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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5화

허태준은 바로 주방에서 뛰어나왔다.

“왜 그래?”

거대한 몸집에 꽃무늬 앞치마를 한 모습, 심유진은 이미 익숙한 모습이었다.

“괜찮아요.”

심유진이 여전히 기침을 하며 힘겹게 대답했다. 허태준이 얼른 따뜻한 물을 떠 왔다. 심유진은 그들과 멀리 떨어진 베란다까지 가서야 마스크를 내리고 물을 마셨다. 겨우 기침이 멎자 심유진이 허태준과 별이를 보며 말했다.

“둘 다 나랑 멀리 떨어져 있어요.”

허태준이 다가오려고 하자 심유진은 얼른 뒤로 물러서며 경고했다.

“특히 그쪽! 오지 마요!”

허태준은 이해가 안 간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심유진을 바라봤다. 잘 때만 해도 자신을 안고 자던 사람이 왜 몇 시간 사이에 이렇게 변한 건지 알 수 없었다. 심유진은 기침 때문인지 아니면 부끄러워서인지 얼굴이 빨개졌다. 심유진은 허태준의 시선을 피하며 빙 돌아서 자신의 방 앞에까지 왔다.

“저녁은 둘이 먼저 먹어요. 전 나중에 먹을게요. 옮으면 안 되니까.”

심유진은 말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갔다.

허태준은 심유진의 저녁밥을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아니 왜...”

심유진은 뭐라고 하려다가 허태준의 어두운 표정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허태준은 쟁반을 침대에 올려뒀지만 전처럼 먹으라고 재촉하지 않았다. 그저 빤히 심유진을 쳐다볼 뿐이었다. 심유진은 그 시선을 견디지 못해 먼저 물었다.

“왜요?”

허태준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

“내가 뭐 잘못했어?”

전처럼 차가운 말투가 아니라 부드러우면서도 어딘가 억울함이 묻어있는 듯한 목소리였다. 심유진은 왠지 그 모습이 마음이 아팠다. 미안함 때문에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낮아졌다.

“아니요. 태준 씨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어요. 그냥 제가...”

심유진은 별이가 했던 질문을 허태준에게 그대로 알려줬다. 말을 마치니 온몸이 부끄러움 때문에 달아올랐다. 허태준은 더 이상 처음처럼 긴장하지 않고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허태준의 표정이 갑자기 굳혔다.

“왜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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