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 제160화 다른 뜻은 없었다

공유

제160화 다른 뜻은 없었다

작가: 노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09-02 18:00:00
운경이 먼저 소리를 높여 남편 조승호에게 물었다.

“무슨 약물인데? 먹으면 어떤 부작용이 있는데?”

묻는 운경의 목소리는 계속 미세하게 떨렸다. 왠지 마음속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무진을 한 번 돌아본 조승호가 시선을 운경에게 돌리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아마도…… 치매가 오지 싶어.”

운경이 두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커지더니 이내 눈앞이 캄캄해지며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했다. 간신히 벽을 짚고서야 아래로 주저앉던 몸을 가까스로 지탱했다.

화가 난 조승호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된 거야? 원래 멀쩡하셨잖아? 약도 당신이 처방했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된 건지 설명 좀 해봐!”

운경은 정말 초조해 죽을 지경이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남편이었지만 조금도 마을 써 줄 여유가 없었다.

조승호가 얼른 말했다.

“내가 처방한 게 아니야. 내가 어떻게 그런 약을 처방하겠어? 누군가 약을 몰래 들여와서 바꾼 게 틀림없어.”

그도 바보가 아니었다. 여기는 그의 병원이었다. 주치의로서 안금여에게 다른 약을 처방할 마음을 먹었다면 절대 이런 방식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안금여가 평소 사위인 그에게 얼마나 잘해주었던가. 운경은 언제나 효녀였고, 조승호 역시 어쨌든 약을 쓸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운경을 탓할 생각은 없었다.

지금 운경이 얼마나 불안하고 정신없을 지 잘 아니까. 가까스로 호전되었다가 또 다시 이런 일이 생겼으니, 딸인 운경으로서는 당연히 견디기 힘들 것이다.

“확실해?”

운경은 겨우 진정하기 시작했다.

“고모, 고모부가 그러셨을 리는 없잖습니까? 고모부가 그러셨잖습니까? 누가 다른 약과 바꾼 것 같다고요.”

무진이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했다.

만약 조승호가 정말 손을 쓰고 싶었다면, 그럴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굳이 지금 이 때를 선택하지는 않았을 터.

“고모, 할머님 아직 병상에 계세요. 고모와 고모부가 싸우는 건 원하지 않으실 거예요. 우리 모두 진정하도록 해요.”

성연도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정말 누군가 약을 썼다고 해도 고모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1화 조사 결과

    묵묵히 옆에 서있던 성연은 한마디 꺼낸 이후로는 더 이상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다.눈썹을 찌푸린 채 조승호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생각했다. 어젯밤과 오늘, 한시도 눈을 떼지 않은 채 자신이 할머니 곁을 지켰었다.그리고 할머니는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만 해도 말짱했다. 그녀와 웃고 떠들면서. 약을 쓰기 가능한 시간대는 오늘 아침과 점심 시간 사이뿐.잠시 이 문제에 골몰해 있던 성연이 입을 열었다.“아침에 간호사 한 명이 들어왔어요. 제 생각엔, 아침 시간 할머님 병실을 담당했던 그 간호사를 고모부님이 불러서 당시 상황을 물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정해진 시간에 병실을 도는 간호사는 모두 기록이 남아 있을 터이니, 언제든 확인해 보면 누구였는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고개를 끄덕인 조승호가 병동 스테이션으로 전화를 걸어 담당 간호사를 확인하고 불렀다.“원장님, 무슨 일이신가요?” 연락을 받고 응급실 앞으로 올라온 간호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여러 사람이 둘러서 있는 것이 보였지만, 두리번거리지 않고 병원장 조승호에게만 시선을 맞추었다.“오늘 아침, 회장님께 드렸던 약은 어디서 꺼낸 겁니까?” 병원장의 위엄을 드러내며 서늘한 음성으로 물었다.병원에서의 경력이 오래된 노련한 간호사였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조승호가 장모 안금여에게 붙여주지 않았을 터였다.오전에 있었던 전 과정을 그대로 보고했다.“평소대로 약국에서 받은 약을 회장님께 드리고 혈압, 체온을 체크했습니다.”자신이 체크했던 항목들을 하나하나 열거했다.간호사의 대답에서는 평소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병실 담당 간호사의 대답과 태도로 보아 이 일과는 무관한 듯했다. 답변을 다 들은 조승호가 담당 간호사를 다시 돌려보냈다.한편, 안금여는 중환자실로 옮겨졌다.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유리를 사이에 두고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무진과 운경 모두 중환자실 앞을 지켰다.뒤따라 간 성연은 구석 한편에 서 있었다.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안금여를 바라보는 운경과 무진은 침

    최신 업데이트 : 2023-09-03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2화 이 일로 널 탓하지 않아

