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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여형민과 심유진은 CY 아래에 도착했다. 허태준한테서 급히 회의가 있으니 먼저 식당에 가 있으라고 연락이 왔다.

“마침 오피스에 자료 찾으러 올라갈 일이 있는데 같이 올라가서 기다릴까요?”

여형민이 심유진한테 물었다.

“좋아요.”

심유진은 아무래나 상관이 없었다.

그들이 탑승한 것은 허태준 전용 엘리베이터였다. 여형민은 심유진을 CY 총재 오피스 문 어구에 데려다주고 변호사 사무소 쪽으로 갔다.

심유진이 저번에 왔을 때는 총재사무실에서 별꼴을 다 보여줬었다. 전체 부서에서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녀와 허태준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가 나타나자 모두들 신경을 곤두세우고 열심히 일하는 척함과 동시에 흘끔흘끔 그녀를 훔쳐보았다.

심유진은 그 시선들이 다 느껴졌지만 모른척 하였다.

그녀는 앞으로 곧게 걸었다. 그러고는 갑자기 멈춰서서 옆에서 일하는 사람을 쳐다보았다.

총재사무실에 여성 직원은 적지 않았다. 다들 회사 규정에 맞게 정장 차림을 하다 보니 화장에 신경을 쓴듯하였다. 그리고 갖가지 향수 냄새가 어우러져 사무실은 온통 향수 냄새뿐이었다.

그중 심유진은 허태준 몸에서 맡은 냄새와 똑같은 향수 냄새를 맡았다.

근원이 바로 그녀와 제일 가까이에 앉아있는 그 여성 직원이었다.

심유진은 대놓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 여직원은 긴장해서 머리를 들고 웃으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심, 심 아가씨, 혹시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심유진은 웃으면서 조곤조곤하게 물었다.

“향수 냄새가 좋아서요. 어떤 거 쓰세요?”

“네?”

여직원은 멍해 있다가 허겁지겁 서랍을 들추더니 향수병을 꺼냈다.

“샤넬 넘버 5요. 요즘 연예인들이 트위터에서 홍보를 하고 있는 그 향수요. 맘에 드시면 이거라도 드릴게요.”

심유진은 향수를 건네받고 뚜껑을 열어 냄새를 맡아보았다. 역시 허태준한테서 나던 그 냄새였다.

“그러고보니... 아가씨랑 허 대표님의 취향은 참 똑같으시네요.”

여직원은 심유진을 미래 사모님으로 여긴 듯 아냥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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