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 제163화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공유

제163화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작가: 노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그러나 조승호의 예상 대로 안금여는 치매가 온 상태였다.

“엄마, 나 기억해?? 내가 누군야? 무진이는 기억나, 엄마?”

안금여의 눈앞까지 달려간 운경이 자신과 강무진을 가리키며 연신 물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운경을 힐끔 본 안금여가 느릿느릿 고개를 돌려 자신의 손가락만 쳐다보았다.

그리고 창밖을 향해 멍청하게 웃었다. 어딘가 멍한 얼굴로.

마치 이제 막 세상을 처음 보는 것 같았다.

“할머니, 물 드시겠어요? 물 좀 드세요.”

성연이 옆으로 가서 따뜻한 물 한 잔을 받아 안금여의 입 가까이 가져다 대었다.

하지만 안금여는 그것이 무엇인지조차도 모르는 듯했다.

물컵이 입가에 닿아도 마실 줄을 모르는 안금여를 보며 성연이 손가락 하나를 세우고 몇 개냐고 물었지만, 안금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도 몰랐다.

어떤 대답을 해야 하는지는 말할 것도 없이.

얼굴을 일그러뜨린 운경이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

‘어쩌다 엄마가 이렇게 되었는지…….’

이틀 전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다가 갑자기 이런 치매 증세를 보이니 모두 적응하기 힘들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손건호 또한 참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도대체 누구길래, 이리 악독한 거지?”

응급실 입구에 있을 때 운경 역시 같은 질문을 했었다.

다만 한바탕 난리가 나고 어수선한 상황이라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똑같은 질문이 또 언급되자 이에 다시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손건호의 말이 나온 순간, 병실의 공기가 얼어붙었었다.

운경과 무진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

거의 동시에 두 사람의 마음속에서 하나의 대답이 떠올랐다.

무진의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

강상철과 강상규를 제외하고 이렇게 할 수도 있는 인간이 또 누가 있단 말인가?

마침 지금은 아주 중요한 시기였다.

많은 지분을 손에 넣은 강상철과 강상규는 주주들의 지지까지 등에 업은 상태였다.

만약 안금여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면, 진즉 회장 자리를 차지했을 것이다.

큰집 본가에서 회장직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안금여 한 사람뿐이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4화 고모님이 필요해요

    약물의 전 성분을 다 훑은 조승호의 안색이 매우 좋지 않았다.그런 조승호를 옆에서 지켜보던 운경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왜 그래요? 응? 무슨 약이예요? 회복하실 수 있어요?”조승호가 눈썹을 찡그리며 대답했다.“신종 약물이야. 시중에서 전혀 본 적이 없어. 듣도 보도 못한 성분들이 다량으로 포함되어 있어. 해독할 방법을 찾으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병원장이 된 지도 여러 해가 되었는데 이토록 기괴한 약물은 처음 보았다.하지만 약효가 워낙 빠른데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약도 아니다. 분명 음지에서만 암암리에 돌아다니는 걸 테다. 그만큼 근원을 찾기가 까다롭다는 의미이고.참으로 난감했다.하지만 지금 운경이 너무 혼란스러운 상태라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엄마가 그때까지 버티실 수 있을까?” 운경의 눈은 온통 붉었다. 눈가엔 눈물 자국도 남아 있었다.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자 다들 마음이 힘들었다.속히 안금여가 회복되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으니.“최선을 다하겠다는 말 밖엔.”안금여의 이런 증상을 치료할 수 있을지 조승호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이런 약은 본 적이 없었다.“반드시 엄마를 낫게 해야 해요. 안 그럼 난 어떻게 하라고? 그리고 무진인…….”강씨 집안에서, 운경과 무진은 친 혈육으로 안금여 밖에 남지 않았다.“전문가들을 모아 팀을 꾸려 연구할 거야. 장모님 구할 수 있도록 내가 최선을 다할 테니, 당신은 너무 걱정하지 마.”운경을 달래는 한편 조승호는 이미 전화로 연락하며 팀을 꾸리기 시작했다.“고모부님, 필요한 거 있으시면 뭐든지 말씀하세요. 제가 돕겠습니다.” 이때, 무진 역시 이것저것 가릴 틈이 없었다.할머니만 고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다 내놓을 기세였다.‘할머니를 살아 계시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그래.” 조승호가 진중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성연도 아까 검사 결과지를 보았었다. 결과지에 나와 있는 약 성분들은 그녀가 모두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치료 방법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5화 노골적으로