    조사에 따르면 문제가 될만한 부분은 전혀 없었다.하지만 안금여는 지금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 나쁜 마음을 먹은 자에게 당한 것이 분명한 채로.무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운경은 끊임없이 눈물만 뚝뚝 흘렸다.‘그렇게도 당당하시던 분이 어떻게 이런 일을 당하신다는 말이야?’조승호가 티슈를 뽑아 운경의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했다.“너무 힘들어하지 마. 최선을 다해 방법을 찾아볼 테니.”“어쩜 이런 법이 다 있어? 이렇게나 연세가 많으신데, 도대체 누가 그렇게 모진 마음을 먹을 수가 있다는 거야?”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이 엄마를 대신해 아프면 좋으련만. 그러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운경아, 우리 모두 가슴 아파. 지금 이 상황에서는 우리가 강해져야 해. 배후를 잡아내는 게 중요해. 안 그러면 어머님이 계속 안전상의 위협을 받으실 거야.”조승호가 운경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부드러운 음성으로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도대체 누구란 말이야? 단서가 전혀 없으니.” 운경이 목이 메인 소리로 말했다.“하늘의 법망은 관대한 듯해도 절대 악인을 그냥 두지 않는다고 했어. 누군가가 손을 썼다면, 반드시 증거가 남아있을 테니 조그만 기다려 봐.” 조승우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성연은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았다. 좀 가라앉은 표정이었으나 슬픈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고개를 돌려 조승호를 바라보았다.“고모부님, 그 약 성분은 언제쯤 정확하게 알 수 있을까요? 할머님을 살릴 수 있겠지요?”“아직 검사 중이야. 구체적인 결과는 아직 알 수 없어.”뇌에만 영향을 주는 약인지, 조금 전 음식을 먹는 동안 안금여의 신체 지표가 정상으로 회복되어 이미 특실로 옮겨졌다.특실 또한 중환자실과 별다를 바 없었다.많은 간호사와 전문의들이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었다.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을 위해 모두 대기중이었다.조승호의 말을 들은 성연은 고개만 끄덕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머리 속은 여러 생각들로 복잡했다

    최신 업데이트 : 2023-09-03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3화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그러나 조승호의 예상 대로 안금여는 치매가 온 상태였다.“엄마, 나 기억해?? 내가 누군야? 무진이는 기억나, 엄마?” 안금여의 눈앞까지 달려간 운경이 자신과 강무진을 가리키며 연신 물었다.고개를 갸웃거리며 운경을 힐끔 본 안금여가 느릿느릿 고개를 돌려 자신의 손가락만 쳐다보았다.그리고 창밖을 향해 멍청하게 웃었다. 어딘가 멍한 얼굴로.마치 이제 막 세상을 처음 보는 것 같았다.“할머니, 물 드시겠어요? 물 좀 드세요.” 성연이 옆으로 가서 따뜻한 물 한 잔을 받아 안금여의 입 가까이 가져다 대었다.하지만 안금여는 그것이 무엇인지조차도 모르는 듯했다.물컵이 입가에 닿아도 마실 줄을 모르는 안금여를 보며 성연이 손가락 하나를 세우고 몇 개냐고 물었지만, 안금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도 몰랐다.어떤 대답을 해야 하는지는 말할 것도 없이.얼굴을 일그러뜨린 운경이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 ‘어쩌다 엄마가 이렇게 되었는지…….’이틀 전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다가 갑자기 이런 치매 증세를 보이니 모두 적응하기 힘들었다.이 상황을 지켜보던 손건호 또한 참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렸다.“도대체 누구길래, 이리 악독한 거지?”응급실 입구에 있을 때 운경 역시 같은 질문을 했었다.다만 한바탕 난리가 나고 어수선한 상황이라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었다.그런데 똑같은 질문이 또 언급되자 이에 다시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손건호의 말이 나온 순간, 병실의 공기가 얼어붙었었다.운경과 무진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거의 동시에 두 사람의 마음속에서 하나의 대답이 떠올랐다.무진의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강상철과 강상규를 제외하고 이렇게 할 수도 있는 인간이 또 누가 있단 말인가?마침 지금은 아주 중요한 시기였다.많은 지분을 손에 넣은 강상철과 강상규는 주주들의 지지까지 등에 업은 상태였다.만약 안금여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면, 진즉 회장 자리를 차지했을 것이다.큰집 본가에서 회장직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안금여 한 사람뿐이었

    최신 업데이트 : 2023-09-03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4화 고모님이 필요해요

    약물의 전 성분을 다 훑은 조승호의 안색이 매우 좋지 않았다.그런 조승호를 옆에서 지켜보던 운경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왜 그래요? 응? 무슨 약이예요? 회복하실 수 있어요?”조승호가 눈썹을 찡그리며 대답했다.“신종 약물이야. 시중에서 전혀 본 적이 없어. 듣도 보도 못한 성분들이 다량으로 포함되어 있어. 해독할 방법을 찾으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병원장이 된 지도 여러 해가 되었는데 이토록 기괴한 약물은 처음 보았다.하지만 약효가 워낙 빠른데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약도 아니다. 분명 음지에서만 암암리에 돌아다니는 걸 테다. 그만큼 근원을 찾기가 까다롭다는 의미이고.참으로 난감했다.하지만 지금 운경이 너무 혼란스러운 상태라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엄마가 그때까지 버티실 수 있을까?” 운경의 눈은 온통 붉었다. 눈가엔 눈물 자국도 남아 있었다.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자 다들 마음이 힘들었다.속히 안금여가 회복되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으니.“최선을 다하겠다는 말 밖엔.”안금여의 이런 증상을 치료할 수 있을지 조승호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이런 약은 본 적이 없었다.“반드시 엄마를 낫게 해야 해요. 안 그럼 난 어떻게 하라고? 그리고 무진인…….”강씨 집안에서, 운경과 무진은 친 혈육으로 안금여 밖에 남지 않았다.“전문가들을 모아 팀을 꾸려 연구할 거야. 장모님 구할 수 있도록 내가 최선을 다할 테니, 당신은 너무 걱정하지 마.”운경을 달래는 한편 조승호는 이미 전화로 연락하며 팀을 꾸리기 시작했다.“고모부님, 필요한 거 있으시면 뭐든지 말씀하세요. 제가 돕겠습니다.” 이때, 무진 역시 이것저것 가릴 틈이 없었다.할머니만 고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다 내놓을 기세였다.‘할머니를 살아 계시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그래.” 조승호가 진중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성연도 아까 검사 결과지를 보았었다. 결과지에 나와 있는 약 성분들은 그녀가 모두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치료 방법

