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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심유진은 결국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심 씨네 집안에서 받은 고통이 너무 많았는데 이젠 정재하도 그 집안사람이나 마찬가지이니 방심할 수 없었다.

“그럼,태준 씨가 돌아오면 그때 다시 찾아오세요.”

심유진은 이렇게 얘기하며 정재하를 돌려보냈다.

“태준 씨가 집에 없으면 어차피 들어와도 소용없잖아요.”

정재하가 뭐라고 더 얘기하려는데 심유진은 아예 통화를 끊고 인터폰의 전원마저 뽑아버렸다. 어차피 정재하를 제외 하고는 누구도 벨을 누를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 이 일은 이렇게 일단락된 줄 알았는데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유진아, 지금 집에 있니?”

어머니의 말투가 이상했다. 미안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보이려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심유진은 어머니가 아직도 허태준과 정소월의 스캔들을 신경 쓰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했다.

“그럼요.”

심유진이 웃으며 답했다.

“언제 오시려고요?”

어머니가 잠시 멈칫하더니 얘기했다.

“오늘은 안 갈 생각이야. 기사님을 보낼 테니까 네가 이쪽으로 와.”

심유진도 깊게 생각하지 않고 대답했다.

“네.”

기사님은 한 시간 반 뒤에 도착하셨다. 심유진이 초인종의 전원을 다시 켜두었으나 정재하는 다시 벨을 누르지 않았다. 아마 여러 번 눌러봐도 반응이 없으니 먼저 간 것 같았다.

“집에 손님이 찾아오셨나요?”

심유진이 차에 타자마자 기사님에게 물었다. 이 이유가 아니고서야 어머니가 자신을 부를 리가 없었다.

“확실히 손님이 두 분 찾아오셨습니다.”

심유진은 자신의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다행히 오늘 제법 깔끔한 차림이었다. 한 시간 반 뒤 차량이 허씨네 별장에 도착했다. 심유진은 거실로 들어가자마자 소파 중앙에 앉아있는 어머니와 양옆 구석에 앉아있는 사영은과 심연희를 목격했다. 휠체어를 움직이던 손이 순식간에 멈췄다. 심유진은 심장이 쿵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심유진은 저 둘이 이곳에 온 목적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게 뭐가 됐건 좋은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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