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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한 달 동안 아무 일도 없이 멀쩡하던 고양이가 정소월과 이틀 지낸 후 다리가 부러지다니.

그녀는 정소월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허태준도 모르는 일이었다.

심유진의 비난의 눈빛을 보며 그는 슬프면서도 약간 화가 났다.

그를 정소월과 한편으로 엮다니.

정소월이 저지른 모든 나쁜 일에 그의 몫도 있다고 생각하는 거 아닐까?

“그렇게 쳐다보지 마.”

그가 차갑게 말했다.

“고양이 일은 소월이한테 물어보고 만족스러운 대답을 줄 거니까.”

심유진이 주먹을 꽉 쥐었다.

“제발 그러길 바라요.”

의사는 초코의 다리를 치료해 주었지만 집에 보내지는 않았다.

“일단 입원해서 지켜보도록 하죠. 주인이 간호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치료된 다리가 다시 부러질 겁니다.”

그는 깁스를 하고 있는 심유진의 다리를 힐끗 보더니 말을 이었다.

“이 점은 여러분도 잘 아실 거고요.”

초코를 병원에 두는 게 마음이 쓰였던 심유진은 병원에서 한참이나 초코의 곁을 지키다 허태준을 따라 집으로 돌아갔다.

심유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허태준도 입을 다물고 있어서 차 안의 분위기는 무척이나 어색했다.

여형민은 심유진을 위로했다.

“의사선생님께서 초코의 다리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고 하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심유진은 초코가 그리 걱정되지 않았다.

그저 이번 일이 마음에 걸릴 뿐.

집에 돌아가자마자 허태준은 심유진 앞에서 정소월에게 전화를 걸었다.

“태준아!”

정소월의 느끼하고 달콤한 목소리가 나오자마자 허태준은 바로 그녀의 말을 끊었다.

“초코 다리가 부러졌는데 어떻게 된 건지 알아?”

갑작스러운 그의 질문에 정소월은 당황했다.

시간이 30초 정도 지나서야 그녀는 혼란스러운 듯 물었다.

“초코의 다리가 부러졌다고? 난 몰랐는데! 어느 다리가 부러진 거야? 심각하대?”

“오른쪽 뒷다리가 부러졌어, 조금 심각하다네.”

허태준이 대답했다.

정소월은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

“어제 내 방 창문에서 뛰어내릴 때 다친 건가 봐... 어제 밤새 본 적이 없어서 다리를 다친 줄도 몰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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