    무진이 강일헌을 만나러 병실 밖으로 나갔다. 손건호가 뒤에서 무진을 밀고 나오며 문을 닫았다.“무슨 일이야?” 무표정한 얼굴로 강일헌을 바라보는 무진의 눈빛이 얼음 송곳 같았다.강일헌은 무진이 아니라 병실만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손에 서류를 든 채 꽁꽁 닫힌 문만 보다가 결국 시선을 무진에게로 돌렸다.손으로 탁탁 서류를 두드린 후 말했다.“이쪽에 긴급 문건이 있어서 말이야. 회장님이 서명해 주셔야 하는데 어쩌지? 내가 맡은 계열사 쪽에 회장님이 서명해 주셔야 할 서류가 아주 많거든.”강일헌이 여기 찾아온 목적은 자신만이 알고 있다.약이 효과가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해.하긴, 안절부절 참지 못한 강상철이 낌새가 조금 보이는 듯하자 즉시 알아보라고 자신을 보냈다.마침 가지고 있던 서류를 핑계로 정당한 이유를 만들어서 온 것이다.그런데 저렇게 굳이 문을 꽁꽁 닫고 있는 걸 보니 외려 감추려고 한다는 게 더 뚜렷해 보인다.강일헌의 행동과 표정을 보던 무진의 눈이 점점 까맣게 물들었다.그 또한 이 프로젝트를 알고 있었다. 다만 이제껏 오지 않다가 하필 이제야 나타나?무진의 눈빛이 시릴 정도로 차가워졌다. 동시에 동공이 새카매지며 분노를 자제하듯 양손으로 휠체어 양편을 꽉 움켜 쥐었다.“할머님은 방금 잠이 드셨어. 서류는 여기에 두고 가.”‘이렇게 뻔히 보이는 수작을……. 다른 사람은 아무 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거야?’강상철과 강상규 쪽은 이제 아예 노골적으로 나왔다.오늘 기필코 방문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기세인 강일헌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말했다.“소리 쳐 불러도 괜찮겠지? 고객이 아직 기다리고 있는데. 나는 기다릴 수 있지만, 고객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지 않아? 회장님 몸은 좋아지지 않았어?”말하면서도 시선은 계속 안금여의 병실 쪽을 향해 있었다.약효가 정말 제대로 작용한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회장의 몸이 아예 처음부터 좋지 않았는데, 저쪽 큰집에서 가짜 정보를 흘려 고의로 자신들의 시선을 흐리게 한 게 아닐까 하는.그러나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6화 일찍 죽기만을 바랄 터

    병실 안으로 무진과 비서 손건호가 들어서자 운경이 물었다.“무진아, 누구니?”“강일헌이요. 할머님께 서명 받을 서류가 있다네요.”무진이 입을 열었다.벌떡 일어선 운경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분명 저것들이 한 짓이야!”안금여가 처음 병원에 왔을 때만 해도 저들의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그런데 지금 갑작스레 일이 터지자 바로 찾아온다고? 어떻게 그런 우연의 일치가 다 있는지.둘째, 셋째 숙부 측 사람들은 지금 회장 안금여가 일찍 죽기만을 바라고 있을 터.우물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격인 이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운경은 다시 한바탕 화가 치솟는 듯했다.병실 밖으로 나가 강일헌에게 한 소리할 작정이었다. 어쨌든 사람의 생명을 놓고 어떻게 이리도 모질 수가 있단 말인가.걸음을 내딛는 순간 무진이 손을 들어 운경을 막았다.“고모, 좀 진정하세요. 흥분하지 마시고요.”지금 그들은 아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둘째 숙부 쪽과 싸우게 되면 그들은 분명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해낼 것이다.할머니의 안전을 위해서는 부득불 마음을 가라앉혀야 했다.둘째 숙부 쪽이 인정하지 않으면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운경이 다시 자리에 앉자 무진이 만년필을 꺼내 재빨리 서류에 사인을 했다.할머니 안금여의 사인을 그대로 따라했다.보통 사람들은 절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얼마 지나지 않아 손건호가 서류를 가지고 나갔다.아직도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일헌이 서류를 펼쳐 보니 안금여의 사인이 틀림없었다.‘설마 그 약이 효과가 없었던 거야?’강일헌의 마음이 점점 가라앉았다.하지만 아무런 내색 없이 병실을 힐끔 쳐다보며 웃었다.“들어가서 회장님을 뵙고 싶은데? 기왕 왔는데 안부를 여쭙지 않을 수가 있나?”안금여의 사인을 본 강일헌은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오늘 안금여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는다면 찜찜해서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기필코 보고 가겠다는 의지가 강일헌의 눈에 확연하게 드러났다.하지만 그렇다고 손건호가 들어가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7화 더 이상 머물 필요가 없다

    이렇게 되자 안금여의 병세를 더 이상 숨길 수도 없게 되었다.이 기회다 싶은 강일헌이 화가 난 척하며 따져 물었다.“회장님 상태가 이처럼 심각한데 어떻게 그걸 은폐할 수가 있습니까?”물론 속으로는 환희의 춤을 추면서.약을 먹은 안금여는 십중팔구 정신을 놓은 것이 분명해 보였다.‘큰 할머니는 이제 더 이상 회사 일을 볼 수 없는 게 분명해. 큰 집이 어디까지 설칠 지 한 번 두고 볼까?’“할머님의 건강은 원래도 좋지 않으셨어. 이런 상항이 발생한 건 우리도 원치 않았던 바야.”그때, 무진이 좀 더 냉정함을 되찾았다.“이건 모두 고모님과 형님 잘못입니다. 회사에 수천 명의 직원이 있고, 크고 작은 업무들이 산적해 있어요. 모두 회장이 처리해야 할 일들입니다. 회장님이 안 되면 서둘러 대체할 인물을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란 말입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 일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한 겁니까?”강일헌이 코웃음을 치며 큰 소리쳤다.“이 일은 우리 본가 일이니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최대한 빨리 할머니를 치료할 테니.”무진이 차가운 음성으로 받았다.“나도 당연히 큰 할머님이 빨리 나으시기를 바라지요. 하지만 이건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회사에 소속된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회사를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강일헌이 당당하게 맞받았다.“주주들은 모두 회장 재선출 일정을 연기하는 것에 동의했어. 그 전에 있네 없네 따위는 생각도 하지 마라. 회장님이 쓰러지셨지만, 내가 있어. 회장님의 모든 업무는 내가 대리 처리할 것이아.”강일헌의 말이 점점 심해지자 운경이 나섰다.속에서 들끓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다.‘어떻게 이렇게 뻔뻔스러운 놈이 다 있어?’강일헌은 불만스러웠다.‘바꾸면 또 어때서?’‘어차피 회장은 결국 자신들 차지가 되지 않겠는가? 무슨 차이가 있다고?’이 화제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대신 강일헌이 느릿한 음성으로 다른 화제를 입에 올렸다. 일부러 화살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수작.“형님이 맞이한 새신부가 집안에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8화 완전히 망했군

