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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배터리가 빨리 닳은 이유가 허태준이 전화를 하도 많이 한 탓이었나 보다. 허태준은 전화를 자주 하지 않았다. 늦게 들어온다고 문자 한 통 보내는 게 전부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하필 오늘...

심유진은 뭔가 급한 일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재빨리 전화를 걸었다. 수신음이 울리자마자 허태준이 전화를 받았다.

“지금 어디야?”

허태준의 목소리가 매우 다급했다.

“저 집에 있어요.”

허태준은 그 말을 듣고 많이 차분해진 것 같았다.

“급히 처리할 일들이 있어. 좀 있다 여형민이 그쪽으로 갈 테니까 잠깐 같이 있어. 어디 나가지 말고.”

심유진은 허태준이 자신을 애처럼 대하는 것 같아 얼굴이 붉어졌다. 꺼진 TV모니터에 입꼬리가 올라간 자신의 모습이 비쳤다.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형민이 왔다.

“괜찮아요?”

여형민은 심유진을 보자마자 걱정부터 했다. 조금 전 호텔에서 있었던 일을 알고 있는 듯한 눈치였다. 어쩌면 허태준도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까 전화할 때 얘기한 급한 일이 자신과 관련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유진은 여형민과 같이 있으면 굉장히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여형민은 낯선 상황에서도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능력이 있었다.

“아니요.”

심유진이 솔직하게 말했다.

“사실 조금 놀랐어요. 그리고 이렇게 계획적으로 절 해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걸 생각하니까 무섭기도 하고요.”

“계획적이라고요? 무슨 뜻이에요?”

심유진은 방안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는 걸 여형민에게 말했다.

“아마 영상을 찍어서 절 협박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유진 씨를 협박하려던 게 아닐 수도 있어요.”

여형민이 인상을 찌푸렸다.

“요즘 태준이가 라임 엔터의 사람들을 여럿 데려갔어요. 아마 이게 그 복수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건 심유진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오늘 아침에 정씨네 부자가 태준이를 찾으러 갔었는데 태준이가 만나주지 않았대요. 심지어 경호원을 불러서 내쫓았다고 하더라고요.”

여형민의 말에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심유진은 진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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