게 그런 말을 하지? 송성연이 우리 사촌형에게 시집오면서 너희 송씨 집안이 강씨 집안 덕을 꽤나 보지 않았어?”그때 한 남자가 앞으로 나와 끼어들었다. “아이고, 진성아, 관심 있으면 어디 들어가서 잘 말해봐. 여기 서서 이러는 건 좀 아니지 않아?”말하면서 다른 남자들에게도 눈짓하며 강진성을 향해 애매한 웃음을 지었다.강진성은 눈썹을 치켜세웠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저들의 농에 아주 익숙한 모습이다.“그럼 그럴까? 송아연 양, 저리로 가서 좀 앉으시죠?”
그날 밤, 클럽 안의 사람들은 서로 잔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했다.이후 강진성은 더 이상 송아연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그러나 아연은 강진성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지금처럼 이렇게 하는 거다. 절대 조급해하지 않을 것이다.이미 많은 걸 했다. 그녀의 첫 번째 목적은 달성한 셈이니까.이런 굽이굽이 돌아가는 상황을 송성연이 어찌 알겠는가.아연은 집에 돌아가서 씻고 잠 들었다.성연은 송아연이 이 지경까지 타락했을 줄은 전혀 생각 못하고 있었다.어쨌든 송씨 집안도 그 정도로 기울어지지는 않았고.성연에게 있어서 알고 모르고는 중요하지 않았다.어쨌든 성연의 눈에 강진성이든 송아연이든 모두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일 뿐이니까.이튿날, 성연이 학교에 가자 많은 학우들이 친근한 태도로 인사를 건넸다.알고 지내던 이 모르는 이 모두 있었다. 중간에 성연도 많은 이들에게 인사를 했다.여태 이런 대우를 받아 보지 못했던 성연은 좀 생소한 기분이었다.특히 교실에 온 학우들은 더욱 열정적이었다.성연도 좀 당해내지 못할 정도였다.아마도 성연의 얼굴에 떠오른 의아스러운 빛이 너무 뚜렷했나 보다. 짝 주연정이 참지 못하고 웃으며 말했다.“성연아, 너 너무 모른다? 재들이 왜 저러겠니?”“그래, 넌 알아?” 좀 무서울 정도로 아이들이 열정적이라고 느끼며 말했다.“모두 토론 시합이 너무 훌륭했기 때문이야. 네 활약이 너무 뛰어나서 모두들 신에 대한 경배를 올리는 거지.”말을 하고 있는 주연정의 두 눈이 초롱초롱하니 성연을 바라보았다.성연은 어쩔 수 없이 책을 꺼냈다.“그래도 너무 과장됐어.”“뭐가 과장이야? 우리 북성남고는 2연패 중이었어. 두 번이나 말이야. 북성제일고 애들을 만나면 고개를 들 수가 없었어. 이번에 네가 그 애들을 꺽고 우승하다니. 상상이 돼. 이 일은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야, 넌 아무도 해내지 못한 걸 해내며 바로 그 징크스를 깬 거야. 봐, 얼마나 대단한지.” 주연정은 성연의 대단한 점들을 일일이 열거
토론대회와 수학 올림피아드는 모두 담임선생님이 책임지고 학생들 참가를 독려했다.이번 토론대회에서 성연은 그야말로 크게 출세했다고 할 수 있었다.많은 선생님들과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수학 올림피아드대회도 교장은 또다시 이윤하를 일부러 불러서 송성연이 꼭 참가하게 하라고 지시했다.이윤하는 울지도 웃지도 못할 입장이다.성연이 비록 자신의 학생이긴 하지만 교장선생님은 아직도 모르나? 송성연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리라는 걸.송성연을 설득시키는 일은 하늘에 오르는 것보다 더 어려울 텐데.그러나 교장은 이윤하의 난처함은 전혀 상관하지 않고 무거운 임무만 지웠다.이윤하는 마지못해 중개자가 되는 수밖에 없었다.성연의 결정은 역시 그녀가 예상했던 바였다.성연이 단호한 모습을 보며 이윤하가 다시 권유를 시도했다.