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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허태준은 건물에서 나왔다, 그제야 여형민이 뒤늦게 전화를 걸어왔다.

"나 이미 나왔어." 손을 흔들며 다가오려는 호텔 지배인의 접근을 거절한 허태준은 밖으로 나가 자신의 차에 올랐다.

"벌써?" 여형민은 의외라는 듯 물었지만 이내 눈치를 챘다. "그 뱀파이어 같은 사람들이 또 트집 잡은 거야?"

허태준은 그 사람들을 싫어하지 않았지만, 결코 먼저 시비를 건 적은 없었다. 매번 허씨 가문에서 의도적으로 그를 도발했다.

허태준은 더는 이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넌 어때?"

여형민은 굳게 닫힌 병실 문을 힐끗 쳐다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무슨 일이 생기긴 했지."

허태준은 신고를 곤두세우며 엑셀을 밟았다. 검은 마세라티가 화찰처럼 빠르게 내달렸다.

로열호텔에서 S 대학병원까지 40분 거리였다.허태준은 그 거리를 20분으로 단축했다.

그는 병원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 외과병동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가 정형외괴 병동에 도착했고, 그는 성큼성큼 병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허태준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여형민이 그를 반겼다. "태준!"

다른 사람들은 고개를 돌려 입구를 바라보았다.

허태준은 입꼬리를 올리고 터벅터벅 들어갔다. 그를 발견하고 심유진이 의아해했다. "둘째 삼촌 생일 파티 간다고 하지 않았어?"

"약간의 갈등이 생기는 바람에 먼저 일어났어." 허태준은 결코 심유진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밥 먹었어? 배달 시켜줄까?"

심유진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허태준을 바라보았다.

육윤엽이 먼저 입을 열었다. "다 큰 어른이 배가 고프면 자기절로 챙겨먹을 줄 알아야지."

"아빠!" 심유진은 어이없다는 말 했다. "이렇게 눈치줄 필요 있어?"

육윤엽은 허태준을 한번 째려보더니 차갑게 얼굴을 돌렸다.

"아저씨 말이 맞아." 허태준은 의자를 끌어당겨 침대머리에 기대 앉았다. 얼굴의 미소가 더욱 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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