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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5화

허태준이 멈추라는 말을 안 하니 심유진도 멈추지 않았다. 심유진은 허태준의 몸이 점점 자신에게로 기우는 것을 느꼈다. 어느새 잠이 들어버린 것 같았다. 심유진은 차마 그를 깨울 수가 없었다. 온오후 요리를 하느라 애썼으니 피곤한 게 당연했다. 심유진은 조용히 별이에게 TV를 끄라고 했다. 하은설도 폰 볼륨을 줄였다.

“오늘은 대표님도 여기에서 주무시라고 해.”

“응.”

심유진 역시 그럴 계획이었다. 거실에 두 명밖에 남지 않을 때에야 심유진은 허태준을 부축해서 일으켜 세우려 했다. 근데 그때 마침 허태준이 눈을 떴다. 심유진은 비몽사몽 눈을 뜨는 그 모습이 조금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나 잠든 건가?”

잠긴 목소리로 말을 하니 훨씬 매력 있는 모습이었다.

“몇 시야?”

“10시 반이에요. 너무 늦었으니까 오늘은 여기서 자요.”

허태준은 순간 눈을 반짝였다.

“어디서 잘까?”

심유진은 씩 웃는 허태준을 보며 심장이 철렁했다.

“소파에서 자거나 별이 방에서 자요.”

심유진이 시선을 피하며 말하자 허태준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서 심유진의 허리를 감았다.

“이제 결혼하기로 했으니까 따로 잘 이유가 없는 거 같은데.”

허태준은 웃으며 심유진에게 입을 맞췄다.

심유진이 씻고 나왔을 때 허태준은 이미 침대에 누워있었다. 저번에 열이 날 때 같이 누워있긴 했지만 맨 정신으로는 처음 같이 자는 거라 왠지 어색했다. 허태준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심유진이 다가오기를 빤히 쳐다봤다.

심유진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천천히 침대로 다가갔다. 그리고 최대한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하며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잘게요.”

심유진은 허태준을 등지고 스탠드 조명을 껐다. 잘 자라는 인사를 마무리 짓기도 전에 따뜻한 체온이 가까이 붙는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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