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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6화

심유진은 몸이 점점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꼼짝도 하지 못하며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

“뭐 하려는 거예요?”

허태준은 그녀의 얇은 허리를 감싼 채 놀리기라도 하듯 허리를 간지럽혔다. 심유진은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 시간이 멈춰버린 듯 주위가 조용했다. 점차 거칠어지는 허태준의 숨소리만 들려왔다. 심유진은 심장이 튀여 나올 것만 같았다. 허태준은 그녀를 더욱 세게 끌어안으며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허태준의 볼이 심유진의 목을 스치고 입술이 얼굴에 닿았다.

“내가 뭐 할 것 같은데?”

낮은 목소리가 유달리 매혹적이게 느껴졌다. 심유진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떤 말을 해도 알맞지 않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허태준은 인내심이 서서히 바닥나고 있었다. 허리를 감쌌던 손은 어느새 잠옷 안을 파고들었다. 심유진은 목이 바싹 타는 것 같았다.

“괜찮아?”

허태준이 물었다. 조금 웃음기가 어려있는 목소리였다.

“지금 멈추라고 해도...”

그 순간 심유진은 짜증이 확 났다.

“진짜 짜증 나요.”

이런 타이밍에 분위기를 확 깨는 말을 하는 허태준이 짜증 났다. 지금까지 그를 밀어내지 않는 걸 보고도 눈치를 못 채는 걸까? 그때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허태준은 가볍게 심유진을 자신의 몸 아래에 눕혔다.

“그렇게 급했어?”

심유진의 입술을 탐하는 검은 눈동자에 생기가 돌았다. 심유진은 비웃는듯한 허태준의 말투에 화가 났다. 물론 부끄러운 마음이 더 컸다.

“저리가요.”

심유진은 허태준을 밀어내려고 애썼다.

“말이 다 안 끝났어.”

허태준이 또다시 심유진의 입술을 탐하며 말했다.

“멈추라고 해도 난 멈출 생각이 없어.”

허태준은 그동안 겨우 참아왔던 마음이 드디어 폭발했다. 그들은 뜨거운 밤을 보냈고 심유진이 울면서 그만해 달라고 할 때가 되여서야 허태준은 지쳐 잠이든 심유진을 품에 안으며 행복한 마음을 되새겼다.

다음날, 주말이었기에 심유진은 늦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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