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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화

”네?”

심유진이 놀라서 물었다.

“제가 그 집에 왜 가요?”

허태준은 질문과 맞지 않는 답을 했다.

“내일은 혼인신고 하러 가자.”

“네? 뭘 한다고요?”

심유진은 그 말에 반응하지 못했다.

“혼인신고.”

허태준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분 나빠 보이는 듯한 모습이었다. 바로 그때 심유진의 휴대폰에 문자 메시지가 한 통 들어왔다. 확인해 보니 40억이 카드에 송금되었다고 은행에서 보낸 메시지였다.

심유진은 0이 몇 개나 붙어있는지 한참을 세고 나서야 얼마인지가 계산됐다.

“40억...”

심유진은 당황해서 어쩔 바를 몰라 했다.

“전 그저 정현철 씨가 포기했으면 해서 40억이라고 한 건데...”

심유진은 이 돈을 정말 받을 생각이 없었다. 아니, 사실 허태준과 결혼할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돈만 받으면 결혼한다고 하지 않았나?”

허태준은 그녀가 어떤 상황에서 이 말을 했는지, 그녀가 진심이었는지 아니었는지가 중요하지 않았다.

“아니면...”

허태준이 눈을 가늘게 뜨며 목소리를 낮췄다.

“정말 정연우에게 시집가고 싶었던 건가?”

“아니요!”

심유진이 빠르게 부정했다. 정연우와 결혼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나. 겨우 벗어난 집안을 자기 발로 다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잘 생각해. 정연우가 아니어도 그쪽에서는 다른 사람을 또 찾을 거야. 당신이 결혼을 해야 이 지긋지긋한 굴레가 끝날 거라고.”

심유진도 허태준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허태준과 결혼하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크지도 않았다. 그저 이런 재벌 집에 들어간다는 사실이 조금 두려웠을 뿐이었다.

사영은이 바로 그 실례이기도 했다. 심유진은 심훈의 부모님이 사영은을 얼마나 미워했는지 직접 목격한 사람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칭송을 받던 여신이 집안에서는 하인과 다름없는 취급을 받았다.

어쩌면 그로 인해 사영은도 점점 더 예민해지면서 작은 일에도 크게 화내는 사람으로 변했을지도 모른다. 심유진은 사영은처럼 끔찍한 인생을 살고 싶지 않았다.

“결혼은 우리 두 사람만의 일이 아니잖아요.”

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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