    최신 업데이트 : 2023-09-03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5화 노골적으로

    무진이 강일헌을 만나러 병실 밖으로 나갔다. 손건호가 뒤에서 무진을 밀고 나오며 문을 닫았다.“무슨 일이야?” 무표정한 얼굴로 강일헌을 바라보는 무진의 눈빛이 얼음 송곳 같았다.강일헌은 무진이 아니라 병실만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손에 서류를 든 채 꽁꽁 닫힌 문만 보다가 결국 시선을 무진에게로 돌렸다.손으로 탁탁 서류를 두드린 후 말했다.“이쪽에 긴급 문건이 있어서 말이야. 회장님이 서명해 주셔야 하는데 어쩌지? 내가 맡은 계열사 쪽에 회장님이 서명해 주셔야 할 서류가 아주 많거든.”강일헌이 여기 찾아온 목적은 자신만이 알고 있다.약이 효과가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해.하긴, 안절부절 참지 못한 강상철이 낌새가 조금 보이는 듯하자 즉시 알아보라고 자신을 보냈다.마침 가지고 있던 서류를 핑계로 정당한 이유를 만들어서 온 것이다.그런데 저렇게 굳이 문을 꽁꽁 닫고 있는 걸 보니 외려 감추려고 한다는 게 더 뚜렷해 보인다.강일헌의 행동과 표정을 보던 무진의 눈이 점점 까맣게 물들었다.그 또한 이 프로젝트를 알고 있었다. 다만 이제껏 오지 않다가 하필 이제야 나타나?무진의 눈빛이 시릴 정도로 차가워졌다. 동시에 동공이 새카매지며 분노를 자제하듯 양손으로 휠체어 양편을 꽉 움켜 쥐었다.“할머님은 방금 잠이 드셨어. 서류는 여기에 두고 가.”‘이렇게 뻔히 보이는 수작을……. 다른 사람은 아무 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거야?’강상철과 강상규 쪽은 이제 아예 노골적으로 나왔다.오늘 기필코 방문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기세인 강일헌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말했다.“소리 쳐 불러도 괜찮겠지? 고객이 아직 기다리고 있는데. 나는 기다릴 수 있지만, 고객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지 않아? 회장님 몸은 좋아지지 않았어?”말하면서도 시선은 계속 안금여의 병실 쪽을 향해 있었다.약효가 정말 제대로 작용한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회장의 몸이 아예 처음부터 좋지 않았는데, 저쪽 큰집에서 가짜 정보를 흘려 고의로 자신들의 시선을 흐리게 한 게 아닐까 하는.그러나

    최신 업데이트 : 2023-09-04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6화 일찍 죽기만을 바랄 터

    병실 안으로 무진과 비서 손건호가 들어서자 운경이 물었다.“무진아, 누구니?”“강일헌이요. 할머님께 서명 받을 서류가 있다네요.”무진이 입을 열었다.벌떡 일어선 운경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분명 저것들이 한 짓이야!”안금여가 처음 병원에 왔을 때만 해도 저들의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그런데 지금 갑작스레 일이 터지자 바로 찾아온다고? 어떻게 그런 우연의 일치가 다 있는지.둘째, 셋째 숙부 측 사람들은 지금 회장 안금여가 일찍 죽기만을 바라고 있을 터.우물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격인 이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운경은 다시 한바탕 화가 치솟는 듯했다.병실 밖으로 나가 강일헌에게 한 소리할 작정이었다. 어쨌든 사람의 생명을 놓고 어떻게 이리도 모질 수가 있단 말인가.걸음을 내딛는 순간 무진이 손을 들어 운경을 막았다.“고모, 좀 진정하세요. 흥분하지 마시고요.”지금 그들은 아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둘째 숙부 쪽과 싸우게 되면 그들은 분명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해낼 것이다.할머니의 안전을 위해서는 부득불 마음을 가라앉혀야 했다.둘째 숙부 쪽이 인정하지 않으면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운경이 다시 자리에 앉자 무진이 만년필을 꺼내 재빨리 서류에 사인을 했다.할머니 안금여의 사인을 그대로 따라했다.보통 사람들은 절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얼마 지나지 않아 손건호가 서류를 가지고 나갔다.아직도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일헌이 서류를 펼쳐 보니 안금여의 사인이 틀림없었다.‘설마 그 약이 효과가 없었던 거야?’강일헌의 마음이 점점 가라앉았다.하지만 아무런 내색 없이 병실을 힐끔 쳐다보며 웃었다.“들어가서 회장님을 뵙고 싶은데? 기왕 왔는데 안부를 여쭙지 않을 수가 있나?”안금여의 사인을 본 강일헌은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오늘 안금여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는다면 찜찜해서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기필코 보고 가겠다는 의지가 강일헌의 눈에 확연하게 드러났다.하지만 그렇다고 손건호가 들어가

