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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허태준은 그녀의 말을 귓등으로 듣고 휴대폰을 꺼내 여형민에게 문자를 보냈다. "10분 뒤에 전화해 줘."

그는 부모님의 체면을 고려해 이 자리에 온 것이다. 그가 할 일을 끝냈기에 이젠 나가도 된다.

그는 원래 부모님을 모시고 끝날 때까지 있을 생각이었으나, 둘째 삼촌의 가족이 성가시게 구는 탓에 이 자리에 잊고 싶지 않았다.

둘째 아주머니는 그를 신경을 쓰지 않았다, 입가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태준아, 내가 일부러 널 창피하게 하는 게 아니야." 허태준을 탓하는 그녀의 말투가 더욱 짙어졌다. "돈을 벌어서 부모님께 효도해야지. 몇 년만 더 있으면 부모님도 세상을 뜨실 건데, 그 돈 다 벌어서 어디에 쓸 거니!"

"둘째 아주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허태준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전 매년 우리 부모님께 아주머니 두 아들보다 더 많이 드려요. 더군다나, 저한테 딸도 있으니 더 열심히 돈을 벌어야겠죠."

허 아주머니의 안색이 더없이 어두워졌다. 허태준의 입꼬리가 억누를 수 없이 올라갔다, 그의 눈에는 경멸로 가득했다.

"그러네." 허 아주머니가 동의하는 듯 말했다. "여자애는 부유하게 키워야지. 하나뿐인 딸 잘 키워야지. 그래야 나중에 네 사업을 이어받지."

허태준이 가볍게 말했다. "네."

"그런데-" 허 아주머니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오늘 같은 날 왜 네 딸을 데리고 오지 않은 거야?" "오랫동안 보지 못해서 보고 싶었는데."

허태준은 약간 당황했으나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 "그게... 오늘 친구들이랑 논다고 해서요." 허태준의 표정과 말투가 많이 어색했다.

허태서는 허아리의 납치 사실을 알게 된 뒤로 항상 납치사건의 진행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모든 정보를 정소월을 통해 받았기에, 그는 허아리를 납치한 배후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부모님께 허아리를 안전하게 구할 방법이 있는지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허아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를 자기도 모르게 초조하게 만들었다.

허태서는 처음부터 허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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