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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별이는 저번에 봤을 때보다 키가 큰거 같다. 몸도 커진 것 같다. 허태준은 뒷걸음질 쳤다.

다행히도 허태준은 별이를 잘 안아 올렸다.

“아빠!”

별이는 허태준의 목을 감싸면서 웃음을 지었다.

허태준은 대답을 하면서 별이를 안은 채 밖으로 걸어갔다.

“배 안고파?”

허태준은 물었다.

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반짝반짝 빛나는 두눈에는 기대가 가득 찼다.

“아빠가 해준 음식이 먹고 싶어요!”

—이것은 허태준이 오기 전 별이와 약속한 내용이었다.

“좋아!”

허태준은 흔쾌히 응낙했다.

**

호텔의 방에는 주방이 없어 허태준은 별이를 데리고 집에 갔다.

심유진과 하은설은 방 세개가 달린 아파트를 샀다. 두사람은 매달 같이 비용을 지불했다. 아파트가 위치한 곳은 괜찮은 지역이었고 별이의 유치원과도 몇백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았고 주변은 상업 거리였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였지만 아파트가 높아 소음도 잘 들리지 않았다.

별이는 주인인 양 집에 들어서자마자 허태준한테 슬리퍼를 꺼내주었다.

“죄송해요, 아빠. 집에 이것밖에 없어서...”

귀찮기도 하고 별이가 적응하지 못할까 봐 심유진과 하은설은 손님을 집에 초대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방안에는 세사람의 일상용품밖에 없었다.

그래서 별이가 신발장 전체를 뒤집어봐도 남성용 슬리퍼를 찾지 못했다.

허태준은 손에 든 핑크색 슬리퍼를 보면서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엄마 슬리퍼예요!”

별이는 허태준의 결벽이 심한것을 알기에 급히 설명했다.

“이모가 저번주에 집에 있는 슬리퍼를 전부 가져다가 씻었어요. 엄마껀 아직 누구도 신지 않았기에 더럽지 않아요!”

허태준은 심유진이 더럽다고 생각한적이 없다. 그녀가 신던 것이라도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난처해한 이유는  이 슬리퍼가 자신과 어울리지 않게  너무 소녀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다른 선택은 없었다.

“괜찮아.”

허태준은 별이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슬리퍼를 갈아신었다.

심유진의 발은 허태준의 발보다 많이 작았다. 그의 발가락 대부분은 슬리퍼 밖으로 삐져나왔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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