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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담임선생님은 계속해서 말을 붙였다.

“원래는 선생님과 학생이 당번을 서는데 오늘 그 선생님이 병가를 내서 제가 다른 친구들을 데리고 옆방에 가서 낮잠을 자게 하느라 이쪽에 신경을 쓰지 못했어요.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눈으로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두 친구의 얘기를 들었을 뿐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제 잘못입니다. 제가 책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자책했다.

심유진은 담임선생님을 탓하지 않았다.

어쨌든 허아리만 아니면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다.

“허아리 가족은 뭐라세요?”

심유진은 물었다.

“할머님은 뭐라 안 하셨고 데리고 가셨습니다. 하지만 아리 어머님이 아시면...반에 찾아와서 난리를 피울 것이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담임선생님은 겁에 질린 표정을 하였다. 아마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닐 것이다.

“네.”

심유진은 이해를 표시했다.

“다른 일이 없으면 별이를 데리고 갈게요.”

담임선생님은 별이의 휴가를 허락했다.

유치원을 나오는 길에 별이는 조심스레 심유진한테 물었다.

“엄마, 화났어요?”

심유진은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별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엄마가 왜 화를 내?”

별이는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 삽시간에 밝아진 것 같았다.

심유진은 별이를 데리고 집에 가지 않고 호텔로 데려가지도 않았다.

쇼핑몰로 가서 별이한테 새 옷 몇 벌을 사주고 별이가 바라고 바랐던 슈퍼히어로 피규어와 굿즈를 샀다.

별이는 슈퍼맨의 빨간 망토를 하고 기뻐서 바람을 가르듯 걸었다.

그들의 마지막 종착지는 프라이빗 영화관이었다.

그들은 슈퍼히어로 테마의 방에서 별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두 편을 봤다. 그리고 별이가 좋아하지만 잘 사다 주지 않는 치킨과 햄버거도 사줬다.

집에 돌아갈 때 별이는 아쉬운 표정을 했다.

별이는 물었다.

“엄마, 우리 맨날 이렇게 살면 안돼?”

심유진은 엄격하게 안된다고 했다. 별이의 표정은 순간 어두워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차에 오르자 장난감을 갖고 잘 놀았다.

별이가 더는 슬퍼하지 않으니 참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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