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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8화

허태준은 귀국행 비행기표를 사고 떠나기 전 심유진을 도와 이사를 마쳤다. 새 집은 원래 집과 도로 두 개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43층이나 되는 호화로운 건물은 전체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허태준이 가지고 있는 집중에 가장 좋은 집은 아니었지만 심유진과 별이가 살기에는 가장 알맞았다. 인테리어는 예전에 살던 주인이 해놓은 대로였기에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미처 바꿀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좋은 점은 있을 건 다 있었기에 인테리어 때문에 머리를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심유진과 별이 모두 매우 만족했다.

허태준은 짐을 옮기고 숨 돌릴 새도 없이 바삐 떠나야 했다. 별이는 울면서 다리를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마치 생사 이별을 하는 사람 같았다.

“가지 마! 아빠 안 간다고 했잖아!”

허태준은 항상 별이에게 따뜻한 아빠였기에 이렇게 우는 아이를 내버려 두고 매정하게 떠날 수는 없었다. 그저 차근차근 도리를 설명해 줄 뿐이었다.

“일만 처리하고 금방 돌아올 거야.”

하지만 별이는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가지 마!”

결국 심유진이 강제로 떼여놓고 나서야 허태준은 떠날 수 있었다.

허태준이 떠나자 별이는 자신을 방안에 가두고 심유진에게 건드리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별이는 얼굴을 닦더니 허태준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허태준은 바로 받고는 웃으며 말했다.

“고생했어.”

별이가 입을 삐죽거렸다.

“엄마 너무 대단해. 내가 그렇게 우는데도 안 잡았어.”

“엄마는 아빠가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하려고 그런 거야. 화내지 마.”

“화 안 내.”

별이는 심유진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드물었다.

“아빠 정말 돌아가는 거야?”

“응.”

허태준이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이미 쫓겨난 마당에 더 이상 남아있는 것도 의미가 없었다. 그리고 확실히 귀국해서 결판을 내야 하긴 했다.

“너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허태준이 별이에게 말했다.

“엄마 말 잘 듣고 엄마 화나게 하지 마. 알겠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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