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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허태준은 그녀에게 해명하지 않았다.

“지금 바로 내려보내면 이 일은 없었던 일로 할게요. 그렇지 않으면,”

그는 두 눈을 깜빡이더니 목소리 톤을 확 낮추어 말했다.

“계약서대로 처리하죠.”

비비안은 곧바로 결단을 내렸다.

“우연 씨, 먼저 내려가요!”

그녀는 서우연에게 미친 듯이 눈치 줬지만 서우연은 그녀를 봐주지도 않았다. 그녀의 시선은 오로지 허태준에게 향해있었다.

“허 대표님!”

서우연의 눈가에는 어느샌가 이미 눈물이 고여있었다.

그녀는 심유진을 밀어낸 채 빠른 걸음으로 허태준에게 달려가 그의 품에 안겼다. 그러고는 두 팔로 힘 있게 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저번 일은 제가 잘못했어요! 모두 회사의 뜻이었지 제 뜻이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제발 살려주세요!”

그녀는 허태준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그의 흰 셔츠에 눈물 콧물을 흘리며 말했다.

허태준의 표정은 파랗게 질렸고 싸늘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그의 옆에서 코를 어루만지고 있던 심유진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고 비비안도 두려운 마음에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하필 서우연만 눈치 없이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주절거리고 있었다.

“뭐든 할게요! 영화제작사만 막아놓지 않으면 뭐든 할게요!”

저번 계획이 실패로 끝나자 그녀는 로열 호텔에서 쫓겨났다.

이윽고 그녀는 두 달 동안 신작 촬영에서 끊임없이 배역에서 밀려났다. 그러자 감독이 그녀에게 은밀히 소식을 전했다.

“우연 씨가 아무래도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린 것 같아요.”

이윽고 반년 전부터 계약했던 예능프로그램에서도 하차하고 한 달 동안 아무런 대본도 손에 넣지 못했다. 원래 그녀에게 대본을 건넸던 회사에서도 그녀의 등장에 하나같이 배우선정이 완료되었다고 전했다.

물러설 길이 없게 된 그녀는 비굴하게 촬영팀 네다섯 개를 오가면서 오디션을 봤지만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하게 되었다.

그녀의 매니저도 그녀에게 한두 번 물어본 게 아니었다.

“대체 누구한테 잘못을 저지른 거예요?”

그녀가 누구한테 잘못을 저지른단 말인가?

그건 아마 허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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