    최신 업데이트 : 2023-09-04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7화 더 이상 머물 필요가 없다

    이렇게 되자 안금여의 병세를 더 이상 숨길 수도 없게 되었다.이 기회다 싶은 강일헌이 화가 난 척하며 따져 물었다.“회장님 상태가 이처럼 심각한데 어떻게 그걸 은폐할 수가 있습니까?”물론 속으로는 환희의 춤을 추면서.약을 먹은 안금여는 십중팔구 정신을 놓은 것이 분명해 보였다.‘큰 할머니는 이제 더 이상 회사 일을 볼 수 없는 게 분명해. 큰 집이 어디까지 설칠 지 한 번 두고 볼까?’“할머님의 건강은 원래도 좋지 않으셨어. 이런 상항이 발생한 건 우리도 원치 않았던 바야.”그때, 무진이 좀 더 냉정함을 되찾았다.“이건 모두 고모님과 형님 잘못입니다. 회사에 수천 명의 직원이 있고, 크고 작은 업무들이 산적해 있어요. 모두 회장이 처리해야 할 일들입니다. 회장님이 안 되면 서둘러 대체할 인물을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란 말입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 일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한 겁니까?”강일헌이 코웃음을 치며 큰 소리쳤다.“이 일은 우리 본가 일이니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최대한 빨리 할머니를 치료할 테니.”무진이 차가운 음성으로 받았다.“나도 당연히 큰 할머님이 빨리 나으시기를 바라지요. 하지만 이건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회사에 소속된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회사를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강일헌이 당당하게 맞받았다.“주주들은 모두 회장 재선출 일정을 연기하는 것에 동의했어. 그 전에 있네 없네 따위는 생각도 하지 마라. 회장님이 쓰러지셨지만, 내가 있어. 회장님의 모든 업무는 내가 대리 처리할 것이아.”강일헌의 말이 점점 심해지자 운경이 나섰다.속에서 들끓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다.‘어떻게 이렇게 뻔뻔스러운 놈이 다 있어?’강일헌은 불만스러웠다.‘바꾸면 또 어때서?’‘어차피 회장은 결국 자신들 차지가 되지 않겠는가? 무슨 차이가 있다고?’이 화제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대신 강일헌이 느릿한 음성으로 다른 화제를 입에 올렸다. 일부러 화살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수작.“형님이 맞이한 새신부가 집안에

    최신 업데이트 : 2023-09-04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8화 완전히 망했군

    무진의 말에 운경이 냉정함을 되찾았다.당장 가장 시급한 일은 엄마 안금여를 치료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넌 고모부한테 가서 엄마를 빨리 회복시킬 수 있는지 알아봐. 회사 쪽은 내가 가서 진정시키도록 할게.” 속으로는 분함을 참을 수 없었지만 사태는 수습해야 했다.방법이 없었다. 누군가는 버티고 있어야 했다.지금은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돌아간 강일헌은 안금여가 치매를 얻은 상황을 강상철에게 보고했다. “정말이야? 거짓말 아니지? 확실하게 본 거 맞아?” 튀어나올 듯 커다랗게 뜬 강상철의 눈에 기쁜 빛이 넘쳤다. 그러면서도 다소 믿기지 않는 듯했다.“네. 제가 직접 가서 봤는데 틀림없습니다. 큰 할머님께 인사를 드렸는데 전혀 반응이 없었어요.”강일헌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예전에 이런 상황이 생겼다면, 안금여는 분명 그에게 몇 마디 했을 터였다.“정말 잘 되었구나.” 강상철이 턱을 쓰다듬으며 웃음을 지었다.그리고 즉시 강상규에게 연락해서 불렀다.의심할 여지없이 강상철과 강상규에 크나큰 기쁨을 안겨주었다.사실 일이 이렇게 쉽게 성공하게 될 줄은 자신들도 생각 못했던 바였다.그리고 저들 마음대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이제 회장직은 틀림없이 자신들의 것이었다. 어디 도망가지 않을 터.“일헌아, 이번 일 아주 잘했다. 무진이네 본가는 이번 참에 완전히 망하겠구나. 허허.”강상철이 소리 내어 웃었다. 그동안 음울하기 그지없던 얼굴에 드디어 해가 비친 듯했다.“할아버지,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이는데요, 뭐.” 병실에서 있었던 일을 다 말하지는 않았다. 특히 성연에게 말꼬리를 잡혔던 일.‘그쪽에서 알면 또 어때서? 뭐 어쩌라고?’강상규도 강일헌을 향해 한바탕 칭찬의 말들을 쏟아냈다.“역시 일헌이 네가 부리는 사람답구나. 아주 좋아.”“셋째 할아버님, 과찬이십니다. 작은 일에 불과합니다.” 잔뜩 칭찬을 받은 강일헌의 어깨가 으쓱거렸다.“이번에 일헌이가 큰 일을 해줬어. 나중에 원하는

    최신 업데이트 : 2023-09-04

최신 챕터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558화 걱정할 필요 있어?

