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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9화 이제 한숨 돌릴 수 있어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 듯이 입술만 짓씹듯이 깨물던 조수경이 결국 안금여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경성 손씨 집안의 장남에게 구애를 받았어요. 손민철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 사람에게 아무 생각이 없어요. 그래서 상식적인 선에서 거절했을 뿐인데 그 사람 손민철이 화가 나서 저희 집안에 경제적 보복을 하기 시작한 거예요. 그 때문에 집안에 경제적인 문제가 생기고, 부모님도 그만 구속이 되셨어요. 이런 일이 터지자 할머니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셨는데, 아직 일어나지 못하고 계세요.”

말을 하던 조수경은 코가 시큰거리며 다시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간신히 참았다.

안금여는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수경이, 이 아이도 참 고생이구나,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이처럼 꿋꿋하게 버티다니.’

친구의 멀쩡하던 집안이 한순간에 이렇게 되다니,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일.

“괜찮아, 괜찮아. 이 할머니가 있으니 이제 걱정하지 말거라.”

안금여는 자상하고 따뜻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기업의 회장이라는 높은 직위에 있으면서도 조금도 귀찮게 여기지 않고 조수경을 위로해 주었다.

조수경은 조금 전까지 절망적이던 마음에 다시 희망이 생기며 가슴이 훈훈해졌다.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면한 듯했다. 이제 누군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 주었으니.

손민철을 떠올릴 때마다 혐오스러웠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은 손민철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조수경이 계속 말했다.

“이렇게 우리 집안을 공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건지 손민철은 지금도 저를 계속 괴롭히고 있어요. 정말이지 어찌할 방도가 없어요. 할머니, 저 손민철을 피해 여기에 잠시 와 있어도 될까요?”

손민철은 그 전부터 부모님의 일을 빌미로 자신을 협박해 왔다.

자신의 구애를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손민철은 조수경을 생각해서 더 이상 그녀의 부모님을 괴롭히지 않고 도와줄 터였다.

조수경 역시 모두 자신 때문에 집안에 이런 화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손민철에게 승낙하기만 하면 된다. 그럼 적어도 부모님이 나오실 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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