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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심유진 씨, 제 탓을 하려면 제 탓만 하세요, 태준이한테 뭐라 하지 말고요!”

정소월이 조급해하며 말했다.

“태준이는 이번 일과 아무런 관계도 없어요. 화가 난다면 저한테만 화내세요!”

그녀에게 화를 내라고?

심유진은 막돼먹은 여자처럼 달려들어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초코에게 사과하라고 밀어붙이고 싶었지만 그런다고 달라지는 게 뭐가 있을까?

허태준은 여전히 그녀를 믿고 감싸주고 그녀 편을 들며 심유진이 “질투녀”라는 타이틀을 갖게 할 텐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심유진의 분노는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대신 남은 건 깊은 허탈감과 무력감이었다.

“저 피곤해요.”

그녀가 말했다.

“이제 그만 자야 할 것 같아요.”

심유진은 자리를 떴지만 허태준의 전화는 여전히 통화 중이었다.

정소월이 그에게 묻는다.

“태준아, 나 믿어?”

팽팽하고 떨리는 목소리였고 그녀의 목소리는 많이 긴장된 것 같았다.

허태준의 눈빛이 흐려졌고 안색도 더욱 어두워졌다.

“당연히 믿지.”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첼로처럼 부드럽고 듣기 좋았다.

옆에 앉아있던 여형민은 입을 삐죽거리며 미리 정소월을 대신해 안타까워했다.

이어 정소월은 허태준에게 사탕 발린 말을 한바탕했고 허태준이 피곤하다는 말을 해서야 그녀는 아쉬워하며 전화를 끊었다.

여형민이 몇 번 ‘쯧쯧’하더니 허태준에게 물었다.

“내일 유진 씨랑 이혼하려고 그래?”

허태준은 그를 한 번 째려보고는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다.

그 뒤로 며칠 동안 허태준과 여형민 두 사람은 매일 아침 일찍 나가서는 저녁 늦게 돌아왔다. 심유진도 허 아주머니에게서 운전기사를 빌려 매일 비가 오든지 막론하고 코코를 데리고 병원으로 가 초코의 곁을 지켰고 그러다 보면 반나절이 지나 있었다.

허택양은 어디서 소식을 들은 건지 동물 병원에서 몇 번이나 그녀와 “우연히” 마주쳤다. 매일 그녀에게 허태준과 정소월의 최근 진도를 알려주며 그녀에게 빨리 이혼하고 고생에서 벗어나라고 말했다.

심유진은 평소처럼 그를 무시했고 그저 매일 병원 사무실로 달려가 초코가 언제 퇴원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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