    무진의 말에 운경이 냉정함을 되찾았다.당장 가장 시급한 일은 엄마 안금여를 치료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넌 고모부한테 가서 엄마를 빨리 회복시킬 수 있는지 알아봐. 회사 쪽은 내가 가서 진정시키도록 할게.” 속으로는 분함을 참을 수 없었지만 사태는 수습해야 했다.방법이 없었다. 누군가는 버티고 있어야 했다.지금은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돌아간 강일헌은 안금여가 치매를 얻은 상황을 강상철에게 보고했다. “정말이야? 거짓말 아니지? 확실하게 본 거 맞아?” 튀어나올 듯 커다랗게 뜬 강상철의 눈에 기쁜 빛이 넘쳤다. 그러면서도 다소 믿기지 않는 듯했다.“네. 제가 직접 가서 봤는데 틀림없습니다. 큰 할머님께 인사를 드렸는데 전혀 반응이 없었어요.”강일헌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예전에 이런 상황이 생겼다면, 안금여는 분명 그에게 몇 마디 했을 터였다.“정말 잘 되었구나.” 강상철이 턱을 쓰다듬으며 웃음을 지었다.그리고 즉시 강상규에게 연락해서 불렀다.의심할 여지없이 강상철과 강상규에 크나큰 기쁨을 안겨주었다.사실 일이 이렇게 쉽게 성공하게 될 줄은 자신들도 생각 못했던 바였다.그리고 저들 마음대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이제 회장직은 틀림없이 자신들의 것이었다. 어디 도망가지 않을 터.“일헌아, 이번 일 아주 잘했다. 무진이네 본가는 이번 참에 완전히 망하겠구나. 허허.”강상철이 소리 내어 웃었다. 그동안 음울하기 그지없던 얼굴에 드디어 해가 비친 듯했다.“할아버지,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이는데요, 뭐.” 병실에서 있었던 일을 다 말하지는 않았다. 특히 성연에게 말꼬리를 잡혔던 일.‘그쪽에서 알면 또 어때서? 뭐 어쩌라고?’강상규도 강일헌을 향해 한바탕 칭찬의 말들을 쏟아냈다.“역시 일헌이 네가 부리는 사람답구나. 아주 좋아.”“셋째 할아버님, 과찬이십니다. 작은 일에 불과합니다.” 잔뜩 칭찬을 받은 강일헌의 어깨가 으쓱거렸다.“이번에 일헌이가 큰 일을 해줬어. 나중에 원하는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9화 속수무책

    그러나 한걸음에 달려온 주주들을 운경이 병실 밖에다 막아 세웠다.회장님은 지금 안정이 필요한 시기로 조그만 충격도 견딜 수 없다, 그러니 회사 사람들은 가능한 회장님 방문을 자제해 달라, 일이 있으면 자신에게 알리면 된다, 라는 말로.아무도 안금여를 만나지 못하자, 주주들은 점차 안금여가 이미 치매에 걸렸다고 믿게 되었다.심지어 오후에 온 주주는 운경에게 따져 물었다.“회장님, 정말 신경 방면에 문제가 생긴 겁니까? 만약 회장님에게 문제가 생기면 반드시 우리 주주들에게 해명을 해야 할 겁니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숨겨서는 안됩니다. 회사는 모두의 것이고, 회장은 회사를 이끄는 리더예요. 그러니 우리는 제대로 알 자격이 있단 말입니다!”당당하게 내뱉는 주주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무척 일리 있었다. 다만 강운경을 압박해서 반드시 진상을 듣고야 말겠다는 의도가 너무 강할 뿐.그렇게 오랜 시간 회사를 관리해 오면서 이런 저런 풍파도 겪어보지 못했을까? 놀라지도 않은 운경이 침착함을 유지한 채 대답했다.“주주분들께서 어디서 이런 유언비어를 전해 들으셨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회장님께서는 병을 치료 중이십니다. 아시다시피 주주총회의 일로 충격을 받으신 터라 회사 관련자들은 만나지 않게 해드리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비록 최근 몇 년간 큰 실적은 내지 못하셨어도 회사를 위해 많은 애를 쓰셨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회장님이 좀 더 회복되시기를 기다려 주십시오.”논리정연하고 사리에 합당한 운경의 말이 앞서 큰 소리로 따지던 주주의 말을 전부 가로막았다.“만약 이사장에게 문제가 있다면, 강대표는 반드시 사실대로 알려 주십시오!”주주는 이를 악문 채 운경을 한참 노려보더니 몸을 돌려 떠났다.마침내 사람을 설득해 보낸 운경의 얼굴에 피로가 가득 쌓였다.요 며칠 엄마 안금여를 지키면서 제대로 쉬지를 못했다.순간 머리가 띵하고 울렸다.미간을 찌푸린 운경이 병실로 들어섰다.“상황이 어떻습니까?” 무진이 물었다.화가 난 운경이 이를 갈며 말했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0화 저들의 야망을 철저히 깨부수겠습니다

