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47화

아리라고 하니 대상이 더욱 명확해졌다. 회사 컴퓨터를 쓴 이유는 아마 발각될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아무 소용도 없는 일이었다. 아리 회사 내부에서 정연우와 관계가 있는 건 한 사람밖에 없으니 말이다.

“경찰들이 심연희를 찾아갔나요?”

“찾아갔는데 심연희가 부인했대. 정연우가 자길 음해하는 거라고 하더라고. 그 계정을 심연희가 썼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으니 경찰 측에서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심연희의 이번 계획은 매우 철저했다. 정연우는 심연희와의 채팅기록을 증거로 제출하려 했으나 아무리 찾아도 휴대폰을 찾을 수 없었다. 그의 말로는 심연희가 보낸 사람에게 카메라를 받은 이후로 한 번도 휴대폰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한다.

경찰은 호텔의 모든 cctv를 돌려보며 정연우의 진술에 따라 그 사람을 찾았으나 마스크에 모자를 쓰고 있어서 얼굴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단서는 끊겨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유일한 좋은 소식은 정연우의 성폭행미수가 인정되었다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의 사주를 받았다거나 술기운에 그랬다거나 같은 변명으로는 그 죄를 씻을 수 없었다. 정씨네 집안에서 아무리 훌륭한 변호사를 찾아도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감형을 받는 것밖에 없었다.

이미 밤이 깊은 데다가 심유진은 오늘 있었던 일로 꽤나 놀란 상황이니 여형민이 가고 나서 심유진은 크게 하품을 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근데 얼마 지나지 않아 허태준이 따뜻한 우유 한잔을 가지고 방으로 들어왔다.

“마시고 자.”

딱 마시기 좋은 온도의 우유를 건네받으며 심유진은 고맙다고 인사하고는 우유 한컵을 말끔히 비웠다. 허태준이 컵을 가지고 나가고 심유진은 5분도 안 돼서 잠이 들었다.

허태준은 다시 방으로 들어와 심유진이 단잠에 빠진 걸 보고 나서야 안심하고 자리를 떴다. 우유에 넣은 수면제 반 알이 효과가 좋은 것 같았다.

허태준은 거실에 앉아 여형민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여형민은 한참 지나서야 전화를 받았다. 웃옷은 미처 입지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