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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1화

허태준은 머리를 들어 보았다. 머리 위 짙은 푸른색으로 색칠된 천장에는 별 모양의 전등이 몇 개 보였다. 전등의 주변에는 금가루로 수놓은 듯한 은하수가 있었다.

“엄마가 그려준 거예요!”

별이는 자랑스럽게 뽐냈다.

“이모가 그랬는데 엄마가 너무 바빴는데 시간만 나면 여기다가 별을 그려줬대요!”

허태준의 눈앞에는 풍경이 그려졌다. 작고 마른 여인이 홀로 의자에 서서 한 손으로는 물감을 들고 한 손으로는 붓을 들고 천장에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무슨 기분이었을까?

즐거웠겠지!

그녀의 작품을 보고 있는 그의 마음처럼.

다만 그는 그때의 그녀보다 말 못 할 아픔이 섞여 있다.

“엄마가 별을 좋아해?”

허태준은 힘들게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무겁고 가라앉았다.

“그러니까... 하늘의 별 말이야.”

아들 이름을 별이라고 지은 것도 공을 들여 이 방을 꾸민 것도 별을 좋아하는 이유가 아니라면 다른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별이는 의혹스런 눈을 하고 고개를 갸웃하며 불확신에 차서 말했다.

“모르겠어요.”

“그럼 왜 별이를 별이라고 부르지?”

허태준은 물었다.

별이는 냉큼 대답했다.

“그건...”

별이의 표정은 삽시간에 밝아졌다. 그리고 자신에 차서 말했다.

“엄마가 인생에서 제일 어두운 시기를 보낼 때 나타난 유일한 빛이기 때문이예요! 밤하늘의 별처럼요! 엄마에게 살아갈 희망을 줬거든요! 그래서 제 이름은 하희광이에요!”

이모가 그렇다고 알려주었었다. 별이는 그 참뜻을 잘 모르지만 별이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된 이야기이기에 별이는 외워내려고 노력했다.

허태준은 멈칫했다.

제일 어두운 시기. 유일한. 허태준은 이러한 단어에 가슴이 저릿해 났고 아파 났다.

허태준은 그녀가 한차례의 타격을 받은 후 어떤 마음으로 고향을 떠났고 또 어떤 마음으로 친부도 모르는 아이를 낳았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허태준은 심유진이 강한 여자라 믿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없어도 심유진 혼자 잘 살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오늘 이런 말을 듣게 되니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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