    “다시 생각해 봐.” 무진이 나서겠다고 하자 운경이 다소 주저하며 말렸다.지금 이 시기에 드러내겠다는 것은 스스로 무대 위에 올라가 둘째, 셋째 숙부와 맞서겠다는 것과 다름없었다.저 두 숙부의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요 몇 년 동안 자신들이 저들을 꺼리지 않았을 것이다.무진이 위험에 처할까 봐 두려웠다.집안에서, 더 이상 사고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그냥 제가 하겠습니다. 할머니가 안 계신데 모든 걸 고모님께 떠넘길 수는 없잖아요.” 무진은 이미 결심을 굳힌 듯했다.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 주주들의 일로 안금여는 이미 둘째, 셋째 숙부에 의해 쓰러진 상태인 것이다.저들이 더 이상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두 숙부들은 자신들을 만만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깊고 어두운 곳에서 그렇게 오래 웅크려 있었으니 이제 실력을 드러낼 때도 되었다.집안의 장손인 강무진을 두 여자가 가로 막을 수는 없었다.이미 결심을 굳힌 무진을 본 운경도 더 이상 설득하려 하지 않았다.다만 걱정스럽게 물을 뿐이었다.“너, 어느 정도 자신 있는 거니?”강상철과 강상규는 그 수법이 악랄했다. 저들과 겨룰 때는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제가 손을 대면 절대 실패하지 않습니다.” 무진이 턱을 슬쩍 들어올렸다. 이 말을 다른 사람이 했다면 과장이라고 하겠지만, 무진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오는 순간, 누구든지 자기도 모르게 설득되었다.시종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운경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상황을 지켜보던 손건호가 옆에서 운경을 안심시켰다.“대표님, 저희 보스의 실력을 아직도 못 믿으십니까? 보스가 나서면 이 위기는 곧 끝날 겁니다.”손건호는 강무진에게 회사를 접수하라고 어떻게 설득할지 걱정하고 있었다. 이렇게 앉아서 당하기를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저쪽에서 자신들의 머리를 밟고 올라설 테니까.보스가 손을 쓰지 않을까 걱정이다. 직접 손을 쓰기만 하면 못할 일이 없을 텐데.“말이야 그렇지만, 둘째, 셋째 숙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1화 출처를 찾아내

    강씨 집안의 WS그룹이 오늘과 같은 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건 모두 강무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다만 존재를 드러내지 않은 채 막후에서 조종하다 보니 아무도 모를 뿐.저들은 무진을 마냥 능력 없는 아랫사람으로만 치부했다. 무진의 실력을 간과한 채.운경은 조카 무진이 충분히 기댈 수 있을 만큼 든든하다는 걸 깨달았다.잠시 고민하던 운경이 무진의 말에 동의했다.“네가 하기로 결심한 이상 난 무조건 지지하도록 할게.”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학교.오전 수업시간, 해가 서쪽에서 뜨기라도 했는지 성연이 책상에 엎드려 자지도 않고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그런 성연의 모습이 상당히 의아스러웠다.어떤 선생님들은 꽤 기뻐하기도 했다.송성연이 생각만큼 그렇게 고집스럽지만은 않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살았다고 한숨을 내쉬기도 하며.선생님들을 가장 기쁘게 한 것은 성연에게 문제를 풀게 한 것이다.성연도 거침없이 답을 말했다.거의 모든 선생님이 수업 중에 성연을 호명해서 문제에 답하게 했다.그리고 역시 최고 난이도를 자랑하는 문제들이었다.송성연이 만점으로 북성남고에 편입했다는 말이 진작부터 돌았었다.그러니 선생님들이 성연의 실력을 측정해 보고 싶어 하는 것도 당연할 터.예전엔 성연이 줄곧 잠을 자고, 교장선생님의 사전 지시가 있어서 선생님들도 못 본 척할 수밖에 없었다.성연의 변화에 선생님들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어느 선생님이든 성적 좋은 학생을 좋아할 수밖에.문제에 답을 마친 성연이 자리에 앉았다.그러자 선생님이 웃음을 멈추지 않으며 칭찬했다.“송성연 학생은 평소에 잠만 자는 것 같더니 안 보는 데서 열심히 공부한 모양이야. 이건 지난 번 시험 문제였는데, 아무도 맞추지 못 했어. 그런데 송성연 학생이 맞추다니. 평소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걸 증명했구나. 모두 이 답안을 본보기로 삼아야겠디.”선생님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반장이 앞장서서 박수를 쳤다.그리고 많은 시선이 성연에게로 향했다.만약 한 선생님만 칭찬했다면 그들도 믿지 않았을

