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준이 멈추라는 말을 안 하니 심유진도 멈추지 않았다. 심유진은 허태준의 몸이 점점 자신에게로 기우는 것을 느꼈다. 어느새 잠이 들어버린 것 같았다. 심유진은 차마 그를 깨울 수가 없었다. 온오후 요리를 하느라 애썼으니 피곤한 게 당연했다. 심유진은 조용히 별이에게 TV를 끄라고 했다. 하은설도 폰 볼륨을 줄였다. “오늘은 대표님도 여기에서 주무시라고 해.” “응.”심유진 역시 그럴 계획이었다. 거실에 두 명밖에 남지 않을 때에야 심유진은 허태준을 부축해서 일으켜 세우려 했다. 근데 그때 마침 허태준이 눈을 떴다. 심유진은 비몽사몽 눈을 뜨는 그 모습이 조금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나 잠든 건가?” 잠긴 목소리로 말을 하니 훨씬 매력 있는 모습이었다. “몇 시야?” “10시 반이에요. 너무 늦었으니까 오늘은 여기서 자요.” 허태준은 순간 눈을 반짝였다. “어디서 잘까?” 심유진은 씩 웃는 허태준을 보며 심장이 철렁했다. “소파에서 자거나 별이 방에서 자요.” 심유진이 시선을 피하며 말하자 허태준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서 심유진의 허리를 감았다. “이제 결혼하기로 했으니까 따로 잘 이유가 없는 거 같은데.” 허태준은 웃으며 심유진에게 입을 맞췄다. 심유진이 씻고 나왔을 때 허태준은 이미 침대에 누워있었다. 저번에 열이 날 때 같이 누워있긴 했지만 맨 정신으로는 처음 같이 자는 거라 왠지 어색했다. 허태준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심유진이 다가오기를 빤히 쳐다봤다. 심유진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천천히 침대로 다가갔다. 그리고 최대한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하며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잘게요.” 심유진은 허태준을 등지고 스탠드 조명을 껐다. 잘 자라는 인사를 마무리 짓기도 전에 따뜻한 체온이 가까이 붙는 게 느껴졌다.
심유진은 몸이 점점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꼼짝도 하지 못하며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 “뭐 하려는 거예요?” 허태준은 그녀의 얇은 허리를 감싼 채 놀리기라도 하듯 허리를 간지럽혔다. 심유진은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 시간이 멈춰버린 듯 주위가 조용했다. 점차 거칠어지는 허태준의 숨소리만 들려왔다. 심유진은 심장이 튀여 나올 것만 같았다. 허태준은 그녀를 더욱 세게 끌어안으며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허태준의 볼이 심유진의 목을 스치고 입술이 얼굴에 닿았다. “내가 뭐 할 것 같은데?” 낮은 목소리가 유달리 매혹적이게 느껴졌다. 심유진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떤 말을 해도 알맞지 않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허태준은 인내심이 서서히 바닥나고 있었다. 허리를 감쌌던 손은 어느새 잠옷 안을 파고들었다. 심유진은 목이 바싹 타는 것 같았다. “괜찮아?” 허태준이 물었다. 조금 웃음기가 어려있는 목소리였다. “지금 멈추라고 해도...” 그 순간 심유진은 짜증이 확 났다. “진짜 짜증 나요.” 이런 타이밍에 분위기를 확 깨는 말을 하는 허태준이 짜증 났다. 지금까지 그를 밀어내지 않는 걸 보고도 눈치를 못 채는 걸까? 그때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허태준은 가볍게 심유진을 자신의 몸 아래에 눕혔다. “그렇게 급했어?” 심유진의 입술을 탐하는 검은 눈동자에 생기가 돌았다. 심유진은 비웃는듯한 허태준의 말투에 화가 났다. 물론 부끄러운 마음이 더 컸다. “저리가요.” 심유진은 허태준을 밀어내려고 애썼다. “말이 다 안 끝났어.” 허태준이 또다시 심유진의 입술을 탐하며 말했다. “멈추라고 해도 난 멈출 생각이 없어.” 허태준은 그동안 겨우 참아왔던 마음이 드디어 폭발했다. 그들은 뜨거운 밤을 보냈고 심유진이 울면서 그만해 달라고 할 때가 되여서야 허태준은 지쳐 잠이든 심유진을 품에 안으며 행복한 마음을 되새겼다. 다음날, 주말이었기에 심유진은 늦잠을 잤다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해 보니 11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허태준은 이미 자리에 없었고 베개옆에는 깨끗한 새 옷이 놓여 있었다. 