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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7화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해 보니 11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허태준은 이미 자리에 없었고 베개옆에는 깨끗한 새 옷이 놓여 있었다. 허태준이 준비해 놓고 간 것이 틀림없었다. 순간 마음이 따뜻해질 뻔했지만 살짝 몸을 움직이자마자 온몸이 쑤셨기에 심유진은 다시 화가 치밀었다.

겨우 옷을 입었지만 목에는 아직도 지난밤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심유진은 화장으로 가리고 나서야 밖으로 나갔다. 별이가 식탁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었고 허태준과 하은설은 보이지 않았다.

“아빠랑 이모는 어디 갔어?”

“아빠는 서재에 전화받으러 갔고 이모는 모르겠어. 일어나 보니까 없었어. 근데 엄마 아파? 목소리가 왜 그래?”

유달리 갈라진 목소리에 별이가 걱정했다. 심유진은 뜨끔해서 얼굴을 붉혔다.

“그냥 목이 좀 말라서 그래.”

대충 변명했더니 순진한 별이는 그대로 믿었다.

“그럼 얼른 씻고 와. 따뜻한 물 받아둘게!”

별이는 얼른 주방으로 들어갔다. 심유진이 씻고 나오니 테이블에는 따뜻한 물이 한컵 놓여 있었다. 딱 먹기 좋은 온도였다.

“고마워.”

심유진은 별이의 볼에 입을 맞췄다.

“내 거는?”

그때 허태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심유진은 흠칫 놀랐지만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

“그쪽 꺼 뭐요.”

허태준은 가까이 다가오더니 망설이지 않고 심유진을 안으면서 자신의 볼을 가리켰다.

“모닝뽀뽀.”

허태준은 매우 자연스럽게 예전부터 그래왔었던 사람처럼 애정행각을 했다. 하지만 심유진은 달랐다. 비록 허태준과 결혼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아직도 이런 스킨십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허태준이 가까이 올 때마다 긴장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도망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심유진은 부끄러워하며 그를 밀어냈다.

“장난치지 마요.”

“장난 아닌데?”

허태준은 웃으면서 더 달라붙었다.

“싫으면...”

그때 허태준이 재빨리 입을 맞추고는 뒤로 물러섰다.

“내가 하면 되지.”

심유진은 깜짝 놀라서 허태준을 째려봤다.

“애 앞에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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