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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8화

유치원의 가족활동은 오후에 진행되었다. 일부 반급만 참여하기에 유치원에는 평소보다 사람이 적었다. 허태준은 베이킹 재료들이 담겨있는 가방을 한 손에 들고 다른손으로 별이의 손을 잡았다. 심유진은 한 손에 휴대폰을 든 채 하은설의 문자를 기다렸다.

하은설은 오늘 휴식일이었기에 원래대로라면 집에 있었어야 한다. 하지만 어젯밤에 그 베일에 싸인 친구가 왔다고 이른 아침부터 외출했다. 그러니 지금쯤이면 만나서 깨를 볶고 있을 것이다. 심유진은 그 신비로운 남성을 만나고 싶었으나 하은설이 원하지 않았기에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은 허태준과 별이 그리고 심유진까지 다 집에서 밥을 먹지 않기에 심유진은 미리 하은설에게 저녁은 알아서 해결하라고 문자를 보냈다. 물론 그 친구와 함께 와도 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하은설은 계속 답장이 없었다.

베이킹 교실에는 이내 사람이 가득 찼다. 준비해 놓은 테이블이 부족했기에 여러 가족들이 한 테이블을 같이 쓸 수밖에 없었다. 심유진은 Allen을 여기서 만나게 될 줄 몰랐을 뿐만 아니라 Allen이 Freddy를 데리고 자신과 같은 테이블을 쓸 줄도 몰랐다. 지난번에 영화관에서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심유진은 Allen과 연락한 적이 없었다. 심유진은 이렇게 우정도 끝나버리는 것이 아쉽긴 했지만 다시 엮이고 싶지는 않았다.

“유진 씨.”

Allen은 예전과 다름없이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심유진은 저도 모르게 허태준의 눈치를 살폈다. 다행히 허태준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안녕하세요.”

심유진도 똑같이 예의를 차렸다. Freddy는 계속 쭈뼛쭈뼛 거리면서 Allen의 뒤에 숨었다.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다. Allen은 자신이 가져온 재료들을 내놓으며 물었다.

“같이 해도 될까요?”

심유진은 조금 불편했지만 거절할 수는 없었다. 테이블은 공용이니 말이다.

“그럼요.”

“뭐 만드실 거예요?”

Allen이 물었다. 심유진도 재료들을 꺼내며 대답했다.

“간단한 딸기 케이크 만들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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