허태준이 준비해 놓고 간 것이 틀림없었다. 순간 마음이 따뜻해질 뻔했지만 살짝 몸을 움직이자마자 온몸이 쑤셨기에 심유진은 다시 화가 치밀었다. 겨우 옷을 입었지만 목에는 아직도 지난밤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심유진은 화장으로 가리고 나서야 밖으로 나갔다. 별이가 식탁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었고 허태준과 하은설은 보이지 않았다. “아빠랑 이모는 어디 갔어?” “아빠는 서재에 전화받으러 갔고 이모는 모르겠어. 일어나 보니까 없었어. 근데 엄마 아파? 목소리가 왜 그래?” 유달리 갈라진 목소리에 별이가 걱정했다. 심유진은 뜨끔해서 얼굴을 붉혔다. “그냥 목이 좀 말라서 그래.” 대충 변명했더니 순진한 별이는 그대로 믿었다. “그럼 얼른 씻고 와. 따뜻한 물 받아둘게!”별이는 얼른 주방으로 들어갔다. 심유진이 씻고 나오니 테이블에는 따뜻한 물이 한컵 놓여 있었다. 딱 먹기 좋은 온도였다. “고마워.” 심유진은 별이의 볼에 입을 맞췄다. “내 거는?” 그때 허태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심유진은 흠칫 놀랐지만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 “그쪽 꺼 뭐요.” 허태준은 가까이 다가오더니 망설이지 않고 심유진을 안으면서 자신의 볼을 가리켰다. “모닝뽀뽀.” 허태준은 매우 자연스럽게 예전부터 그래왔었던 사람처럼 애정행각을 했다. 하지만 심유진은 달랐다. 비록 허태준과 결혼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아직도 이런 스킨십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허태준이 가까이 올 때마다 긴장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도망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심유진은 부끄러워하며 그를 밀어냈다. “장난치지 마요.” “장난 아닌데?” 허태준은 웃으면서 더 달라붙었다. “싫으면...”그때 허태준이 재빨리 입을 맞추고는 뒤로 물러섰다. “내가 하면 되지.” 심유진은 깜짝 놀라서 허태준을 째려봤다. “애 앞에서 좀
유치원의 가족활동은 오후에 진행되었다. 일부 반급만 참여하기에 유치원에는 평소보다 사람이 적었다. 허태준은 베이킹 재료들이 담겨있는 가방을 한 손에 들고 다른손으로 별이의 손을 잡았다. 심유진은 한 손에 휴대폰을 든 채 하은설의 문자를 기다렸다. 하은설은 오늘 휴식일이었기에 원래대로라면 집에 있었어야 한다. 하지만 어젯밤에 그 베일에 싸인 친구가 왔다고 이른 아침부터 외출했다. 그러니 지금쯤이면 만나서 깨를 볶고 있을 것이다. 심유진은 그 신비로운 남성을 만나고 싶었으나 하은설이 원하지 않았기에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은 허태준과 별이 그리고 심유진까지 다 집에서 밥을 먹지 않기에 심유진은 미리 하은설에게 저녁은 알아서 해결하라고 문자를 보냈다. 물론 그 친구와 함께 와도 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하은설은 계속 답장이 없었다. 베이킹 교실에는 이내 사람이 가득 찼다. 준비해 놓은 테이블이 부족했기에 여러 가족들이 한 테이블을 같이 쓸 수밖에 없었다. 심유진은 Allen을 여기서 만나게 될 줄 몰랐을 뿐만 아니라 Allen이 Freddy를 데리고 자신과 같은 테이블을 쓸 줄도 몰랐다. 지난번에 영화관에서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심유진은 Allen과 연락한 적이 없었다. 심유진은 이렇게 우정도 끝나버리는 것이 아쉽긴 했지만 다시 엮이고 싶지는 않았다. “유진 씨.” Allen은 예전과 다름없이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심유진은 저도 모르게 허태준의 눈치를 살폈다. 다행히 허태준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안녕하세요.” 심유진도 똑같이 예의를 차렸다. Freddy는 계속 쭈뼛쭈뼛 거리면서 Allen의 뒤에 숨었다.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다. Allen은 자신이 가져온 재료들을 내놓으며 물었다. “같이 해도 될까요?” 심유진은 조금 불편했지만 거절할 수는 없었다. 테이블은 공용이니 말이다. “그럼요.” “뭐 만드실 거예요?” Allen이 물었다. 심유진도 재료들을 꺼내며 대답했다. “간단한 딸기 케이크 만들려고
