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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괜히 잘해주지 않았어

서한기는 더 이상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명령을 받고 즉시 사람을 보내 이 일을 처리하게 했다.

그날 일은 정확하게 처리됐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간 성연이 무진과 함께 식탁에 앉아 밥을 먹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집안의 요리사들도 성연의 입맛을 파악하고 매번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 절반, 무진이 늘 먹던 음식 절반이 식탁에 놓였다. 강씨 집안에서 성연이 대접받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해 주었다.

절반쯤 식사를 했을 때 성연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최근 밴드에 가입했어요. 밴드 활동이 있어서 앞으로 2시간쯤 늦게 집에 올 거예요.”

무진에게 일부러 이 정보를 흘렸다. 완벽한 알리바이를 위해.

고등학생이 취미 동아리에 참여하는 거야 정상적인 일일 테니.

“운전기사에게 좀 늦게 데리러 가라고 하지. 아니면 네가 바뀐 시간을 기사에게 알려주든가.”

무진은 성연의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주주들과 둘째, 셋째 숙부 쪽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이미 준비를 시작했다.

성연이 쪽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성연이 원하는 걸 최대한 들어줄 뿐.

“고마워요.”

생각해 보던 성연도 감사 인사를 했다.

할머니는 병원에 계시니 무진의 미간엔 늘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가라앉은 기운이 왠지 무거웠다.

무진이 힘들어하는 것을 느낀 성연이 주저주저 위로의 말을 꺼냈다.

“너무 괴로워하지 마세요. 할머니 좋아지실 거예요.”

“응.”

무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비록 단순한 말 몇 마디였지만, 무진의 얼굴이 많이 풀린 걸 볼 수 있었다.

다음 일.

성연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보건실로 달려갔다.

보건실은 이미 완전 다른 모습이었다.

귀족 학교 북성남고는 결코 돈이 부족하지 않았다.

그래서 보건실도 넓고 컸다. 어젯밤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서한기는 보건실 내에 독립된 공간을 따로 만들었다.

내부는 사한기가 깨끗이 정리해 두었다. 그만 열쇠를 가지고 있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었다.

모두 어린 학생들이라 이쪽과 연관되었을 리 만무하고.

보더라도 의료기구인 줄 알고 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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