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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심유진은 결국 허태준의 집으로 이사했다. 원래 짐이 많지 않았기에 금방 이사를 마칠 수 있었다. 허태준도 더 이상 선을 넘지 않고 심유진에게 거실 옆의 빈방을 내어줬다.

정리를 마치자마자 심유진은 혼인신고서를 꺼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더니 서재로 가서 허태준을 찾았다.

“저랑 사진 한 장만 찍어줄 수 있어요?”

허태준은 밀린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으나 그 말을 듣고 마우스를 내려놓았다. 허태준이 흥미롭다는 듯 물었다.

“어떤 사진?”

“음...”

심유진이 머뭇거렸다.

“그러니까... 다정해 보이는 사진?”

심유진의 얼굴이 빨개지는 게 보였다.

“그래.”

허태준이 시원하게 대답하고는 의자에서 일어나 심유진 옆에 섰다.

“얼마나 다정하게?”

허태준은 심유진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자신이 흥분했다는 걸 티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어...”

심유진이 다시 머뭇거렸다. 그녀는 메마른 입술만 만지작거리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머리를 맞대는 정도?”

“그럼 거실에 나가서 찍자.”

허태준이 성큼성큼 거실로 나갔고 심유진이 다급히 그 뒤를 쫓았다. 둘은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심유진은 자기가 먼저 머리를 맞대자고 했음에도 차마 다가가지 못했다.

심유진이 휴대폰을 들었고 두 사람이 같은 화면에 들어왔다. 심유진과 허태준의 머리가 10만 리는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이게 맞댄 거야?”

허태준이 흥미로워하며 말했다. 심유진은 어색하게 웃기만 했다.

“아니면 그냥 이렇게 찍을까요?”

“이렇게 찍으면 누가 부부라고 믿을 것 같아?”

허태준의 눈빛이 너무 뜨거워 심유진은 시선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에요, 안 찍을래요.”

심유진이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허태준이 그녀의 허리를 덥석 잡고는 품에 안았다. 허태준이 심유진 손에 들려있던 휴대폰을 뺏어 높이 들었다.

허태준이 턱을 심유진의 머리에 올려놓은 채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심유진은 그의 가슴에 기댄 채 그의 심장 소리와 싱그러운 체향을 맡으며 저도 모르게 두근거림을 느꼈다.

“웃어.”

허태준의 말에 심유진은 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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