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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0화 내 앞에 와서 행패를 부리지는 못할 테니

가련한 조수경의 모습에 안금여는 화가 났다.

경성 지역의 손씨 집안에 대해서는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날뛰다니.’

경성의 큰 가문은 맞지만 신분과 지위를 이용해서 이런 날강도 같은 짓을 하다니, 그야말로 횡포가 극심했다.

조수경이 여기서 지내면서도 불안해할까 걱정이 된 안금여가 안심을 시켰다.

“아무 일 없을 거야. 여기서 지내다 폭풍이 지나가거든 다시 이야기하자. 손씨 집안 사람들이라 해도 내 앞에 와서 행패를 부리지는 못할 테니 말이다. 안심하고 여기에서 지내.”

다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 입을 뻐끔거리는 조수경.

조수경의 입 모양을 본 안금여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챘다.

그 즉시 손을 들어 다시 감사인사 하려는 조수경을 막아세웠다.

“됐다. 내가 제일 듣고 싶지 않은 말이 ‘고맙다’ 세 글자다. 내 친구의 손녀인 넌 내 손녀이기도 해. 이 할머니를 너무 어려워 말거라.”

조수경은 안금여의 손을 잡은 채 감동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안금여 할머니에게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어.’

“아이고 아가씨, 너무 부담 갖지 마. 그저 상에 수저 더 놓는 것뿐이야.”

강운경도 옆에서 한마디 했다.

말을 하지 않을 때의 강운경은 꽤나 엄한 인상이다.

그래서 조수경에게 무서운 이미지를 심어 줄까 신경이 쓰인 것.

“운경 이모, 할머니, 모두 정말 친절하세요.”

조수경은 지금의 이 심정을 무슨 말로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

“하이고 얘도 참. 너 뭐 좀 먹었니?”

안금여가 다정한 음성으로 물었다.

자신의 배를 쓸던 조수경의 볼이 금세 새빨개졌다.

서두르는 바람에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고택으로 바로 왔다. 안금여가 자신을 거두지 않는다면 얼른 다른 곳을 찾기 쉽도록.

조수경의 얼굴을 본 안금여가 눈치를 채고 강운경에게 일렀다.

“운경아, 주방에 먹을 것 좀 준비하라고 하거라.”

안금여의 세심한 배려에 조수경은 더 난처한 기분이 들었다.

“할머니, 아니에요, 배고프지 않아요. 정말 괜찮아요.”

안금여는 강운경에게 눈짓을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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