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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6화

허태준은 피하지도 않고 가만히 있었다. 심유진은 화가 나서 베개를 던졌지만 피하지 않고 맞아주는 허태준을 보니 순간 분노보다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괜찮아요?”

허태준이 가슴을 부여잡으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자 심유진은 더 당황했다. 심유진은 얼른 허태준에게 다가갔다.

“많이 아파요?”

심유진은 허태준 앞에 앉으며 어찌할 바를 몰라 다급히 물었다. 허태준이 고통을 참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미안해요.”

심유진은 식은땀이 났다. 맞은 부분을 어루만져 주려다가 왠지 그건 아닌 것 같아서 심유진은 손을 거두었다. 하지만 그때 허태준이 손을 덥석 잡았다. 순식간에 심유진은 허태준의 품에 안겨버렸다. 허태준은 심유진의 목과 허리를 감싸며 그녀를 자신의 품에 꽉 채워 넣었다.

“심유진.”

허태준이 심유진의 귀를 살짝 물었다. 뜨거운 숨결이 그대로 느껴졌다. 심유진은 저도 모르게 숨을 멈췄다.

“이제 인정해. 넌 나 없으면 안 돼.”

허태준의 목소리가 마법처럼 마음을 파고들었다. 심유진은 서서히 얼굴이 붉어졌다.

“Mike고 Allen이고 그 누구도 다 안돼. 나여야 해.”

마음속으로만 하고 있던 생각을 허태준이 크게 말해버리니 심유진은 당장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뭔 소리예요! 이거 놔요! 안 놓으면 쫓아낼 거예요.”

하지만 심유진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허태준은 놓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심유진.”

허태준이 다시 한번 그의 이름을 불렀다. 아까보다 훨씬 진지한 말투였다. 심유진이 그 목소리에 멈칫했다.

“자기 마음을 아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야.”

허태준은 말을 마치고 손을 놓았지만 심유진은 여전히 그 자리에 굳어 있었다.

“밥 먹어.”

허태준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표정이나 말투 모두 원래대로 돌아갔다.

“이따가 그릇 가지러 올게.”

하지만 심유진은 입맛이 없어서 침대에 앉은 채 허태준이 두고 간 음식을 보며 멍하니 있었다. 모두 심유진이 좋아하는 음식들이었지만 젓가락질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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