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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허태준은 병원에 오래 남지 않았다.

허태준이 이번에 미국에 오게 된 것은 심유진을 만나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바로 육윤엽과 정보교환을 해서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육윤엽이 회의를 마치자 김욱은 허태준을 N시티에 위치한 블루항공 본부로 데려갔다.

N시티는 미국에서 경제가 제일 발달한 도시 중 하나였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기업본부도 여기에 있었다.

병원에서 나오는 길에는 양쪽 모두 높은 빌딩들이 들어서 있어 하늘조차 볼 수 없었다. 햇빛도 들어오지 못했다.

“여기는 절주가 너무 빨라서 마음에 안들어요.”

김욱은 운전하면서 허태준과 얘기를 나눴다.

몇 달 동안 그들은 줄곧 연락을 이어왔다. 그래서인지 관계도 더욱 돈독해졌다.

허태준은 창밖으로 커피를 손에 들고 바삐 오고 가는 행인들을 바라보며 낯선 풍경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경주시 CBD를 돌아보면 절주가 여기 못지않을 겁니다.”

“국내는 낫기라도 하죠.”

김욱은 한숨을 쉬었다.

“여기는 인종차별 또한 심하죠. 삼촌이 지금 위치까지 올라왔지만 아직도 가끔 백인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죠. 일부러 태클 걸 때도 있구요.”

허태준의 사업 중심은 국내에만 집중되어 있다. 외국기업과도 합작이 있지만 CY가 업계에서 자리한 위치는 변동된 적이 없기에 허태준은 그 기분이 와닿지 않는다.

“금방 유진이를 알게 되었을 때 삼촌도 회사업무를 국내로 전환하려고 고민한 적이 있었어요. 유진이 옆에 있어 줄 수 있어서. 하지만 유진이한테는 국내가 오히려 더 불안전하다는 것을 느꼈죠. 지금 유진이가 이민할 수 있게 수속을 밟는 중입니다. 미국에 계속 남을 수 있게요.“

김욱은 백미러를 통해 허태준을 보고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허대표님, 갈 길이 멉니다! 장기전을 시작할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겠네요.“

육윤엽이 심유진의 친부라는 것을 알 때부터 허태준은 오늘과 같이 힘들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불안전 요소를 하나하나 타파하는 중입니다.“

심씨일가가 무너지고 허태준의 두 삼촌도 법정 싸움에 휘말려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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