허태준은 딸기 한알을 심유진의 입에 가져다 댔다. “아 해.” 심유진은 외국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이런 애정행각이 익숙하지 않았다. 심유진은 얼굴을 붉히며 딸기를 가져가려고 했으나 허태준이 얼른 피했다. “손으로 줄까 입으로 줄까? 하나 골라.” 허태준은 달콤한 목소리로 협박을 잘했다. 심유진은 얼른 입을 벌려 딸기를 물었다. 하지만 허태준은 손을 놓지 않았다. 심유진이 딸기를 베여물자 허태준은 남은 반조각을 자신의 입에 넣었다. “달다.” 허태준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심유진은 자신을 바라보는 허태준의 눈빛이 바뀐걸 알 수 있었다. 심유진은 순간 조금 불쾌한 심정이 들어서 허태준의 허리를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 “자제 좀 해요. 집에 가서 봐요.” “알겠어.” 허태준은 웃으며 순순히 대답했다.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심유진은 더 세게 꼬집으며 말했다. “웃지 말라니까요.” 허태준이 웃기까지 하자 여자 선생님들은 아예 대놓고 그를 쳐다봤다. 심유진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았다. 허태준은 바로 표정을 굳혔다. 심유진은 그제야 만족스러워했다. “그대로 유지해요.” 허태준은 웃음을 간신히 참으며 대답했다. “알았어.” Allen과 Fredyy는 여유로운 심유진과 달리 매우 다급했다. 케이크보다 쉬운 에그타르트를 선택했는데 계란과 여러 가지 재료를 혼합하여 틀에 붓기만 하면 되는 메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이블은 이미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우유와 계란 그리고 설탕이 여기저기에 쏟아진 상태였는데 평소에 깔끔 떠는 성격이 아닌 심유진조차 인상을 찌푸릴 지경이었다. “도와줄까요?” 심유진이 참지 못하고 먼저 말을 걸었다. 더 내버려 뒀다가는 대참사가 벌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허태준이 테이블을 아예 밖에 내다 버릴지도 모른다. “그래도 돼요?”Allen은 구세주를 만난 것처럼 기뻐했다. “그럼요.” 심유진은 신속하게 재료들을 섞어서 틀에 부었다. “이제 오븐에 반시간정도
Allen의 말투에 묘한 감정이 드러났다. “뭐가 달라요? 저도 여기까지 오기 전에 그런 단계들을 거쳤는걸요.” 심유진은 허태준이 또 뭔가 일을 꾸미기라도 할까 봐 얼른 선을 그었다. 하지만 허태준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허태준은 별이와 함께 서로의 얼굴에 생크림이나 밀가루를 묻히면서 놀고 있었다. 심유진은 뭐가 잔뜩 묻은 얼굴들을 보니 머리가 아팠다. “죄송해요.” 심유진은 Allen에게 양해를 구한 다음 별이에게 가서 귀를 잡아챘다. 사실 허태준도 혼내고 싶었지만 교실에 사람이 많았기에 자제할 수밖에 없었다. “둘이 뭐해요” 심유진이 호통을 쳤다. “이따가 밥 먹으러 갈 건데 옷이 더러워서 식당에 출입 못하게 하면 어떡하려고.” “그럼 다른 가게로 가지 뭐.” 허태준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호텔이 조금이라도 더럽기만 하면 바로 청소를 담당한 직원부터 자르던 그 사람이 아닌 것만 같았다. 별이는 심유진의 호통에 기가 죽기도 전에 허태준이 자기편을 들어주니 얼른 심유진의 손을 뿌리치고 허태준에게 안겼다. “맞아! 다른 가게 가면 돼!” 심유진은 화가 났지만 뭐라도 욕을 할 수도 없었다. 그때 허태준이 손에 생크림을 묻히더니 심유진이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그녀의 입가에 생크림을 묻혀버렸다. 그리고 기뻐하며 별이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장난에 성공해서 우쭐한 모습이었다. 심유진은 화를 내려고 했지만 신나 하는 둘의 모습을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특히 또래보다 항상 성숙하고 무슨 일에서든지 조심스럽던 별이가 정말 아이처럼 기뻐하고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니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허태준과 함께 있으면서 별이는 정말 많이 바뀌었다. 심유진은 가끔 그들을 보며 머리가 아프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은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더 이상 봐주다가는 케이크가 나오기전에 생크림을 다 써버릴 것만 같았다. 심유진은 다시 표정을 관리하고 생크림을 압수한 다음 얼굴을 닦을 휴지를 건넸다.