    이런 유채연의 모습을 보고 외삼촌은 또 한바탕 잔소리를 했다.“정말 재수 없게 징징거리고 있지. 꼴이 그게 뭐야? 나는 상관하지 말고 빨리 가. 나한테 돈도 있고 차도 있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는 말할 것도 없어. 너는 나한테 짐만 될 뿐이야!”유채연은 외삼촌이 어떤 마음인지 알고 있었다.대부분 외삼촌은 그저 입으로만 모질게 굴었을 뿐이다.사실 자신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애초에 집에 그렇게 많은 일이 생기자 친척들마다 모두 양보하면서 피했다.외삼촌만 자신을 받아들이기를 원했다.모두들 유채연이 흉악한 외삼촌을 따라가면 틀림없이 좋지 않을 거라고 여겼다.그러나 그동안 삶의 질이 좀 떨어진 걸 제외하면, 외삼촌은 진심으로 자신을 보호해 주었다.가게에 온 손님 중에 간혹 유채연의 예쁜 모습을 보고 희롱하려고 했지만, 모두 외삼촌에게 두들겨 맞고 쫓겨났다.이전의 여러 일들을 생각하자, 유채연은 외삼촌이 자신에게 그렇게 잘해 준 걸 알게 되었다.유채연이 갑자기 털썩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었다.“외삼촌, 그동안 거둬 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옆에서 그 모습을 본 그래함도 유채연을 따라 무릎을 꿇었다.그리고 큰 소리로 말했다.“외숙부님, 채연이의 부모님이 안 계시니 외숙부님이 채연이 아버님이십니다. 그래서 제가 무릎을 꿇고 맹세하겠습니다.”“저희는 곧 결혼하게 되면 반드시 읍내에서 잔치를 하겠습니다. 다른 사람이 채연이를 보고 비웃지 못하게 할 테니, 채연이를 제게 주시면서 안심하셔도 됩니다. 제가 채연이에게 정말 잘 하겠습니다.”남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존엄성이다.그러나 그래함은 유채연을 위해 외삼촌 앞에 무릎을 꿇었다.이 역시 그래함의 성의를 충분히 드러낸 것이다.두 사람의 감정을 외삼촌은 더욱 눈에 새겨 두었다.‘채연이가 그래함과 함께 있으면서 미소도 눈에 많이 많아졌어.’“너희들 빨리 일어나!” 외삼촌은 유채연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는 게 아니었다.입으로는 듣기 싫은 말을 하지면, 개를 길러도 이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557화 아쉬운 생각

    이전에 유채연이 입었던 옷은 전부 그래함과 성연이 함께 골라준 옷으로 교체되었다.유채연은 트렁크를 사서 물건을 다 넣었다.곧 떠나야 할 때, 유채연이 외삼촌과 작별인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내가 같이 갈게.” 유채연을 도와 트렁크를 닫고서 그래함이 일어났다.“그래도 나 혼자 갈래...” 유채연은 망설였다.“채연아, 이제는 우리 둘이 같이 있잖아. 외삼촌은 우리 관계의 증인이자 네 유일한 가족이야. 내가 널 데리고 갔다가, 내가 나타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거야?” 그래함이 유채연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말했다.요 며칠간 함께 지내면서, 유채연은 자연스럽게 그래함과 더 가까워졌다.잠시 생각하다가 문득 그래함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만약 외삼촌이 그래함을 보지 못한다면 아마 마음이 더 괴로울 거야.’“그래, 같이 가자.” 유채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두 사람이 함께 문을 나섰다.나오다가 마침 두 사람을 찾으려던 성연과 마주쳤다.“성연아, 우리 외삼촌 보러 갈 건데, 너도 갈래?” 유채연은 요 며칠 성연과 계속 붙어 있어서, 성연에 대한 감정도 이미 예전처럼 좋았다.어디를 가든지 성연을 데리고 가야 해서, 그래함이 한바탕 질투하기도 했다.“출발하기 전에 외삼촌과 작별인사 하러 가는 거예요?”성연이 물었다.“그래.” 유채연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나도 함께 갈게요.” 눈치 빠른 성연은 유채연의 손을 잡지 않고 뒤에서 따라갔다.‘채연 언니하고 그래함 사형이 나란히 다정하게 가는 모습을 보면, 외삼촌이 좀 안심할 수 있겠지.’유채연과 그래함은 앞에서 함께 걸어갔다.유채연의 마음은 여전히 좀 불안했다.‘예전에 외삼촌이 못마땅했을 때는 여기를 탈출하겠다는 생각도 했지.’그러나 정말로 외삼촌과 작별을 고해야 한다고 생각하자, 유채연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비록 그다지 내 생각대로 지내지는 못했지만.’‘하지만 예전에는 이곳이 내 유일한 피난처였지.’“걱정 마, 외삼촌은 좋은 분이니까 이해해 주실 거야.”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556화 점차 풀어질 때까지