최신 챕터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8화 아이가 괜찮으니 됐어요

    미스 샤넬이 성연의 팔을 잡아당기자 성연은 비로소 꿈에서 깨어난 것처럼 물속에서 발버둥치기 시작했다.성연의 반응이 너무 커서 곧 사레가 들릴 지경이 되자, 샤넬이 황급히 성연의 입을 막았다.물속에서 말하기가 불편한 미스 샤넬은 입모양으로만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점차 침착함을 되찾은 성연이 미스 샤넬의 동작에 따랐다.미스 샤넬이 성연을 끌면서 점점 강가로 헤엄쳐 갔다.강가에 거의 도착한 미스 샤넬이 힘을 써서 먼저 성연을 보냈다.옆에서 누군가가 즉시 와서 도와서 성연을 끌어올렸다.미스 샤넬도 따라서 천천히 강기슭으로 올라갔다.강가에 서서 두 사람 모두 성공적으로 구조된 것을 본 사람들이 곧장 환호성을 질렀다.“정말 운이 좋았어요. 다행이에요, 괜찮아서 다행이에요.”그때 소년의 어머니가 소년을 끌고 다가왔다.그녀는 성연과 샤넬을 향해 연신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천만에요. 다음에는 아이를 좀 더 주의 깊게 살피세요. 다음에 또 이런 일이 또 생기면 이번처럼 운이 좋지는 않을 거예요.” 성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소년의 어머니에게 말했다.“네, 알겠습니다. 다음부터는 꼭 주의하겠습니다.” 눈시울이 붉어진 아이의 어머니는 겁에 질려서 여전히 떨고 있는 아이를 품에 안고 있었다.성연과 샤넬이 없었다면 정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을 것이다.“아이를 데리고 내려가서 잘 달래 주세요. 오늘 같은 상황에 아이가 분명히 많이 놀랐을 거예요.”성연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성연의 옷은 젖어서 축축했다.그러나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그저 아이를 구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만 들었다.“누나, 고마워요.” 아이는 아직도 어리둥절한 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성연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맑은 목소리에 성연도 마음이 점차 누그러졌다.“괜찮아, 네가 괜찮으니 됐어.”“두 분 아가씨, 제 제가 돈을 얼마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 돈이라도 드려서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습니다. 불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7화 빨리 사람을 구하러 오게 해

    “누가 물에 빠졌어요.”“빨리 와요, 사람 살려요.”“빨리 여기 구조대에게 연락해서 빨리 사람을 구하러 오게 해.”주위에서는 모두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르는 소리였다.성연은 물에 빠지는 순간 바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다행히 호수의 물이 깊어서 바닥에 부딪치지는 않았다.그러나 갑자기 물살에 충격을 받자 현기증이 덮쳐오는 것을 느꼈다.아래의 물살이 좀 급해서 물살에 말려들자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힘을 쓸 수가 없었다.성연은 수영을 할 줄 알지만 손발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짙은 무력감이 그녀를 엄습해 왔다.성연의 몸은 천천히 계속해서 호수 바닥으로 가라앉았다.“이럴 수가, 누구 수영을 할 줄 알아요? 빨리 내려가서 사람을 구해주세요.” 구조된 소년의 어머니도 옆에서 소리쳤다.자신의 과실로 인해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마당에, 다른 사람까지 다치게 할 수는 없었다.비록 자기 자식이 사고를 당하는 걸 원치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기적이기만 하지는 않았다.몹시 조급해진 목현수는 몇 번이나 아래로 바로 뛰어내리려고 했다.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던 게 그는 수영을 할 줄 몰랐다. 주위의 사람들의 수군거림은 점점 커갔지만, 구조대는 한참이나 오지 않고 있었다.“이걸 어떡하지?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할 텐데.”“아니면 구급차를 불러서 구해달라고 해.”“여기 너무 무책임한 거 아냐? CCTV도 있지 않아? 왜 이렇게 사고가 난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아무도 오지 않는 거야!”“...”많은 사람들이 시끄럽게 말을 해대고 있었지만, 직접 물에 들어가는 사람은 없었다.주위에 모인 사람들은 주로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들이었다. 성연을 구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물에 뛰어들 용기는 부족했다.자기 자식이 잘못된 걸 본다면 뛰어들었겠지만 말이다.옆에서 잠시 지켜보던 미스 샤넬이 주저함 없이 바로 물에 뛰어들려고 했다.그러나 옆에 있던 목현수가 눈치 빠르게 붙잡았다.“샤넬, 뭘 하려는 거야?”성연 한 명이 빠진 걸로 이미 충분히 애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6화 오해를 피하기 위해

