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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구두 굽은 아주 높았는데 평소 심유진이 신던 힐보다 두 배 정도 높았다.

그녀는 컨트롤이 어려워 두어 걸음 내딛자마자 곧바로 옆으로 넘어지려고 했다. 다행히도 눈치 빠른 허태준이 그녀를 잡아주었다.

심유진은 허태준의 힘을 빌려 자세를 바로 한 뒤 곧바로 그의 품을 벗어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또 넘어지고 싶어?”

그가 싸늘한 말투로 되물었다.

심유진은 입술을 꽉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 동안 입을 꾹 닫고 있던 비비안이 입을 열었다.

“심유진 씨 스타일링... 이 정도면 되나요?”

“네.”

허태준이 대답했다.

“그럼 허 대표님은...”

비비안은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다듬을 곳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난 이 상태면 돼요.”

허태준은 그녀의 시선을 단칼에 무시한 채 차갑게 거절했다.

비비안은 단번에 어깨가 축 처졌다.

“앉아.”

허태준은 의자를 툭툭 치며 심유진에게 앉으라고 명령했다.

심유진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그의 명령대로 의자에 도로 앉았다.

허태준은 다시 무릎을 꿇고 앉아 그녀의 구두를 벗긴 다음 도로 원래 신발을 신겨주었다.

“파티장에 도착하면 다시 바꿔 신겨줄게.”

심유진은 흠칫 놀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심장이 평소보다 더욱 빨리 뛰는 것 같았다.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따뜻한 기운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

파티 장소는 한 개인 별장이었다.

별장은 산 중턱에 있었는데 가는 길 내내 온통 무성한 나무들뿐이었다.

누군가의 방해를 받지 않는 자연 그대로를 담은 곳, 대구 시중심에 이처럼 자연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아마 이곳뿐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별장 가격도 놀라울 정도로 높았다. 보통 재벌도 쉽사리 구매할 수 없는 가격이었다.

심유진은 목적지에 다다를수록 긴장감이 몰려왔다.

그녀는 손에 땀을 쥔 채 안전벨트를 꽉 부여잡았다.

허태준은 차를 한 마당에 주차했다.

마당이라기보단 공원에 가까웠다.면적은 놀라울 정도로 드넓었고 각종 식물과 조각상들이 마당을 장식하고 있었다. 마당에는 넓은 큰길과 좁은 돌길도 있었다. 게다가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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