    그 말을 듣자, 유채연은 코가 시큰거리면서 하마터면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손에 든 아이스크림을 꽉 쥐었지만 뜬금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부모님이 돌아가신 후로 지금처럼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은 없었다.유채연의 얼굴에 눈물이 가득한 걸 보자, 가볍게 한숨을 쉰 그래함이 휴지로 부드럽게 눈물을 닦아주었다.“왜 그렇게 울기를 좋아해? 앞으로 나하고 있으면서 내가 잘 해줄 테니까 이렇게 울면 안 돼. 네가 눈물을 흘리는 게 안타까워.”그래함의 부드러운 말을 들으면서 유채연의 감정도 점차 가라앉았다.감정이 진정되자 손에 든 아이스크림을 한 입 맛보았다.아주 달았다. 이 달콤함이 유채연의 마음속에 스며들면서 마음을 천천히 따뜻하게 했다.“고마워, 그래함.” 유채연은 코를 훌쩍이며 고맙다는 말을 했다.“내가 너에게 고마워해야지. 그렇게 오래 되었는데도 나를 기다리고 있었잖아. 내가 좀 일찍 너를 찾아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래함의 말투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우리는 지금이 좋아.” 유채연은 그래함의 이런 의기소침한 모습을 그냥 지켜볼 수 없었다.“그래, 이제 네가 있으니까 앞으로 우리는 더 좋아질 거야.”그래함이 동의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비록 성연은 어느새 감정이 없는 도구로 전락해버렸다.그러나 계속 뒤를 따라 가면서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성연은 정말 기뻤다.자신도 그런 분위기가 달콤하게 느껴졌다.예전에는 그저 단순하게 그래함 사형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그러나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자, 정말 두터운 그래함의 깊은 정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성연은 두 사람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 ‘처음에 굳어 있던 두 사람이 점차 풀어질 때까지 이미 정말 잘 지나왔어.’“두 분, 연애하면서 여동생도 잊어버렸지요? 나 너무 배가 고파요. 밥 먹으러 가고 싶어요.” 성연도 방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가게에서 별로 먹지 않고 이렇게 오래 걸었더니 벌써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지경이었다.그 말을 들은 유채연이 바로 뒤돌아서 미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555화 관계를 확정하다

    “언니, 빨리 나와서 사형에게 보여주세요.” 성연이 바로 유채연을 데리고 나갔다.전혀 준비되지 않은 채, 유채연은 바로 그래함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그래함은 지금도 유채연이 겉모습만 꾸민 여자들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고 여겼다.약간 수줍어하는 그 모습은 언제나 그래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그래함의 눈에는 놀라움이 가득한 채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유채연도 그래함이 자신의 이런 모습을 보는 걸 정말 기대하고 있었다.그런데 한참 기다렸는데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고개를 들어 그래함의 눈을 마주한 유채연이 어색하게 치마자락을 잡고 말했다.“어때? 보기 싫어?”“예뻐. 내가 홀딱 반할 정도야.” 그래함의 목소리는 가볍고 부드러웠다.유채연은 입술을 오므린 채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화장을 마친 뒤 그들은 계속 쇼핑을 했다.성연은 두 사람이 함께 있을 수 있게 자리를 양보했다.그래함이 바로 앞으로 가서 유채연의 손을 잡았다.유채연이 손을 빼려고 했지만, 그래함은 꼭 쥔 채 유채연이 벗어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성연이도 여기 있잖아.” 유채연은 20여 년을 살면서 그래함 이 한 사람만 좋아했다.평소에도 남자와 스킨십을 해본 적도 없었다.지금 그래함과 함께 걸으면서 유채연은 불편한 기색이 가득했다.그러나 그래함의 따뜻한 손이 자신을 감싸고 있는 것을 느끼자 마음은 달콤했다.“신경 쓸 필요 없어.”그래함이 바로 말했다.두 사람 뒤에 있던 성연은 하마터면 그래함을 흘겨볼 뻔했다.‘이건 날 훼방꾼으로 여기는 거야.’유채연은 감히 고개를 돌려 성연을 보지 못하고, 손을 잡힌 채 얼굴만 빨개졌다.그래함은 유채연이 자신에게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자 불만스러웠다.“채연아, 팔장을 낄래.”“아니, 손을 잡았잖아.” 유채연은 입술을 깨물며 수줍어했다.“우리 연인 사이잖아?” 그래함이 유채연의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열기가 귓가를 스쳐 지나가자 유채연은 더욱 부끄러워했다.‘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는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554화 가장 적합한 화장품