“성연아, 너도 알다시피 너 말고는 대회에서 나가서 이길 수 있는 학생이 없어. 토론 시합에도 너 참가하지 않았니? 여가 시간을 이용해서 대회 문제들을 좀 봐. 이것은 너에게 어렵지 않잖니?” 이윤하가 전례 없는 어조로 말했다.성연의 능력을 본 이후 성연에 대하는 이윤하의 태도가 달라졌다.기꺼이 성연에게 좋게 말을 했다.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모두 좋아했다.“죄송합니다만, 선생님, 저는 정말 참가하고 싶지 않아요.” 성연은 여전히 거절하는 태도였다.토론대회에 참가한 것을 이미 후회하고 있는 성연이다.자신에게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주고 싶지 않았다.‘그럴 시간에 게임이나 더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토론대회에 참가해서 번거로운 일들을 그렇게나 초래할 줄 알았다면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다.교장이 자신에게 지운 막중한 책임을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는 없었다.이윤하는 노파심에서 거듭 충고했다.“성연아, 너 꼭 다시 고려해봐. 올림피아드에서 얻는 영예는 토론대회보다 훨씬 커. 그리고 상금도 받을 수 있고. 자신에게 돌아올 그 돈을 받는 것도 좋지 않겠니? 잘 생각해 봐.”교장이 그렇게 공손한 태도를 보이는 걸 보면 성연에게 돈이 부족하
엠파이어 하우스로 돌아온 성연은 책가방을 거실의 테이블 위에 올려 놓으며 수학 올림피아드대회의 자료도 함께 올려 두었다.그리고 소파에 기대어 게임을 했다. 아주 나른한 자세로.성연이 집에 돌아온 지 얼마되지 않아 무진도 돌아왔다.테이블 위에 놓인 올림피아드 자료를 보고는 바로 물었다.“뭐야? 수학 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하려고?”예전에는 그도 몰랐다. 성연의 관심과 취미가 이렇게나 광범위한 줄.‘뭐든 잘 하는 것 같아. 성적도 좋고.’무진은 정말 궁금했다. 예전에 성연이 도대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여전히 소파에 기대어 있던 성연의 말투가 나른했다.“생각 없어요.”그녀는 눈을 들어 무진을 바라보았다. “내가 참가했으면 좋겠어요?”“네가 그러고 싶으면 참가하는 거고 싫으면 마는 거고. 내 의견을 물을 필요 없어.” 무진도 이런 것들을 중시하지 않았다.올림피아드 대회도 결국 작은 대회일 뿐이다.무진이 언급할 가치도 없다.그가 더 신경 쓰는 것은 성연의 마음.성연이 눈썹을 치켜 올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늘 저녁 뭐 먹고 싶어?” 무진이 물었다.두 사람 모두 오늘 일찍 돌아온 터라 주방에서는 아직 음식을 준비하지 않은 상태였다.“다 괜찮은데, 음……. 닭볶음탕이 좀 생각나네요. 주방에 좀 만들어 달라고 해요.” 성연은 지난번 식당에서 먹었던 닭볶음탕이 기억났다. 갑자기 그 맛이 먹고 싶었다.“알았어. 또 다른 건?” 무진이 다시 물었다. 성연은 고개를 저었다.무진이 주방으로 가서 요리사에게 준비를 시켰다.준비를 시킨 후에 무진은 서류를 처리하러 위층으로 올라갔다.성연도 따라서 위층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성연은 침실로, 무진은 서재로 향했다.두 사람이 올라간 후에 요리사는 주방 보조 도우미와 주방에서 잡담을 했다.“도련님이 사모님께 참 잘하시네요. 예전에 파다했던 도련님과 관련됐던 소문들은 다 거짓말이죠?” 보조 도우미는 새로 온 사람으로 엠파이어 하우스의 모든 것에 대해 궁금해했다.“잘 하시지.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