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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죄송해요.”

심유진은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제가 원하는 배상은 아마 해주지 못하실 거예요.”

만약 정현우가 술김에 벌인 짓이라면 심유진은 호텔을 위해서 협의하에 이 일을 마무리 지었을지도 모른다. 라임 엔터는 여러 번 호텔과 합작을 했었던 회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유진은 정현우의 거실에서 소형 몰래카메라를 발견했다. 외형이 평범한 USB와 똑같았기에 다년간 호텔에서 일하며 이런 소형카메라를 많이 접촉해 본 심유진이 아니었더라면 쉽게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심유진은 그 카메라를 발견하고 식은땀이 쫙 났다. 그녀는 그제야 이 모든 게 정현우가 계획한 일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저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약점으로 잡고 훗날 무슨 일을 벌렸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정현철은 지금 화가 머리끝까지 나있는 상태였다. 평소 같았으면 그는 아마 바로 총지배인을 불렀을 것이다. 자신의 회사가 이 호텔에 꽤나 많은 수익을 안겨줬으니 총지배인이라면 그 정을 생각해서라도 이 일을 덮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정현철은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심유진의 뒤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사람은 바로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라임 엔터를 나락으로 보낼 수 있는 허태준이었다. 평생을 바쳐서 세운 회사를 이렇게 쉽게 무너뜨릴 순 없었다.

사고만 치고 속만 썩이는 아들이라도 정현우는 그의 하나뿐인 아들이었다. 어쩌면 자식이 하나라도 더 있었더라면 이렇게 아들을 지키기 위해 갖은 치욕을 견디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빨리 튀어와!”

정현철이 정현우를 향해 소리 질렀다.

“아빠...”

정현우는 술기운에 어질어질하기는 했어도 이 순간만은 위험을 감지했다. 경호원들은 그제야 자리를 피해 줬다. 정현철이 재빨리 정현우에게 달려가 뺨을 세게 때렸다. 사정없는 손길에 정현우의 얼굴에 붉은 손자국이 진하게 남아버렸다.

“누가 네 아빠야. 네 아빠는 이미 오래전에 죽었어. 오늘 내가 그 아빠를 대신해서 똑똑히 교육해 주마.”

다른 사람 앞에서 정현철은 절대 정현우가 자신의 친아들임을 밝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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