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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완벽하긴 한데.”

허태준은 일단을 인정해 주고 협상을 했다.

“내가 할 테니까 조용히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는게 어떨까?”

심유진은 허태준을 믿었기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허태준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근데 그전에 은설 씨가 의심하지 않게 만들어야 돼.”

“그건 좀 힘들어요.”

심유진은 갑자기 김이 빠졌다. 심유진과 하은설은 세상에서 서로를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은 속여도 하은설을 속이기는 쉽지 않았다.

“전에 은설이한테 거짓말하면 다 들켜요.”

“그럼 한 가지 방법밖에 없겠네.”

허태준이 한참을 고민하다가 입을 열자 심유진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다음 말을 기다렸다.

“이사 가자.”

“네?”

심유진은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의심했다.

“이사 가자. 결혼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언젠가는 나가야 돼. 사놓은 집이 몇 채 있는데 원래 같이 둘러보고 고르라고 하려고 했어. 근데 지금 긴급한 상황이니까 일단 가장 가까운 집에서 잠시 지내자.”

국내의 유명인들이라면 부동산 사업은 다 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허태준 정도의 신분이라면 대형 빌딩 여러 채를 사서 임대를 하는 것도 지극히 정상이었다. 하지만 심유진은 아직 허태준과 동거를 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언제요?”

“오늘? 늦어서 내일.”

허태준은 고민할 시간도 주지 않았다.

“주말에 시간 있을 때 이사 해야지. 아니면 또 일주일 미뤄야 돼. 일주일 동안 계속 만날 텐데 그러면 들킬 위험도 크고.”

심유진은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결정을 내렸다.

“알겠어요. 내일 옮겨요. 별이한테 짐 정리하라고 말할게요.”

“그래.”

성공적으로 속이니 허태준은 기분이 좋았다. 허태서는 어차피 지금 힘을 못 쓸 테니 며칠 내버려 두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사를 한다는 말을 듣자 별이는 아쉬움보다는 기쁨이 컸다. 이모랑 떨어지기 싫었지만 아빠랑 오래 같이 있고 싶었다. 심유진은 별이를 설득하는게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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