    외삼촌에게 차를 주자, 외삼촌은 드라이브를 하면서 이 차의 성능을 시험해 보겠다고 말했다.그래함이 자신을 속이는 건지 보려는 것이다.외삼촌이 차를 몰고 가자 성연과 그래함, 유채연만 남게 되었다.오늘 손님이 오기 때문에 가게는 문을 열지 않았다.‘자세히 헤아려 보니 외삼촌은 정말 디테일한 사람이야.’“채연 언니, 우리 쇼핑하러 가요.” 성연이 다가가서 유채연의 팔장을 꼈다.“그래.” 유채연은 성연이 쇼핑을 하려는 걸로 생각하고 함께 갔다.성연이 유채연을 데리고 온 곳은 모두 고급 쇼핑몰이었다.유채연도 옷을 좀 사고 싶었지만, 가격을 보고는 그런 생각이 쏙 들어갔다.성연은 흰색 원피스를 유채연의 몸에 대고 비교해 보았다.“채연 언니, 이 원피스가 잘 어울려요. 한번 입어 보세요.”“난 됐어. 네가 맘에 들면 사.” 방금 유채연은 가격표를 언뜻 봤다.‘너무 엄청난 가격이야.’‘원피스 한 벌에 어떻게 가격이 이렇게 비쌀 수 있는지 정말 상상할 수가 없어.’‘정말 터무니없는 가격이야!’“언니, 이 치마가 정말 잘 어울려요. 한번 입어보고 싶지 않아요?” 성연은 눈을 깜빡이며 유채연을 바라보았다.눈앞의 원피스를 보고 유채연은 망설였다.“채연아, 한번 입어 봐.” 그래함도 유채연이 이 옷으로 갈아입은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다.유채연은 자신의 그런 모습이 기대되면서도 머뭇거렸다.마침내 결정을 내린 뒤에 옷을 가지고 탈의실로 들어갔다.‘확실히 잘 어울리네.’유채연은 한번 입어 본 걸로 만족했고 사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성연과 그래함이 번갈아 설득해서 유채연도 결국 옷을 하겠다고 했다.두 사람은 또 유채연에게 많은 옷을 사주었다.처음에는 유채연도 두 사람이 돈을 쓰는 걸 걱정했다.그러나 두 사람의 좋아하는 모습을 보자, 유채연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나중에는 돈을 쓰는 것에도 무감각해졌다.예쁜 옷을 많이 산 뒤 그래함이 뒤에서 가방을 들어주었다.그래함의 두 손으로 겨우 들 수 있을 정도였다.성연은 또 유채연을 끌고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553화 그깟 돈 좀 있다고

    “정말 변변치 못하게!” 외삼촌은 유채연을 노려보았다.그래함은 외삼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완전히 파악했다.‘외삼촌은 이게 채연이가 만약에 대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거야.’그래서 그래함도 지나친 요구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이런 것들을 채연이에게 주는 것도 당연한 거야. 여기에 그치지 않고 채연이에게 훨씬 더 잘 해 줄 거야.게다가 외삼촌과 유채연은 그래함의 지위에 대해서 개념도 없었을 것이다.이 정도의 돈은 그래함에게 있어서 언급할 가치도 없었다.유채연이 직접 음식을 준비해서, 외삼촌 가게 뒤의 정원에서 모두 함께 밥을 먹었다.외삼촌의 표정은 시종 좋지 않있다.밥을 다 먹고 유채연이 치우려고 하자 외삼촌이 퉁명스럽게 말했다.“놔 둬! 나 혼자 해도 돼! 너는 그럴 시간이 있으면 가서 너 자신이나 좀 꾸며.”외삼촌은 말하면서 유채연을 물러서게 했다. 유채연이 비틀거리자 그래함이 뒤에서 유채연을 부축해 주었다.그리고 유채연을 데리고 나갔다.집 앞에 와서야 유채연은 그래함과 성연에게 미안한 듯이 웃었다.“정말 미안해. 외삼촌이 바로 저런 성격이셔. 미안해.”“언니, 외삼촌이 이런 성격인 건 우리도 이해할 수 있어요. 외삼촌이 치우지 말라고 했으니까 우리 좀 걸어요. 이쪽의 풍경이 좋네요.” 성연은 유채연을 데리고 앞으로 걸어갔다.그래함과 성연이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고, 유채연은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다.그들은 주변을 한가롭게 걸었다.길가에서 자동차 판매점을 본 그래함이 걸음을 멈추었다.유채연과 성연은 고개를 돌려 보면서 의아하게 생각했다. 성연이 그래함에게 물었다.“사형, 왜 그래요?”“우리 들어가서 한번 보자.” 그래함은 판매점 안으로 들어갔다.그래함이 뭘 하려는 건지 몰랐지만, 유채연과 성연도 그래함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그래함은 한참동안 살펴보았다.여기는 읍내라서 그다지 비싼 차가 없었다. 겉모습이 좋아 보이는 차는 성능이 좋지 않았고 성능이 좋은 차는 스타일이 좋지 않았다.겨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552화 오히려 자네가 무섭구만

    “그렇게 하겠습니다.” 외삼촌이 말한 걸 그래함은 모두 승락했다.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외삼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유채연은 외삼촌이 제시한 조건들에 대해서 아주 불만이었다.‘내가 그래함과 함께 하는 건 두 사람이 예전의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야.’그러나 지금 외삼촌이 그렇게 많은 요구를 하는데, 오히려 내가 그래함의 돈 때문에 그래함과 함께 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유채연이 항의했지만 외삼촌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래함을 바라보았다.“어때? 내 이 조건들을 자네가 승낙한다면 채연이가 자네와 함께 떠나도 돼. 자네가 승낙하지 않는다면... 그럼 말할 필요도 없지!”유채연이 다시 말을 하려고 했지만, 바로 뒤에 있던 성연이 유채연의 옷소매를 당기면서 권유했다.“사형에게 저런 요구를 한 건, 외삼촌이 언니에게 사고가 생길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에요. 나중에 혹시라도 집안이 몰락하게 될까 봐 일부러 이런 요구를 한 거예요. 만약 언젠가 정말 의외의 사고가 생긴다 해도, 언니가 읍내로 돌아올 수 있게 말이죠.”옆에 있던 성연은 벌써 외삼촌의 뜻을 알아차렸다.‘외삼촌이 말한 조건은 모두 채연 언니에게 유리한 것들이야.’‘외삼촌은 자신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어.’‘돈도 채연 언니 계좌에 넣고, 집 명의도 채연 언니 앞으로 하라고 했어.’‘모두 채연 언니에게 만약의 일이 생겼을 때를 대비한 거야.’성연도 그제서야 외삼촌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외삼촌의 마음이 이렇게 세심한 줄은 몰랐어.’‘사형이 채연 언니를 아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기에, 외삼촌이 말한 이런 상황은 생기지 않을 거야.’‘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이기도 해. 결국 앞으로의 일은 아무도 모르니까.’유채연도 그제서야 외삼촌의 의도를 알게 되었다.‘외삼촌의 요구는 모두 나를 위해서였어.’유채연은 더더욱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그저 그래함을 바라볼 뿐이다.“외숙부님이 말씀하신 건 다 문제없습니다. 채연이에게 사 줄 집을 한번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551화 다 말씀하셔도 됩니다