    성연이 목현수와 미스 샤넬을 데리고 온 관광지는 교외에 있었다.산과 물을 끼고 곳곳에 푸른 풀이 깔려 있어서 생동감이 넘쳤다.그리고 즐길 수 있는 것들도 많았다.관광지에는 또 전문적으로 설계된 정자와 누각이 있었다. 넓은 숲의 나무들이 그늘을 이루고 있어서 또 그 속으로 소풍을 갈 수도 있다.미스 샤넬이 앞으로 걸어가면서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이곳의 공기는 정말 좋네요.”“맞아요, 내가 오기 전에 자료를 좀 찾아봤는데, 여기 있는 것들은 모두 순수하고 천연적이라고 했어요. 원래의 모습을 파괴하지 않은 채 약간만 손을 댔을 뿐이니, 진정한 원래의 생태 관광지인 셈이죠.”성연은 설명할 때, 미스 샤넬이 일부 단어를 알아듣지 못할까 봐 영어로 말하기도 했다.미스 샤넬은 혀를 내두르며 박수를 쳤다.“성연 씨, 아는 게 정말 많네요.”“아니에요, 이런 관광지는 우리 A국에 아주 흔해서 조금만 이해하면 알 수 있어요. 유럽 각지에 정통한 미스 샤넬을 난 따라가지도 못하는 걸요.”각기 장점이 있다. 성연은 북성에서 그렇게 오래 지내서 기본적인 상식을 좀 알고 있는 것이지, 칭찬할 건 아니다.“성연 씨가 그렇게 전면적이지 않다는 건 알아요. 가요, 우리 저쪽으로 가 봐요.” 샤넬 양이 먼저 앞으로 걸어갔다.성연은 오해를 피하기 위해 재빨리 미스 샤넬의 뒤를 따라가면서 목현수와 약간의 거리를 두었다.목현수는 성연이 자신을 계속 피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됐어, 성연이가 정말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면 나도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을 거야.’‘하지만 샤넬 양과의 관계는 정말 잘 생각해봐야 해.’그들은 다리 위로 걸어갔다. 아래는 바닥이 훤히 보이는 맑은 호수였다.미스 샤넬이 포즈를 취하고 성연이 사진을 찍었다.성연은 여러 장면을 잘 포착해서 찍었다. 아주 의기양양해 보였다.미스 샤넬이 달려왔다. “어떤 지 내가 한번 볼게요.”성연은 핸드폰을 건네주었다.미스 샤넬은 한 장 한 장 살펴보면서 감탄했다.“성연 씨, 사진 촬영 기술이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5화 계획이 이렇게 틀어지다니

    눈썰미가 좋은 미스 샤넬은 불쑥 걸음을 멈추었다.같이 손을 잡고 가던 성연도 덩달아 멈춰 서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목현수가 물었다. “왜 그래?”미스 샤넬이 사실대로 말했다.“아는 사람을 만났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어떻게 여기에 있을 수 있지?”안진검은 자신이 있는 곳을 바라보는 미스 샤넬을 보았다.미스 샤넬이 자신을 알아봤음을 눈치 챈 안진검은 서둘러 선글라스를 끼고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났다.계속 걸음을 빨리해서 걸었지만 그래도 좀 낭패스러웠다.속으로는 정말 놀랐다.샤넬 가문의 장녀가 어떻게 이곳에 왔는지 알 수가 없었다.‘빌어먹을?’‘그녀가 나를 말했을 지도 몰라.’‘미스 샤넬이 정말 내 이름을 말한다면, 내 신분 배경이 드러나면서 전체 계획에 차질을 줄지도 몰라.’안진검은 마음이 초조했지만 다른 방법도 없었다.‘앞으로 계속 동정을 살피면서 들켰는지 어떤지 지켜보는 수밖에.’‘만약 진짜 내 신분이 드러난다면, 계획을 다시 세우는 수밖에 없어.’간신히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안진검은 정말 달갑지 않았다. ‘계획이 이렇게 틀어지다니!’어렴풋이 이상하다고 느낀 성연도 바로 물었다.“누군데요?”미스 샤넬은 고개를 저었다.“내가 잘못 본 거겠죠. 닮은 사람은 많으니까요”‘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그 사람이 이곳 북성에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어.’목현수가 옆에서 바로 말했다.“잘못 본 게 분명해.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맞아요, 나는 여전히 성연 씨가 나를 데리고 놀러 가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미스 샤넬은 다시 성연의 손을 잡았다.그들이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 손건호가 입구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을 관광지로 데려다 주는 일을 맡았기 때문.무진에 대해서는 목현수도 자료를 좀 조사한 적이 있었다.손건호가 무진의 오른팔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고.‘이번에 손건호가 성연을 보호하는 책임을 맡은 모양이군.’그러나 강무진이 직접 자신을 예의 감시하지 않는 것은 자신에 대해 마음을 놓았음을 의미했다.목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4화 송성연과 아는 사이라니

    이튿날 출근하던 무진은 푹 안심한 마음으로 성연에게 목현수를 방문하라고 했다.미스 샤넬이 있는 목현수가 자신의 여자에게 다른 시도를 할까 전전긍긍할 필요가 전혀 없었으니까.성연은 차를 몰고 호텔로 가서 목현수와 미스 샤넬을 찾았다.하루 종일 집에서 심심했던 그녀는 목현수와 미스 샤넬이 북성에 오자 마침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다.“똑똑똑.” 성연이 객실 문을 두드렸다.한참 기다렸지만 안에서 대답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성연은 좀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핸드폰을 꺼내 목현수에게 전화를 걸었다.목현수가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다시 두 번째 전화를 걸었을 때야 목현수가 전화를 받았다.성연이 즉시 말했다.“사형, 미스 샤넬하고 어디 나갔어요? 아니면 아직 일어나지 않은 거예요? 나는 바로 룸 앞에 와 있는데.”“방 앞에 있다고?” 그제야 잠에서 깬 목현수는 정신이 좀 드는 듯했다.2분가량 지나서 핸드폰 건너편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잠깐만 기다려, 내가 바로 문을 열어 줄게.”전화를 끊으려고 했을 때 문이 열리고, 성연이 목현수의 뒤를 바라보며 물었다.“미스 샤넬은?”“아직 일어나지 않았어...”목현수가 머리를 긁적이며 약간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성연은 아무런 의심 없이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아요, 어제 유럽에서 왔으니, 시차 때문에 피곤한 건 아주 정상이죠 뭐.”목현수가 곧장 침실 안으로 다시 들어가자, 성연은 소파에서 기다렸다.10분 뒤에 미스 샤넬이 졸린 눈을 비비며 걸어 나왔다.성연을 보자 눈을 살짝 떴다.“성연 씨, 왔네요.”성연은 미스 샤넬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그래요, 내가 오늘 두 사람을 데리고 관광을 나갈 생각이에요.”“곧 나올게요.” 다시 방에 들어간 미스 샤넬은 화장을 마치고 나왔다.그런데 미스 샤넬의 옷 사이로 옅은 붉은 색 흔적들이 성연의 눈에 들어왔다.경험한 적이 없지만 본 건 있는 성연.그 흔적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바로 알아차렸다.‘사형과 미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3화 내가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어요

