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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3화 익명의 메일을 받다

안금여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되긴 뭐가 돼? 네가 이제 막 왔으니 우리도 제대로 대접을 해야지. 무진이가 아무리 바쁘다 해도 그 정도 시간은 뺄 수 있다.”

일단 조수경의 정서가 걱정되는 데다 손민철 쪽의 사람들이 찾아올 지도 모른다.

‘이럴 때는 누군가 함께 있어 주는 게 좋을 테지.’

조수경은 망설이며 무진을 한 차례 슬쩍 쳐다보았다.

무진에게 호감을 느낀 자신은 무진과 같이 나간다니 당연히 좋았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동정심을 이용해서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무진은 속으로 어쩔 도리가 없다 생각하며 대답했다.

“뭐 쇼핑 정도는 시간을 내 볼 수 있겠네요.”

조수경의 두 눈이 반짝였지만, 이내 자신의 마음을 감추었다.

“어디 가고 싶은 곳이라도 있어?”

무진이 조수경에게 물었다.

조수경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무진 오빠, 옷을 좀 사고 싶어요. 여기 올 때, 시간이 너무 빠듯해서 제대로 챙겨 오질 못했어요.”

손민철이 눈치챌까 봐 거의 야밤도주 하다시피 해서 온 참이었다.

무진 역시 수긍하며 말했다.

“그래, 데리고 백화점으로 가도록 하지.”

고택에는 상시 대기 중인 운전기사가 있어서 언제든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다.

안금여는 무진이 좀 냉담한 성정이지만 속은 따뜻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람을 무시하거나 업신여기는 마음은 더더욱 없다는 것도.

그래서 믿고 조수경을 맡긴 것이다.

안금여가 입술을 옆으로 늘이며 살며시 웃었다.

“그럼 두 사람 외출해서 쇼핑을 하도록 해. 할머니는 집에서 저녁을 준비하여 너희들을 기다리마. 쇼핑한 김에 겸사겸사 근처에서 좀 놀다 와도 돼. 북성엔 경치 아름다운 곳이 많단다.”

“가지.”

무진이 조수경에게 말했다.

조수경은 안금여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할머니, 나갔다 올게요. 늦지 않게 돌아올게요.”

“어여 가거라.”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안금여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나이가 드니 젊은 아이들이 자신의 곁에서 북적대는 것이 좋았다.

차 안.

무진이 오른쪽에 앉고 조수경이 왼쪽에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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