허태준은 차갑게 웃었다. “그러게 누가 다른 사람 아내까지 넘보래.” 심유진은 조금 전까지 느꼈던 동정심이 바로 사라져 버렸다. 허태준의 말이 매우 도리가 있었다. Allen이 새 아내를 찾기만 하면 Freddy는 완전한 가정을 얻게 되는 것이었다. Freddy를 아무리 동정해도 아이의 소원까지 들어줄 수는 없었다. 아무래도 자기 아들이 훨씬 중요하니 말이다. 케이크 빵이 완성되었다. 오븐을 열자마자 향긋한 냄새가 풍겨왔다. 심유진은 빵을 잘라서 별이에게 건네주며 친구들이랑 나눠먹으라고 했다. 별이라면 Freddy에게 가장 먼저 줄줄 알았는데 별이는 다른 테이블부터 가더니 빈접시를 들고 왔다. 심유진은 조금 화가 났다. 별이가 활발하고 장난스러운 사람이 되길 바란 건 맞지만 이렇게 이기적이길 바란 건 아니었다. 심유진은 별이를 불러서 물었다. “왜 Freddy에게는 안 나눠줬어?” 별이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싫어서 안 나눠줬어.” 별이는 Freddy와 사이가 좋았지만 한번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아직도 화해를 하지 않았다. 심유진은 별이의 마음을 이해했지만 어른의 각도에서 봤을 때 아무래도 조금 더 부드럽게 일을 처리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다 나눠주면서 한 사람만 제외시키는 건 따돌림이야. Freddy가 많이 속상할 거야.” 심유진은 별이를 타일렀다. “만약에 다른 친구들이 별이만 안 끼워주면 별이도 속상하지 않을까?” 예전 같았으면 별이는 바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Freddy에게 사과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별이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냥 싫어하는 거 아니야. 나도 상처받아서 싫어하는 거야. 아빠가 위법행동만 아니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도 되고 하기 싫은 건 안 해도 된다고 했어. 그러니까 나는 나눠주기 싫어. 속상하든 말든 상관없어. 쟤도 내가 속상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잖아.” 심유진은 순하던 자기 아들이 벌써 사춘기의 징조를 나타내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심유진은 케이크 장식을 마무리하다가 그 말을 듣고 그대로 멈춰버렸다.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별이는 딸기를 케이크 위에 올려놓으며 아예 Freddy를 무시했다. Freddy의 표정이 서서히 어두워졌다. 심유진은 아이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걸 인식하고 얼른 에그타르트를 받아서 억지로 하나를 별이의 손에 쥐어주었다. “고마워.” 심유진은 웃으며 Freddy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그제야 Freddy도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별이는 입을 삐죽거리며 에그타르트를 먹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았다. 시합이 끝나고 예상대로 심유진의 케이크는 등수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반급 친구들의 호평을 얻기도 했다. 비록 멋진 엄마 아빠가 유독 눈에 띄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말이다. Allen은 물건들을 정리하고 심유진에게 물었다. “저녁 먹으러 갈 건데 같이 갈래요?” 심유진은 망설이지도 않고 대답했다. “죄송해요. 친구랑 선약이 있어서.”Allen은 실망스러운 기색 없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나중에 봐요. Freddy는 별이랑 오래 못 봐서 그런지 자꾸 별이 얘기를 하더라고요.” Allen은 Freddy의 손을 어루만지며 물었다. “그렇지 Freddy?”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던 Freddy가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천진난만한 얼굴로 심유진에게 물었다. “맞아요. 언제 별이랑 나가 놀 수 있어요?” 심유진은 Allen의 요구는 단칼에 거절할 수 있어도 아이에게는 마음이 약해졌다. “별이한테 한번 물어볼게.” 심유진은 별이를 대신해 대답할 자격이 없었기에 집에 가서 설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네.” 다행히 Freddy도 더 이상 재촉하지 않았기에 심유진은 한숨 돌릴 수 있었다. 허태준은 차를 조금 멀리 세워뒀다. “조금만 기다려. 차 가지고 올게.” 그때 Allen이 Freddy를 데리고 따라왔다. “Freddy 잠깐만 봐주세요. 저도 차 가지고 와야 해서.” 말을 마치고 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