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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전에는 매번 웃는 얼굴로 그녀를 맞이하던 집사가 지금은 굳은 얼굴로 냉랭하게 말했다. "두 분께서 집에 계시지 않습니다."

심연희는 집사의 태도가 전과 달라진 것을 눈치챘지만, 그녀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전과 마찬가지로 집사를 싸늘하게 쳐다보았다.

그녀는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집사를 밀치며 소리쳤다. "비켜!"

집사는 그녀에게 더는 숨기지 않고 한 손으로 담벼락을 짚고 몸을 비스듬히 기댔다. "아직도 자기가 아가씨라도 되는 줄 아십니까?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두 분 깨서 모두 거실에 계십니다! 그러나 당신을 보고 싶지 않아 하십니다!"

심연희가 깜짝 놀라 물었다. "뭐라고요?"

집사가 말을 계속하려던 그때 스포츠카 한 대가 소리를 내며 다가오더니 입구에 멈춰 섰다.

"빵빵."

우렁찬 클락션 소리가 들렸고 심연희는 귀가 아팠다.

집사는 즉시 태도를 바꿔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며 상대를 마중 나갔다. 차창 밖에서 집사가 말했다. "아가씨 죄송합니다, 지금 문을 열 수 없습니다." 집사가 난감한 얼굴로 심연희를 힐끗 쳐다보았다. "심연희 씨가 왔는데 어르신께서 출입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지금 이 문을 열면, 그 틈 사이로 심연희 씨가 뛰쳐들어갈 수 있어 지금은 문을 열 수 없습니다."

차 안에 있던 사람은 심연희의 친고모이자, 심훈의 친누나 심수경이다. 그녀는 집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차의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렸다.

심수경은 나이가 60대 가까이 되었는데도 2, 30대처럼 치장하고 있었다. 붉은 곱슬머리에, 짙은 화장 그리고 와이드 펜트에 10㎝나 되는 킬힐을 신고 있었다.

그녀는 심연희보다 더 어려 보일 지경이다.

"누구인가 했더니! 우리 집 큰 아가씨 아니야!" 심수경은 허리를 살짝 비틀고 기세등등해서 심연희의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가 신고 있던 하이힐 때문에 심연희보다 키가 몇 센티나 더 커 보였고 기세도 더 강해 보였다.

부모님의 편애로 인해 심수경은 심훈에게 큰 원한을 가지고 있었다. 심훈이 주는 돈에 의지해야 했던 그녀는 어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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