    로얄 스위트 룸의 인테리어는 무척이나 우아하고 호화로움을 자랑했다. 룸 내부 구석구석마다 화려함의 극치였다.스위트 룸에 들어서자 마자 은은한 향이 났다.“나 먼저 샤워하러 갈게요. 여기서 기다려요.” 묙현수의 볼에 키스를 한 미스 샤넬은 목현수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옷을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목현수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소파에 앉아서 핸드폰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30분 후.찰칵, 소리가 났다.욕실 문이 열리면서 미스 샤넬이 안에서 걸어 나왔다.무심코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던 목현수.눈앞의 장면에 몸이 뻣뻣이 굳었다.물빛 실크 가운을 걸친 미스 샤넬의 허리에는 얇은 띠 하나만 걸쳐져 있었다.실크 가운 사이로 풍만한 가슴 계곡과 희고 긴 다리가 보일 듯 말 듯했다.그녀가 천천히 목현수를 향해 걸어오자, 가운 안의 나신이 슬쩍 드러났다.목현수의 머리가 띵해 오기 시작했다.한 호텔 룸 안에서 내보이고 있는 샤넬의 모습이 무엇을 말하는지 건강한 성인 남자인 목현수가 모를 리가 없었다.미스 샤넬은 목현수에게 다가가면서 그의 반응을 살폈다.하지만 보면 볼수록 실망감만 들었다.자신의 몸까지 드러내며 이렇게 다가가는데도 자신을 제대로 보려 하지 않는 목현수.점점 서운한 마음이 커지는 미스 샤넬.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렀다.목이 멘 음성으로 물었다.“현수 씨, 당신은 정말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건가요?”목현수도 미스 샤넬이 눈물을 흘릴 줄은 몰랐다.미스 샤넬은 항상 씩씩하고 쾌활한 사람이어서 우는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었다.그런 그녀가 말릴 새도 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자 목현수 자신도 깜짝 놀랐다당황한 목현수가 손사래를 쳤다.“아니야, 그냥 내가 결혼이란 걸 하게 될 줄 몰랐을 뿐이야.”미스 샤넬이 화가 나서 말했다.“당신, 평생 이 여자 저 여자 유혹하려는 거죠!”그녀의 눈에 원망과 질책의 빛이 들어찼다. 또한 짙은 실망감도.목현수는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아닌 표정으로 그런 그녀를 바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2화 신혼여행인가요?

    성연은 수시로 목현수와 미스 샤넬을 보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음식을 먹으면서 성연이 농담처럼 물었다.“사형, 사형은 미스 샤넬과 언제 결혼할 거예요? 이번에 돌아왔으니 부모님을 만나 뵈어야 하지 않겠어요? 이렇게 예쁜 미인이 아무런 명분도 없이 사형을 따라다니는 걸 모른 척할 수 있어요?”성연은 그저 슬쩍 물어보았을 뿐이다.지난번에도 물어봤지만 매번 이 문제를 회피하는 목현수였기에.“곧 할 거야. 다음 달 즈음에 돌아가서 결혼할 거야.”그런데 목현수가 이렇게 대답할 줄은 정말 몰랐던 성연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무진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옆에서 목현수가 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두 달이면 목현수가 유부남이 된다는 말이지?’‘엄밀히 말해 지금 미스 샤넬은 목현수의 약혼녀.’‘이제는 목현수도 더 이상 성연이에게 매달릴 수 없다는 거지.’무진은 이제야 정말 위기감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마음이 홀가분해졌다.그도 옆에서 계속 대화를 이어갔다.“그럼 이게 신혼여행인가요?” 그 말을 들은 목현수가 눈을 치켜 떴다.‘하, 내가 강무진 네 놈의 얄팍한 생각을 모르는 줄 알아?’‘성연이를 내가 뺏을까 봐 겁이 났던 거 아니야?’‘이제 내가 결혼한다고 하니 강무진의 태도가 완전히 변했어.’“그런 셈이지요.” 목현수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무진은 찻잔을 들어올려 차를 한 모금 마시는 척하며 자꾸만 벌어지는 입을 슬쩍 가렸다.주문했던 음식들을 다 먹자, 디저트가 나왔다.이 음식점의 주요 메뉴 중 하나가 바로 A국 특유의 디저트였다.미스 샤넬은 방금 먹은 것만 해도 이미 충분히 놀랄 만큼 맛있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그녀를 더 놀라게 하는 것이 아직 남아 있었다.디저트로 나온 이 케익들.동물을 본떠 동그랗게 만든 모양이 무척 사랑스러웠다.미스 샤넬은 신기하게 바라보면서 포크를 들었다.“이 케익들 어쩜 이렇게 귀여울까? 뭐부터 먹어야 할지 모르겠어요.”성연이 손을 흔들었다.“모두 먹는 것들이에요. 미스 샤넬. 많은 생각하지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1화 정말 맛있어요

