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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하지만 여전히 마음이 불편했다. 별이가 아빠를 그리워한다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니고 아빠의 존재가 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도 알지만 그 첫걸음을 떼기가 너무 힘들었다.

가게에 사람이 많았기에 음식이 매우 늦게 나왔다. 피자가 가장 먼저 나왔다. 금방 만들어서 치즈가 쭉 늘어났고 뜨거운 열기가 올라왔다. 피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심유진마저 군침을 삼켰다. 허태준은 그런 심유진을 보며 피자 첫 조각을 심유진의 접시에 올려줬다.

심유진이 깜짝 놀라서 허태준을 바라봤다. 허태준은 자연스럽게 또 피자 한 조각을 별이의 접시에 올려줬다.

“많이 먹어.”

허태준이 별이에게 말했다.

“키가 쑥쑥 커야 엄마도 지켜주지.”

“네!”

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엄청 많이 먹고 삼촌만큼 커져야지! 그럼 누구도 나랑 엄마 못 괴롭힐 테니까.”

별이가 얼른 피자를 입 안에 넣었다가 너무 뜨거워서 혀를 데고 말았다. 아까까지의 감동이 이 순간 파사삭 무너졌다. 심유진이 얼른 얼음물을 건네며 낮은 목소리로 타박했다.

“천천히 먹어! 지금 빨리 먹는다고 키 크는 거 아니거든.”

별이는 얼음물을 꿀꺽꿀꺽 삼키더니 멋쩍게 혀를 내밀었다.

허태준은 이런 음식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냥 별이가 부탁해서 왔을 뿐이었다. 별이가 아까 전화로 이 가게의 피자를 사서 호텔로 온 뒤 자신을 데리고 영화를 보러 가달라고 했었다. 하지만 늦게 온 탓에 가게는 이미 자리가 없었고 바로 포장해 가는 건 안 된다는 직원의 말에 그냥 인내심을 가지고 밖에서 기다리는 중이었다. 하지만 별이가 이미 와있을 줄은 몰랐다.

“엄마가 갑자기 야근을 안 한대요. 너무 기뻐서 삼촌한테 연락하는 걸 까먹었어요.”

별이의 해명을 듣고도 허태준의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 별이가 함께 밥을 먹자며 식당 안으로 데리고 들어갈 때 허태준은 별이와 영화를 보지 못할까 봐 실망스러웠던 감정이 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허태준은 별이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수시로 휴지를 뽑아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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