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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아마도 취미가 비슷했던 탓일까 허태준과 별이는 유난히 잘 맞았다.

그날 밤 이후 별이는 “허삼촌”을 입에 달고 살았다. 심지어”여삼촌”보다 더 불렀다.

그는 허삼촌을 집에 초대하라고 심유진을 종종 졸랐다.

심유진은 당연히 거절을 했다.

**

허아리는 전학을 갔다─허태준이 약속한 대로 말이다.

선생님과 학생 부모들은 다들 기뻐했다.

허아리가 어디로 전학을 갔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없었고 담임선생님도 얘기를 하지 않았다.

**

간만에 휴가를 맞아 심유진은 네 시 반에 제때에 유치원에 도착했다. 별이를 데리고 영화나 보러 가기로 했다.

계단을 올라서니 교실문어구 복도에 학부모들이 몰려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앞쪽에 선 몇몇은 세게 문을 두드렸고 뒤에 선 사람들도 창문으로 안을 들여다보면서 유리를 쾅쾅 두드렸다.

너무나도 이상한 풍경에 심유진은 당황했다.

그녀는 다가가 학부모 한 명을 잡고 물었다.

“무슨 일이예요?”

그 학부모는 입을 삐죽하면서 말했다.

“허아리 어머니가 와서 안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어요! 왜인지는 모르겠어요.”

심유진은 심장이 철렁하고 더 불안해졌다.

허아리의 전학은 별이와 관련이 많았다. 정소월이 여기서 소란을 피우니 별이한테 피해가 갈가봐 긴장했다.

그녀는 힘겹게 문어구까지 비집고 가 문너머로 희미하게 들리는 소란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저한테 통지도 없이 전학을 보낼 수가 있나요?”

“당신이 담임인데 어디로 전학을 갔는지 어떻게 몰라요?”

“알려주지 않으면 나 안가!”

“다 못가!”

정소월의 목소리는 앙칼지고 높아 구분하기 쉬웠다.

담임선생님이 뭐라 했는지 심유진은 한마디도 못들었다.

“아이가 울어요!”

뒷쪽 창문으로 들여다 본 학부모가 말했다.

“아이 여러명이 울어요!”

“아니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다른 선생님은 교실 키가 없나?”

“저 여자는 어디 아픈 사람이야?”

학부모들은 의논을 하고 있었고 화는 점점 세졌다.

그들은 더 세게 문과 창문을 두드렸다.

“열어!”

“빨리 문을 열어!”

“들어가게!”

이러한 풍경은 담임선생님을 더욱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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