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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커튼 고리와 철봉이 마찰하는 소리가 비비안의 귓가에 들려왔다. 순식간에 몰려드는 공포에 그녀는 몸을 파르르 떨었고 심장 소리도 반 박자 느려지는 것 같았다.

“비비안 씨!”

심유진은 커튼 밖으로부터 비비안의 목소리를 듣고 허태준보다 먼저 피팅룸을 나섰다.

“드레스 골라뒀어요, 한 번 피팅해보세요.”

튀어나올 것 같은 심장을 도로 진정시킨 뒤 비비안은 재빨리 자본주의 미소를 장착한 채 뒤돌아섰다.

“알겠어요.”

그녀는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심유진이 예쁘거니와 드레스가 화려한 건 알고 있었지만 양자가 결합하면 이토록 신비로운 조합을 이룰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마음속 진심을 입 밖으로 드러내고 말았다.

“너무 잘 어울려요.”

어울리다 못해 마치 이 드레스가 심유진을 위해 제작된 것처럼 보였다.

비비안의 인정을 받은 심유진은 도로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녀는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다행이네요.”

“잠시만 안에서 기다려 줘요.”

비비안이 그녀에게 말했다.

“잠깐 일이 생겨서 해결한 다음 스타일링과 메이크업을 해드릴게요.”

심유진은 그녀의 옆에 서 있는 서우연을 힐끗 쳐다보더니 인사할까 말까 2초간 머뭇거리다가 후자를 선택했다 저번 만남이 두 사람에게 기분 좋은 만남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알겠어요.”

심유진이 말을 마치자마자 서우연이 곧바로 손을 들었다. 그녀는 심유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 드레스 한번 입어볼래요.”

그녀의 말에 주위는 순식간에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비비안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희 샵은 드레스당 한 벌밖에 없어요, 게다가 저 드레스는 손님분께서 이미 고르셨어요... 사실 새로 들어온 드레스 중에 예쁜 것도 많은데 한번 보실래요?”

“아니요.”

서우연은 심유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

“꼭 저 드레스로 할래요.”

심유진도 무척 난감했다.

그저 아무렇게나 시도해 본 드레스인데 허태준의 인정도 받지 못했을뿐더러 서우연의 픽으로 뽑히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럼 제가 다른 드레스로 바꿀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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