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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일찍 죽기만을 바랄 터

병실 안으로 무진과 비서 손건호가 들어서자 운경이 물었다.

“무진아, 누구니?”

“강일헌이요. 할머님께 서명 받을 서류가 있다네요.”

무진이 입을 열었다.

벌떡 일어선 운경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분명 저것들이 한 짓이야!”

안금여가 처음 병원에 왔을 때만 해도 저들의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갑작스레 일이 터지자 바로 찾아온다고? 어떻게 그런 우연의 일치가 다 있는지.

둘째, 셋째 숙부 측 사람들은 지금 회장 안금여가 일찍 죽기만을 바라고 있을 터.

우물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격인 이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운경은 다시 한바탕 화가 치솟는 듯했다.

병실 밖으로 나가 강일헌에게 한 소리할 작정이었다. 어쨌든 사람의 생명을 놓고 어떻게 이리도 모질 수가 있단 말인가.

걸음을 내딛는 순간 무진이 손을 들어 운경을 막았다.

“고모, 좀 진정하세요. 흥분하지 마시고요.”

지금 그들은 아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둘째 숙부 쪽과 싸우게 되면 그들은 분명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해낼 것이다.

할머니의 안전을 위해서는 부득불 마음을 가라앉혀야 했다.

둘째 숙부 쪽이 인정하지 않으면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운경이 다시 자리에 앉자 무진이 만년필을 꺼내 재빨리 서류에 사인을 했다.

할머니 안금여의 사인을 그대로 따라했다.

보통 사람들은 절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얼마 지나지 않아 손건호가 서류를 가지고 나갔다.

아직도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일헌이 서류를 펼쳐 보니 안금여의 사인이 틀림없었다.

‘설마 그 약이 효과가 없었던 거야?’

강일헌의 마음이 점점 가라앉았다.

하지만 아무런 내색 없이 병실을 힐끔 쳐다보며 웃었다.

“들어가서 회장님을 뵙고 싶은데? 기왕 왔는데 안부를 여쭙지 않을 수가 있나?”

안금여의 사인을 본 강일헌은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오늘 안금여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는다면 찜찜해서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기필코 보고 가겠다는 의지가 강일헌의 눈에 확연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건호가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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