    성연은 식당 입구의 작은 가게에서 그래함과 유채연을 기다렸다.두 사람이 손을 잡고 식당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고, 성연은 두 사람이 함께 하기로 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성연은 묵묵히 두 사람의 뒤를 따랐다.그래함이 유채연을 데리고 가더라도 바로 데리고 갈 수는 없었다. 유채연의 외삼촌이 별로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해도.그러나 유채연의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다. 유채연을 데려간다면 그래함은 반드시 외삼촌의 동의를 얻어야 했다.그래함은 유채연과 함께 돌아가서 외삼촌을 만났다.외삼촌이 그래함을 난처하게 만들 것을 염려해서, 유채연은 원래 그다지 외삼촌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외삼촌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자, 유채연도 조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생각해보니 외삼촌은 아마 동의할 것 같아.’그들이 집에 도착했을 때, 유채연의 외삼촌은 거실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외삼촌.” 유채연은 그래함의 뒤에 숨은 채 외삼촌을 바라보았다.‘외삼촌은 지금까지 내가 여기서 살게 해주셨어.’‘어쩌다 내게 온정을 보이기도 했지만.’유채연도 외삼촌 본인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외삼촌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의식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그래함은 유채연의 손을 토닥이면서 긴장을 풀고 모든 건 자신에게 맡기라는 눈짓을 했다.“외숙부님.” 그래함이 유채연과 함께 외삼촌 맞은편에 앉았다.외숙부라는 호칭을 듣자마자 외삼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험악판 표정을 지으며 그래함을 바라보았다.“지금 뭐라고 했어? 나는 당신 같은 조카는 없어.”그래함은 오히려 외삼촌을 두려워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어차피 이제 모두 한 가족이 될 테니까 제가 외숙부님이라고 해야지요.”그래함의 말에 반박하려던 외삼촌은, 부끄러워하면서도 기대감에 가득 찬 유채연의 눈빛을 마주하자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무슨 일이야!” 외삼촌은 코웃음을 치면서 그래함을 쳐다보았다.“저는 채연이를 데리고 가고 싶습니다. 여기서 나가서 더 잘 살 수 있게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550화 열등감

    이튿날 오후, 가게문을 닫은 뒤 유채연은 성연의 안내로 그래함을 만났다.이번에는 유채연의 수줍은 성격을 고려해서, 밀크티 가게가 아니라 칸막이가 있는 식당을 골랐다.엉성한 칸막이지만 그래도 모두 다 볼 수 있는 건 아니었다.우아한 분위기가 넘치는 잘생긴 그래함을 보자, 유채연의 얼굴이 달아오를 수밖에 없었다.유채연이 그래함에게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니다. 감정이 없었다면 그 옥노리개도 간직하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채연아,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그래함이 유채연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물었다.“나는, 다 괜찮아.” 유채연은 그래함을 똑바로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래함은 이렇게 멋스러운데, 나는 진흙밭의 진흙일 뿐이야.’요 몇 년 동안 유채연은 전혀 자신을 꾸미지도 않았다.날마다 그럭저럭 지냈을 뿐이다.지금은 그래함을 똑바로 바라볼 용기도 없었다.‘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그래함에게 어울릴 수 있겠어?’그래함이 종업원을 불러서 가정식 요리를 몇 개 시켰다.모두 유채연이 좋아하는 음식들이다.그래함이 시키는 요리 이름을 들으면서, 유채연은 놀라면서도 씁쓸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다, 당신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어?”그래함이 유채연을 부드럽게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좋아하는 걸 내가 어떻게 기억하지 못하겠어?”“당신...”그래함이 자상하게 대할수록 유채연은 더 열등감을 느꼈다.‘나한테 무슨 덕과 능력이 있어서 이런 사람에게 어울리겠어?’“애기는 나중에 하고 일단 음식부터 먹자.” 그래함의 마음은 더 긴장하면서 안절부절 못했다.이번에 또다시 거절 대답을 듣게 될까 봐 두려웠다.성연은 턱을 괸 채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유채연은 그다지 먹고 싶은 것 같지 않았다. 그래함은 수시로 유채연에게 음식을 집어 줬지만, 식사하는 내내 유채연을 쳐다보느라 음식도 그다지 먹지 않았다.안타까움이 가득한 식사였다.가까스로 식사를 마친 뒤, 그래함은 종업원에게 앞의 음식을 치우고 주스와 과일을 내오도록 했다.그래함이 유채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