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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리친시아 부근에만 해도 꽤 많은 식당들이 있었다. 심유진은 허태준이 대충 아무 곳이나 골라 저녁을 해결할 줄 알았는데 그는 차를 몰고 번화가를 지나 CY빌딩까지 가서야 멈춰 섰다.

“야근이라도 하려는 거예요?”

허태준은 심유진의 질문을 못 들은 척하며 차에서 내렸다. 그는 조수석의 문을 열어주며 심유진에게 손을 내밀었다. 심유진은 잠깐 머뭇거리다가 그 손을 잡았다. 허태준은 자기 손에 쏙 들어오는 그 자그마한 손을 꽉 잡으며 살짝 미소 지었다.

“따라와.”

휴가일인 데다가 저녁 6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CY빌딩의 불은 환하게 켜져 있었다. 보안실에서도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허태준은 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의 버튼을 눌렀다.

“70층이요?”

심유진은 허태준이 잘못 누른 줄 알았다. 허태준의 사무실은 69층이었기 때문이다. 70층이라면 아마 전망대일 것이다.

“응.”

심유진은 조금 설레 보였다.

“우리 야경 보러 가는 거예요?”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여형민이 알려준 적 있었다. 전망대에서는 대구 시내 전체가 한눈에 보인다고. 하지만 그곳은 고위층 임원들만 올라갈 수 있는 곳이라 그곳에서 찍은 사진은 그 누구도 볼 수 없었다.

“응.”

허태준이 담담히 대답하며 엘리베이터가 몇 층까지 올라왔는지 확인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심유진은 감탄밖에 할 수 없었다.

“우와!”

엘리베이터와 똑같이 전망대도 천장부터 바닥까지 모두 투명한 유리로 제작되어 있었다. 밤하늘에 걸려있는 달과 별도 손으로 만질 수 있을 것 같은 높이였다. 심유진은 바닥을 한번 쳐다보고는 깜짝 놀랐다. 온몸이 붕 떠 있는 기분이었다.

심유진은 설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다.

“저희가 여기 있으면 직원들한테 방해가 되지 않을까요? 고개를 들면 저희가 보일 텐데요.”

“아니.”

허태준이 심유진의 손을 꽉 잡고 천천히 앞으로 걸으며 대답했다.

“안에서는 밖이 보이지만 밖에서는 안 보이게 특수제작한 유리야. 그러니까 그런 걱정 안 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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