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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허태준이 시선을 심유진의 손목 쪽으로 돌렸다. 심유진은 그제야 정현우가 잡았던 곳에 빨갛게 자국이 남았다는 걸 발견했다. 피부가 하얀 심유진이었기에 그 흔적이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허태준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그가 심유진의 손목을 잡으며 물었다.

“그 사람이 이렇게 만든 거야?”

“네.”

심유진은 숨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허태준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아파?”

자신을 바라보는 허태준의 그 깊은 눈동자에 빠져 심유진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심유진은 허태준 앞에서 저도 모르게 약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인식하고 깜짝 놀랐다. 그의 앞에서는 조금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졌다.

허태준은 심유진을 소파에 앉히고는 구급상자를 가져와 손목에 연고를 발라줬다. 그리고 그제야 여형민의 말에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다.

“정연우가 다른 사람을 불었어. 정현철이 아니야.”

“그 사람 말을 믿어?”

여형민은 믿지 않았다.

“잠시만요.”

심유진은 이 대화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정연우요? 정현우가 아니라?”

그 두 형제는 차이가 컸기에 그 누구라도 한번 보면 헷갈릴 수가 없었다.

“당신이 오늘 만난 사람이 진짜 정연우야. 정현철의 친아들이고.”

허태준이 차근차근 설명했다.

“정현철은 남에게 보이는 모습을 굉장히 중요시하는 사람이니까 아들이 너무 멍청하면 비웃음을 당할까 봐 두려웠겠지. 그래서 조카랑 아들의 신분을 바꾼 거야.”

심유진은 그제야 떠오르는 사실이 있었다. 집에 갔을 때 정연우, 아니 정현우가 자신에게 자기 집안에는 비밀이 많다고 했었는데 어쩌면 이 사실이 그 비밀 중 하나였을 것이다. 심유진이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허태준은 여형민의 말에 계속 대답했다.

“거짓말인지 아닌지는 딱 보면 알아.”

그런 복잡한 가정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허태준은 아버지를 따라 해외에 가서 전문가에게 인간의 미세한 표정으로부터 감정을 읽는 방법을 배운 적이 있었다. 여형민도 그 사실이 떠올랐다.

“그럼 정연우가 밝힌 사람은 누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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