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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심유진은 미리 퇴근했다. 원래는 가까운 곳에 별이를 데려가려고 했으나 별이는 가고 싶은 가게가 있는지 굳이 럭키쇼핑몰로 가자고 했다. 사실 항상 사람이 많은 쇼핑몰이라 심유진은 딱히 내키지 않았지만, 별이가 가고 싶어 하니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별이가 선택한 피자가게는 굉장히 인기가 많았지만, 다행히 일찍 도착했기에 줄을 설 필요가 없었다. 자리에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대기구역에 사람들이 많이 왔다. 별이가 갑자기 밖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외쳤다.

“엄마, 태준 삼촌이다!”

고개를 돌려보니 확실히 허태준이 있었다. 혼자 왔는지 고독하게 앉아서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평범한 검은 양복을 입었음에도 그 특유의 분위기는 감출 수가 없었다. 허태준은 그 수많은 사람들 중 가장 시선을 끄는 존재였다. 지나가는 이성들은 모두 그를 한 번씩 돌아봤고 앞자리에 앉아있는 여자들도 같이 수군대며 허태준을 힐끔거렸다.

마침내 그중 한 명이 용기를 내어 자신의 휴대폰을 내미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허태준은 고개도 들지 않았다. 뭐라고 얘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부끄러워하는 것 같았다.

“삼촌도 줄 서나 봐!”

별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심유진이 반응할 새도 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

“삼촌도 불러와서 같이 앉자!”

심유진이 다급히 불렀지만 별이는 이미 뛰여나간 뒤였다. 별이가 허태준과 신이 나서 이야기하며 자신이 앉아있는 쪽을 가리키는 것이 보였다. 허태준이 고개를 들자 심유진과 눈이 마주쳤다. 허태준은 인사라도 하듯 미소를 지어 보였고 심유진도 억지로 웃으며 인사했다. 별이는 허태준을 끌고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오늘은 야근 안 해요?”

허태준이 심유진에게 물었다.

“별이가 피자가 먹고 싶다고 해서 일찍 퇴근했어요.”

허태준은 대답하며 별이와 함께 심유진의 맞은쪽에 앉았다. 허태준과 함께 식사를 할 때마다 심유진은 너무 불편했지만 그래도 예의상 메뉴판을 허태준 쪽으로 밀어주었다.

“뭐 드시고 싶으신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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