    “너네 A국의 경치가 아름답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진작부터 와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현수 씨한테 데리고 가달라고 졸랐죠. 첫 번 째로 성연 씨를 보러 온 거예요.” 미스 샤넬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가득했다.어떤 의미에서는, 목현수가 자신을 A국으로 데려온 것 자체가 자신을 인정한 거라고 생각하는 미스 샤넬.미스 샤넬이 따라온 걸 본 무진은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성연의 허리에 감겨 있던 팔이 아무 내색 없이 슬그머니 풀렸다.미스 샤넬과 성연이 다정한 모습으로 앞장서 걸었다.목현수와 무진이 그 뒤를 따라 걸었다.서로를 싫어하는 두 사람은 누구 할 것 없이 입을 열지 않았다.공항 밖을 나온 사람들은 모두 무진이 준비한 차량에 탑승했다.무진은 목현수와 미스 샤넬을 아주 독특한 매력을 지닌 음식점으로 데려갔다.북성에서 아주 유명한 음식점인 이 곳은 언제나 식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하지만 이곳의 VIP고객인 무진은 얼굴을 보이자마자 곧바로 특실을 준비해 주었다.음식점의 총지배인이 직접 메뉴판을 가져와서 무진 일행의 주문을 받았다.살짝 허리를 숙인 채 아주 정중한 자세로 지배인이 말했다.“강 대표님, 최근 저희가 아주 참신한 신 메뉴 하나를 선보였는데, 평이 아주 좋습니다. 한번 맛보시겠습니까?”“이곳의 특선 메뉴들을 하나씩 내오세요.” 무진이 담담하게 말했다.지배인이 만면에 희색을 띠면서 말했다“알겠습니다, 대표님. 바로 가서 준비하겠습니다.”특실 안에는 성연과 무진이 나란히 앉고, 그 맞은편에 샤넬과 목현수가 나란히 앉았다.북성이 처음이라 연신 두리번거리던 미스 샤넬은 흥분한 음성으로 말했다.“이게 바로 A국 스타일? 정말 예뻐요. 유럽과는 정말 다르군요.”“미스 샤넬, 여기가 마음에 들면 자주 오세요. 여기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해요. 특히 미스 샤넬 같이 아름다운 외국 여성에게는 더요.” 성연이 미스 샤넬에게 차를 한 잔 따라 주며 놀리듯이 말했다.성연의 칭찬에 미스 샤넬은 좀 쑥스러운 표정을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0화 서프라이즈?

    “정말요?”“비행기 시간을 알려주면, 제가 그 시간에 마중 나갈게요.”전화를 받다가 의자에서 일어선 성연의 음성에 기쁨이 철철 넘쳐 흘렀다.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리던 무진의 손이 순간 멈칫했다.‘폰 건너편 음성이 남자 같은데...’무진이 무의식 중에 한마디를 꺼냈다.“누구?”성연이 재빨리 대답했다.“사형인데 벌서 북성으로 오는 중이라고 하네요. 나보고 마중나와 달라는데, 무진 씨도 같이 갈래요?”마음이 좀 불편해진 무진이 미간을 찡그렸다.‘그 자식은 왜 또 튀어나오는 거야? 사형이면 사형답게 행동해아지. 왜 자꾸 성연에게 들러붙는 거야?’성연이 혼자 목현수를 마중 나간다면 당연히 마음이 놓이지 않을 터.잠시 고민하던 무진이 이내 대답했다.“음, 내가 같이 가지.”“무진 씨 일은 안 바빠요? 바쁘면 나 혼자 가도 돼요.”그냥 공항으로 사람을 마중하러 가는 것이니 별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고 성연은 생각했다.무진이 바쁜 시간을 짜내 가면서 자신과 함께 해야 할 필요는 없었다.“괜찮아, 내가 같이 갈게.” 무진이 노트북을 닫았다.고개를 끄덕인 성연이 따라 일어섰다.“시간이 거의 다 됐어요. 우리가 공항에 도착하면 딱 맞을 거예요. 가요.”무진이 성연의 뒤를 따랐다.잠시 후, 북성의 공항.비행기 도착 시간보다 먼저 공항에 도착한 성현과 무진. 목현수가 탑승한 비행기는 아직 착륙하기 전이었다.두 사람은 함께 대합실에서 목현수가 나오기를 기다렸다.“목말라?” 무진이 물었다.“괜찮아요.” 성연이 고개를 저었다. 무진이 움직이는 순간, 성연은 그가 물을 사러 간다는 것을 알았다.성연이 무진의 팔을 잡아당겼다.“귀찮게 갈 필요 없어요. 우리가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사형이 곧 도착할 거예요.”무진이 걸음을 멈추고 대답했다. “그래.”핸드폰을 들고 시간을 확인하던 성연이 투덜거렸다“나올 때가 됐는데...”성연의 말이 끝나자마자 입국 게이트에서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다시 고개를 숙여 시간을 확인하니 바로 목현수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