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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지금 심유진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힘껏 고개를 돌리며 술냄새가 풀풀 풍기는 그 입술을 피하는 수밖에 없었다. 밖에서는 이현이 문을 급하게 두드리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문 여세요! 아니면 신고할 거예요!”

하지만 정현우는 못 들은 척하며 전혀 그 말에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심유진의 외투를 잡고 힘껏 잡아당겼다. 단추들이 다 뜯겨 바닥에 굴러다녔다. 심유진의 가슴이 훤히 노출되었고 정현우는 그 모습을 음흉한 눈길로 바라봤다.

“이건 성폭행이에요.”

심유진은 떨지 않고 최대한 침착하게 말하려고 애를 썼다.

“지금 그만두면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칠게요. 책임을 묻지 않을게요.”

“성폭행?”

정현우는 오히려 당당하게 맞받아쳤다.

“미래에 내 아내가 될 사람인데 이게 왜 성폭행이지?”

“전 이미 결혼했어요!”

심유진은 결혼반지를 끼고 오지 않은 것이 매우 후회됐다.

“전 그쪽이랑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에요. 미래 아내도 아니고요!”

정현우는 심유진의 말을 믿지 않았다.

“내가 없는데 무슨 결혼을 해?”

정현우가 고개를 숙여 그녀와 입을 맞췄다.

당황, 두려움... 수많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심유진에게 한꺼번에 밀려왔다. 허태준의 차가운 얼굴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심유진은 오늘 이 일을 허태준이 알기라도 할가봐 두려웠다.

심유진이 온 힘을 다해 벗어나려고 했으나 정현우에게 그 정도 힘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심유진은 이현에게 희망을 걸 수밖에 없었다. 이현은 쉬지 않고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때 밖에서 열쇠를 찾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현우 역시 그 소리를 듣고 낮게 거친 말을 내뱉더니 방문의 자물쇠를 잠갔다. 이 기회에 심유진은 힘껏 정현우의 어깨를 깨물었다.

정현우는 얇은 잠옷을 입고 있었기에 온 힘을 다해서 물어버리는 심유진 때문에 비명을 지르며 저도 모르게 손에 힘을 풀었다. 심유진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배 쪽을 향해 힘껏 주먹을 날렸다. 하지만 솜뭉치처럼 정현우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

이 일격으로 정현우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그는 심유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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